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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vs 공안…총리 출신 여야대표 기싸움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취임 인사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미·북이 로드맵을 잘 마련해 말뿐 아니라 이행 과정도 잘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북·미회담을) 잘 살펴보겠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취임 인사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미·북이 로드맵을 잘 마련해 말뿐 아니라 이행 과정도 잘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북·미회담을) 잘 살펴보겠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국민의 가장 큰 바람은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라는 것이다.”
 
28일 닻을 올린 자유한국당 황교안호(號)가 대여 투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자신이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대안 정당으로서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황 대표는 “통합이 가장 중요하고 선행돼야 한다. 당부터 통합이 되고 더 나아가 넓은 통합까지 이뤄가는 일들이 차근차근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이날 4선의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한 것도 이런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한 의원은 범친박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은 상대적으로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말 원내대표 경선에선 ‘중립’을 표방하며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다. 혁신보다는 안정적 관리형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초 비박계나 개혁 성향을 지닌 실무형 의원이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황 대표가 내부 개혁보다는 안정과 통합을 통해 힘을 모으고 대여투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셈”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황 대표와 이 대표는 모두 박근혜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총리를 지냈다. 전직 총리가 동시에 제1 야당과 여당 일인자가 된 건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역할이 확대될 거라는 관측과 함께 여야 관계는 회색빛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강성 캐릭터의 이 대표와 황 대표는 각각 운동권과 공안검사 출신으로 이념적으론 상극이다. 내년 4월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강(强) 대 강(强)’ 대치가 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면담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드러났다. 이 대표는 황 대표에게 “한국당이 이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마감되고 정식으로 당 대표가 선출됐다”며 “좋은 국회, 생산적 국회가 되도록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많이 좀 발휘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월 국회는 우리가 열지를 못해서 공전했다. 3월 국회는 이제 빨리 열어서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 협의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 대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국회의 어려움은 여당이 잘 풀어주셔야 정상화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상견례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국당이 요구하는 여러 쟁점이 있다. 최근에 듣기에는 그런 쟁점들에 대해 교착상태가 있고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정상화) 물꼬를 틀 방법이 없다”며 책임이 여당에게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찾아 헌화한 뒤, 방명록에 ‘위대한 대한민국의 다시 전진, 자유한국당이 이뤄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전직 대통령 묘역 방문을 첫 일정으로 택한 것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하나 되고 화합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간절함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 방문도 예정돼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이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방문하는 한편, 취임을 축하하러 온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만났다.
 
황 대표에겐 앞으로 넘어야 할 고개가 적지 않다. 당장 ‘5·18 폄훼 발언’과 관련해 전당대회 때문에 징계논의가 유예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처리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이종명 의원의 제명건도 남아있다.
 
또한 전당대회 토론회 과정에서 본인이 거론한 ‘태블릿PC 조작설’에 대한 출구도 찾아야 한다. 전당대회 결과에서 드러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도 고민거리다. 그 문제가 해결이 돼야만 내년 총선 승리의 필수조건인 보수 통합의 실마리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45년 지기 이종걸 "메멘토 모리”=황교안 신임 대표와 경기고 동기(72회)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28일 황 대표에게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45년 지기 황교안이 한국당 대표가 됐다. 축하 인사를 하기엔 한국 정치가 너무나 녹록지 않다”며 “친구로서 그에게 ‘메멘토 모리’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라틴어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도 언젠가 죽는다는 걸 잊지말라’는 뜻이다. 로마 시대 장군의 개선식에서 같은 마차에 탄 노예가 “메멘토 모리”라고 속삭였다고 한다. 한껏 고무된 개선 장군에게 교만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권호·유성운·남궁민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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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