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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1절 대통령 기념사에 ‘빨갱이’가 왜 나오나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와 색깔론은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 잔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자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빨갱이란 용어 자체가 설사 일제의 독립운동가 탄압 과정에서 생겨났다 해도 굳이 기념사에서, 그것도 100주년까지 겹쳐 의미가 더욱 각별한 3·1절 행사장에서 대통령이 힘주어 강조할 일이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빨갱이란 말 자체가 국민이 보편적으로 거론하는 일상용어가 아니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빨갱이’ 야유를 쏟아내기는 했다. 그러나 그런 극성 세력의 도를 넘은 행태가 그 세력의 다수거나 주류인 것도 아니고 거기에 일반 국민들이 동의하는 건 더욱 아니다.
 
가뜩이나 사회경제적 양극화에다 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 몸살을 앓는 대한민국이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부역자’ ‘적폐청산’ 운운하며 적과 아군으로 편을 갈라 갈등과 대결을 부추겨 왔다. 그 결과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까지 구속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장서 한 줌도 안 되는 일부 극우 세력을 큰 목소리로 나무라고 자극하는 건 또 다른 갈등이고 분열이다.
 
과거보다 미래를 향한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비난의 경쟁이 아니라 잘하기 경쟁을 하는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게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의 약속이자 다짐이었다. 통합은 실천이다. 덕담으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게 ‘3·1 정신’이다.
 
3·1운동은 암울한 식민지 시대에 우리 민족이 하나로 뭉쳐 새롭게 출발하는 실마리가 됐다. 남녀노소, 이념과 정파, 계층의 구분 없이 하나가 돼 총 칼을 든 일제 탄압에 온몸으로 저항했다.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힘이자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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