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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킨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

 프로농구 최단신(171.9cm) 외국인 선수인 KCC 가드 마커스 킨이 1일 SK를 상대로 KBL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촬영 중 덩크슛 포즈를 취한 킨. 훈련할 땐 종종 덩크슛을 터뜨린다. 용인=임현동 기자

프로농구 최단신(171.9cm) 외국인 선수인 KCC 가드 마커스 킨이 1일 SK를 상대로 KBL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촬영 중 덩크슛 포즈를 취한 킨. 훈련할 땐 종종 덩크슛을 터뜨린다. 용인=임현동 기자

 
“제 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어요. 인터뷰할 때마다 (키에 대해) 똑같은 질문과 대답을 반복했죠. 한때는 스트레스였지만, 이제는 ‘키(height)’라는 단어가 오랜 친구 같아요. 하하하. 한국의 농구 팬들도 제 키부터 주목하시는데, 괜찮습니다. 더 많은 것들로 놀라게 해드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프로농구 KCC가 새로 영입한 가드 마커스 킨(24·미국)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키가 작다. ‘키가 클수록 유리한 스포츠’로 여겨지는 농구에서 ‘역대 최단신’이란 말보다 더 불리한 수식어가 있을까. 킨의 신장은 1m71.9cm다. 한국 성인 남성 평균 키(1m70.7cm·2016년 기준)와 엇비슷하다. 농구 전문 사이트 ‘유로 바스켓’에 등록된 킨의 프로필 신장은 1m80cm. 하지만 선수 등록 과정에서 한국농구연맹(KBL)이 재보니 무려 8cm 가까이 작았다.
 
프로농구 역대 최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킨(앞). 뒤쪽은 KBL 국내 최장신 선수 하승진. 두 선수의 신장 차이는 50cm에 달한다. 용인=임현동 기자

프로농구 역대 최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킨(앞). 뒤쪽은 KBL 국내 최장신 선수 하승진. 두 선수의 신장 차이는 50cm에 달한다. 용인=임현동 기자

 
27일 경기도 용인시 KCC 클럽하우스에서 킨을 만나 한국 프로농구에 데뷔하는 소감을 들어봤다. 킨의 첫인상은 ‘사람 좋아 보이는 흑인 청년’이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드러낸 탄탄한 근육질 몸에서 비로소 ‘운동선수’ 느낌이 났다. 촬영용 농구공을 들고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일 때야 ‘농구선수’ 같았다.
 
킨은 국내 프로농구 ‘최단신’ 관련 기록을 줄줄이 깼다. 종전 외국인 최단신 기록 보유자 스테판 무디(1m76.2cm·KT)보다 4.3cm가 작다. 올 시즌 KBL에 등록한 내·외국인 선수를 통틀어서도 가장 작다. 팀 동료 이현민(1m72.7cm)이 가지고 있던 ‘현역 선수 최단신’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참고로 프로농구 역대 최단신은 2012년부터 2년간 활약한 원지승(1m66.5cm·당시 현대모비스)이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2m21cm의 현역 최장신 동료 하승진(34) 옆에 선 킨은 영락없는 ‘고목나무의 매미’였다.
 
 
킨이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고 농구선수로 살아남은 무기는 정확한 슈팅과 엄청난 점프력이다. 센트럴 미시건대 재학 중이던 2016~2017시즌 전미대학경기협회(NCAA) 농구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30.0점을 기록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랐다. 경기당 3점슛(3.91개)도 1위였다. 스테이시 오그먼(51·미국) KCC 감독이 ‘예상보다 작은 키’를 감수하며 킨을 영입한 이유다.
 
탄력도 남다르다. 제자리에서 점프해 1m10cm를 뛰어오른다. 러닝 점프는 그보다 20~30cm가량 높다. “한국에 건너오기 이틀 전 찍은 것”이라며 자신의 스마트폰 속 덩크슛 영상을 보여준 킨은 “공식 경기에서는 덩크슛을 해본 적이 없지만, 훈련할 땐 가끔 덩크슛을 하며 몸을 푼다”고 했다.
 
킨은 “키 이야기는 중학생 때부터 들었다. 고등학생 때 더 이상 키가 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을 땐 잠시 좌절했다”면서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남다른 무기’를 필사적으로 찾았다. 그 결과 남들보다 정확한 슈팅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생 때 ‘네 키로는 장신이 즐비한 NCAA 무대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해 리그 득점 1위를 했다. ‘내 미래는 나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마커스 킨은 소속팀 KCC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1차 목표로 꼽았다. 용인=임현동 기자

마커스 킨은 소속팀 KCC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1차 목표로 꼽았다. 용인=임현동 기자

 
킨은 KBL 무대에서 성공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 이유로 ‘적응력’을 꼽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프로 2부), 태국(아세안리그), 미국(NBA 하부 G리그)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트래쉬 토크(trash talk·거친 말싸움) 때문에, 태국에서는 오락가락하는 판정 때문에 힘들었지만, 매 경기 꾸준히 30점 가까이 넣었다. G리그 시절에도 주전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내 몫을 했다”며 “한국 행을 결정한 이후 KBL 경기 영상을 찾아봤다. 타이트한 수비가 인상적이지만,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KCC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킨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요소다. 킨은 “내 활약에 따라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려진다니 더욱 짜릿하다”면서 “KCC를 최대한 높은 곳에 올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가 모든 걸 해결할 필요는 없다. 내 키로 안 되는 건 나보다 50cm 큰 하(승진)가 해주면 된다”며 활짝 웃었다.
 
 마커스 킨은 대학시절 경기당 평균 30.0점을 성공시켜 NCAA 정규리그 득점 전체 1위에 오른 이력이 있다. 용인=임현동 기자

마커스 킨은 대학시절 경기당 평균 30.0점을 성공시켜 NCAA 정규리그 득점 전체 1위에 오른 이력이 있다. 용인=임현동 기자

 
킨은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을 신념처럼 여긴다. 1m83cm의 작은 키로 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농구 스타 앨런 아이버슨(44)이 한 말이다. 킨은 “내 농구인생은 내게 ‘불가능하다’고 말한 사람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항상 나보다 큰 상대와 대결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내 심장은 누구보다 뜨겁다. 누가 됐든 나를 막는 선수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그먼 KCC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이정현(31·1m91cm)과 브랜던 브라운(34·193.9cm)에 쏠린 득점 루트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킨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비할 때 킨의 작은 키가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악착같이 달라붙는 스타일이라 상대 선수도 쉽게 슛을 던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킨은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SK의 안방인 서울에서 12연패 중인 KCC는 ‘최단신의 마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용인=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작은 거인’ 마커스 킨은…
출생: 1995년 5월 6일(미국 샌 안토니오)
체격: 키 1m71.9㎝,몸무게 80㎏
소속팀: 전주 KCC
포지션: 포인트 가드, 슈팅 가드
출신교: 센트럴 미시건대(미국)
전 소속팀: 칼리아리 디나모(이탈리아 2부)
멤피스 허슬(미국 G리그)
모노 뱀파이어(태국)
윙스팬(두 팔을 벌린 길이): 1m74㎝
서전트 점프: 1m10㎝(덩크슛 가능)
별명: 몬스터(괴물·monster)
주요 이력: 2016~2017 NCAA 평균 득점(30.0점)
3점슛(3.91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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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