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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총리 출신 여야 대표, 강대강 충돌 격화될 듯

국무총리를 흔히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라 일컫는다. 의전서열은 5위(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의 순서)이지만, 대통령에 이어 행정부를 통할하는 국정 운영의 2인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행정부에서 2인자였던 두 사람이 동시에 여당과 제1당의 일인자가 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얘기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였던 2004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총리를 지냈고,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2015년 6월부터 2017년 5월 탄핵 때까지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헌정사상 전직 총리가 동시에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어떤 풍경을 빚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로 이해찬 대표를 예방했다. 두 당 대표가 환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로 이해찬 대표를 예방했다. 두 당 대표가 환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 대표와 황 대표는 28일 오전 11시 30분, 국회에서 양대 정당 대표로 처음 얼굴을 맞댔다. 27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황 대표가 이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웃으며 인사했지만, 발언은 그렇지 않았다.
 

^이 대표=“국회 등원해서 생산적 활동 잘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달라.”

^황 대표=“장관이나 총리를 할 때 보니까 야당은 선택지가 없더라. 여당이 잘 끌어달라.”

^이 대표=“북ㆍ미 회담 열리는데, 남북 관계 대해서도 대화 많이 하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는 경제 활성화에도 중요하다.”

^황 대표=“미ㆍ북 회담의 결과 잘 살펴보겠다. 북한이 합의이행 안 했다는 점이 걱정 많이 된다.”

 
북미 대화를 놓고 이견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두 분 모두 총리를 지내 국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으니 초당적 협력이 많이 이뤄질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역할이 확대될 거라 관측한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이던 한국당이 전열 정비를 마친 이상 그간 원내대표에게 일임하다시피 해왔던 국회 운영이나 정치적 협상 등에 있어서 실권형 대표의 목소리가 커질 거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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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사람이 중심이 돼서 빚어낼 여야 정치권의 풍경은 회색빛일 것이란 전망이 장밋빛 전망보다 우세하다. 두 사람 모두 이념적으로 강성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와 황 대표는 각각 운동권과 공안검사 출신으로 이념적으론 상극이나 마찬가지다. 황 대표의 대표 취임 일성은 “문재인 정부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하겠다”는 것이었다. 전당대회 때는 ‘최순실 태블릿PC 조작’ 발언으로 탄핵 불복 논란을 일으켰다.
 
대표 취임 후 야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이 대표는 이달 초 한국당 의원 일부가 드루킹 사건 판결을 계기로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자 “왜 청와대 앞에 가서 대선 불복이라는 망동을 하나. 어제 한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처럼 두 대표의 개인 캐릭터가 유연하다기 보단 꼿꼿한 쪽이다 보니 내년 4월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강(强) 대 강(强)’ 대치가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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