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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노이에서 우리 정부가 얻어야 할 교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회담 성공을 전제로 남북경협에 시동을 걸어 번영으로 나아간다는 ‘신한반도체제’ 구상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달 말∼4월 초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해 남북 화해 무드를 고조시키려던 방안도 안갯속을 헤매게 됐다. 북·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재연될 공산도 없지 않다. 북·미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꾀해 온 문 대통령으로선 아쉬움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문제의 본질과 원칙에 집중해야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첫째도, 둘째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만이 근본 해답임을 다시금 일깨웠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모든 핵무기 폐기’를 요구했지만 김정은은 ‘대북 제재 전면 해제’만 고집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자 트럼프는 주저 없이 회담 종결을 선언했다.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며 두 차례나 만남에 나선 트럼프조차 미국과 국제사회의 원칙인 북한의 ‘완전하고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건너뛰고 거래를 밀어붙일 순 없는 현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은 평화·남북관계 진전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냉정한 현실주의 외교를 견지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이고 있는 한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 도와줘도 평화·남북화해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확고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면서 미국과 철통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운신 폭이 줄면서 문 대통령의 공간은 오히려 늘어났다.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을 평가하고, 귀국길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한 것부터 이를 방증한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빨리 트럼프를 만나 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비핵화와 대화의 선순환 방안을 함께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북한과도 대화에 나서되 조급한 경협 애드벌룬 대신 “비핵화만이 살길”임을 설득해 그들의 마음을 돌려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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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