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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역사학자가 던진 화두···"북한은 임시정부 청사 안온다"

“북한은 임시정부 청사에 안 옵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지난달 26일 열린 한ㆍ중 콘퍼런스에서 중국 역사학자들은 뜻밖의 문제를 던졌다.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학술모임이었지만, 냉엄한 남북 관계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근대로의 여정 100년ㆍ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한국국제교류재단ㆍ한국정치학회ㆍ성균중국연구소 주최)는 그래서 더 뜨거워졌다. 한국정치학회장인 장훈 교수(중앙대)는 “독립운동의 다양한 갈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학술적 교류는 새로운 100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측 주최자는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ㆍ한국북한연구센터, 상하이시 한반도연구회였다.
 
2월 26일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100주년 한중 콘퍼런스에서 양국 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상하이=김승현 기자

2월 26일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100주년 한중 콘퍼런스에서 양국 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상하이=김승현 기자

◇“임시정부에 남북 시각 차이” = 한국과 중국이 함께 한 항일 전쟁의 역사를 발제한 스위안화(石源華) 푸단대 한국북한연구센터 교수는 “김구 선생이 이끈 대한민국 임시정부 세력, 중국에서 항일 연합군으로 활동한 김일성 등의 항일 세력, 팔로군과 함께 전투를 한 조선의용군 세력 등에 대한 정확한 연구와 평가가 미래 남북 평화통일 실현을 위한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항일 전쟁의 여정은 한ㆍ중 관계 발전의 중요한 정치적 자원이자 역사적 동력이며 미래 동북아 평화에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스 교수는 또 “임시정부가 한국 헌법에 법통(法統)으로 적시됐지만,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남북 관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도 했다. 그는 “3ㆍ1운동의 중심지도 북한에서는 서울이 아닌 평양이라 한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는 것도 꺼린다”고 예를 들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3ㆍ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추진하려다 성사되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이 반영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스 교수는 “중국도 대만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 학계의 교류, 충분한 인내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외관.[중앙포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외관.[중앙포토]

◇독립운동의 토대, ‘상하이 모던’ = 김명섭 교수(연세대)는 임시정부의 지도자들이 처했던 1919년의 상하이의 정치ㆍ사회적 상황을 의미하는 ‘상하이 모던’이라는 개념으로 100년 전 역사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임시정부 청사가 마련된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租界ㆍ개항장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에서는 근대적 통신 및 금융 조건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승만ㆍ안창호 선생 등으로부터 독립운동 자금을 송금받는 데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등 국제 정치와 접할 수 있는 ‘상하이 모던’의 복합성이 한국 독립운동가들을 상하이에 모이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재의 정치적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역사정치학적 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안에 전시된 김구 선생의 흉상과 당시에 사용된 태극기의 모습. 상하이=김승현 기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안에 전시된 김구 선생의 흉상과 당시에 사용된 태극기의 모습. 상하이=김승현 기자

◇“통일 시대 준비하는 역사 연구 필요”= 현재 놓치고 있는 독립운동 세력을 재평가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정희 단주 유림 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은 “유림 선생 등 아나키스트 계열 독립운동가들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부회장은 “임시정부에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의한 헌정사가 비롯됐지만, 1919~1944년까지 25년간 5차의 개헌이 있었다”면서 “의정원 의석과 국무위원직 배분을 놓고 정파 간 이견이 있었으나 아나키즘 정파의 유림이 ‘각 당파는 독자성을 유지하되 연대하고, 정부는 공동으로 구성하여 서로 책임지자’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성균중국연구소장 이희옥 교수(성균관대)는 “뿌리 깊은 냉전의 역사가 계속되지 않도록 100년 전의 경험과 조건의 차이를 계속 연구해야 하며, 그것이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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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