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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의 뿌리, 미국 ‘임정 비행학교’ 100년 만에 부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한인 비행학교(윌로우스)를 설립한 것 등이 ‘항공독립운동’을 위한 실제적인 활동이었으며…”
 

임정 군무총장 노백린 설립 주도
첫 한인 갑부 김종림이 자금 지원
캘리포니아 윌로우스 비행학교
내년 창설 100년 맞아 기념관 추진

대한민국 공군의 연혁 일부다. 공군은 이처럼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우스시(市)에 창설됐던 한인 비행학교 ‘윌로우스 비행학교’를 효시(嚆矢)로 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군무총장 노백린(1875~1926) 장군이 설립을 주도했다. 2003년 한 재미 한인이 학교 건물을 발견했고 이듬해 그 존재가 대중에 알려졌다.
 
류기원

류기원

당시 탐사 활동으로 학교의 존재를 알린 이가 류기원(80·단국대 초빙교수) 윌로우스항공기념재단 회장이다. 그는 지난 25일 중앙일보와 만나 “임정의 한인 비행학교 설립 100주년(2020년) 기념사업을 공군역사기록관리단의 도움을 받아 미국 현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 차원에서 지난해 7월 현지 당국으로부터 기념공원·기념관 부지 20에이커(약 8만1000㎡)를 장기임대 형식으로 확보했고 내년 기념관 개관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윌로우스 비행학교 설립자인 노백린 장군은 일찍이 일본에서 유학했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대한제국 군대에 몸담았다. 1906년 초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연회를 열었을 때는 참석자 중 한 명인 이완용에게 마치 개를 대하듯 “워리, 워리”하고 불렀고, 이를 보고 칼을 빼 든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 조선주차군(일본주둔군) 사령관(제2대 조선 총독)에게 똑같이 칼로 맞섰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노백린 장군이 1920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우스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윌로우스 비행학교)를 설립하기 전에도 이 지역에는 미국 항공학교에서 비행교육을 받은 한인들이 있었다. 이 중 일부는 윌로우스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활약했다. [사진 윌로우스 항공기념재단]

노백린 장군이 1920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우스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윌로우스 비행학교)를 설립하기 전에도 이 지역에는 미국 항공학교에서 비행교육을 받은 한인들이 있었다. 이 중 일부는 윌로우스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활약했다. [사진 윌로우스 항공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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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군대가 해산된 이후에는 독립운동에 투신했고 1910년 한·일합병 뒤 중국 상하이(上海)와 미국 캘리포니아·하와이 등지에서 활동했다. 그는 독립전쟁을 통한 국권 회복을 주장하는 ‘무장투쟁론자’였다. 윌로우스 비행학교를 설립한 것도 1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에서 필요성이 대두한 공군력을 스스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쌀농사로 부를 축적한 이주노동자 출신 김종림(1886~1973) 선생이 재정 지원을 맡았다. 현지에서 ‘최초의 한인 백만장자’ ‘쌀의 왕(Rice King)’ 등의 별명을 가졌던 그는 학교 부지 40에이커(약 16만2000㎡)와 훈련기 구매를 위한 자금 약 5만 달러(2만 달러에 운영비 월 3000달러·현재 가치 112억원)를 제공했다.
 
학교는 그러나 개교 첫해 대홍수로 김종림 선생의 농장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었고, 이듬해인 1921년 4월 폐교됐다. 하지만 그 사이 70여 명의 한인이 비행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중엔 1921년 7월 임정으로부터 최초의 비행장교로 임명된 박희성·이용근 참위(지금의 소위)도 있었다. 일부는 중국 국민당 정부의 항공대 창설에 기여하며 항일전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윌로우스시는 태평양전쟁(1941~1945) 당시 ‘도쿄(東京)공습’으로 유명한 미 육군 항공대(지금의 공군) ‘두리틀(Doolittle)’ 부대의 훈련 장소이기도 했다.
 
윌로우스 비행학교의 학교 건물로 쓰였던 ‘퀸트 스쿨’은 1924년 학교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전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사진 윌로우스 항공기념재단]

윌로우스 비행학교의 학교 건물로 쓰였던 ‘퀸트 스쿨’은 1924년 학교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전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사진 윌로우스 항공기념재단]

재단 측이 확보한 기념사업 부지도 두리틀 부대가 사용하던 ‘윌로우스-글렌 공항’ 내부에 있다. 류 회장은 “윌로우스는 한·미 양국 항공사(史)의 기념비적인 곳”이라며 “기념관·기념공원을 건립할 때 한쪽은 한국관, 다른 한쪽은 미국관으로 조성해 한·미 항공·군사 교류의 상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에 따르면 공항을 소유한 글렌 카운티 당국은 해당 부지를 유적지로 인정하고, 재단 측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정식으로 계약(월 2달러에 30년 임대)을 체결하기로 했다. 그는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반영구 임대”라고 설명했다.
 
재단 추산 총 73억7000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념사업은 이르면 올 10월 첫 삽을 뜰 예정이다. 국가보훈처가 4월 최종 심의를 거쳐 기념사업을 지원키로 결정하면 총 사업비 30% 범위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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