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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에 상륙한 한국 단색화, 새로운 시대를 열다

이우환(83) 작가의 1980년작 'From line (800152. (129.5*162.2cm.). [사진 국제갤러리]

이우환(83) 작가의 1980년작 'From line (800152. (129.5*162.2cm.). [사진 국제갤러리]

 
'한국의 추상미술: 김환기와 단색화'전이 열리고 있는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사진 이은주 기자]

'한국의 추상미술: 김환기와 단색화'전이 열리고 있는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사진 이은주 기자]

'아시아의 뉴욕'.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넘어 아시아 대표 문화예술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하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 상하이에 있는 현대미술관만 40여 개. 이중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하는 주요 현대미술관만 손에 꼽아도 10개에 이른다. 현재 상하이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상하이당대미술관(Power Station of Arts)을 비롯해 록번드 미술관(RAM·Rockbund Art Museum), 유즈 미술관( Yuz Museum), 롱 미술관(Long Museum), 상하이 현대미술관(Shanghai MOCA) 등이다. 
 
이 가운데 2017년 도전장을 내밀고 나선 신생 현대미술관이 있다. 홍차오 공항 인근에 문을 연 중국 최대 규모의 사립미술관인 파워롱미술관이다. 부동산개발기업인 파워롱그룹이 설립한 것으로 총면적이 2만3000㎡,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규모(2만7303㎡)와 맞먹는다. 
 
'한국의 추상미술: 김환기와 단색화전'을 열고 있는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사진 국제갤러리]

'한국의 추상미술: 김환기와 단색화전'을 열고 있는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사진 국제갤러리]

주목할 것은 세계적인 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획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파워롱미술관이 '한국의 추상미술:김환기와 단색화'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중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열리는 '단색화'전인 이 전시는 지난해 11월 8일 개막해 4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고 오는 3월 2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1913~1974)의 대표 ‘점화’ 연작 4점을 필두로 권영우(1926~2013), 정창섭(1927~2011), 박서보(88), 정상화(87), 하종현(84), 이우환(83) 등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말 그대로 '블록버스터'급 전시다. 파워롱미술관은 한국 추상화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폐막 일주일을 앞두고 파워롱미술관을 직접 찾았다. 
 
한국적 추상, 깊이와 울림
[사진 국제갤러리]

[사진 국제갤러리]

김환기의 대표작 4점이 한자리에서 걸린 파워롱 미술관 전시장.  [사진 국제갤러리]

김환기의 대표작 4점이 한자리에서 걸린 파워롱 미술관 전시장. [사진 국제갤러리]

25일 파워롱미술관 제6전시장에서 만난 한 여성 관람객은 대형 화폭에 푸른색 점이 고요하게 소용돌이치는 한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춰 서있었다. 그가 보고 있던 그림은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고요’, 1973년 작이다. 셴젠 디자인 소사이어티 미술관 큐레이터 루양리는 '고요'를 가리키며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속의 별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표현법이 완전히 다른 점이 눈에 띈다"며 "고요함과 역동성을 함께 담아낸 화면이 파워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막 때 전시를 보고 오늘 다시 찾았다"면서 "지난해 전시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모던한 작품들이 일찍이 30~50여년 전에 완성됐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고 말했다.  
 
26일 전시장에서 만난 대학생 쉬 쥐아닝은 "3년 전 한국에 갔다가 김환기를 비롯해 한국에 이런 추상화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의 단색화는 서양과 동양, 전통과 모더니즘을 독창적으로 수용하고 결합한 것 같다. 여기 작품들은 모두 명상을 이끄는 듯한 철학적 깊이와 울림이 있다. 오늘 전시를 보러 온 보람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런 규모는 없었다"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제6전시장. 이우환의 작품 앞에 관람객이 모여 있다. [사진 이은주 기자]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제6전시장. 이우환의 작품 앞에 관람객이 모여 있다. [사진 이은주 기자]

한국 추상화의 거장들 작품을 이런 규모로 한 자리에 모은 적이 있었을까? 파워롱미술관의 드넓은 공간 규모는 79점의 작품에 특별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특히 높이가 9~13m, 넓이 1200㎡에 이르는 제6 전시장의 규모는 가로 길이가 2m가 훌쩍 넘는 대작들에 숨통을 터줬다. 전시 공간이 작품과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한 대목이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김환기의 대표작 4점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경매에서 85억 3000만원에 팔린 붉은 점화를 비롯해 푸른 전면 점화 ‘고요’(65억 5000만원), 노란 전면 점화(63억 3000만원), 푸른 전면 점화 ‘무제’ (54억원) 등 국내 근현대미술작품 경매 최고가 1~4위 작품들이다. 
 
이우환 작가 작품도 개인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설치작품 2점 등 주요 대표작 15점을 망라했다. 2017년 개관 전시 때도 이우환 작품을 전시했던 미술관은 야외에도 이 작가의 설치 작품을 전시해 이 작가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표했다. 
 
채색된 캔버스 위에 선을 긋는 반복적인 행위로 완성해온 박서보의 '묘법' 작품도 1980년대부터 다양한 시기의 작품 15점을 골고루 보여준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1인인 하종현 작가가 작품 앞에 서 있다. [사진 국제갤러리]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1인인 하종현 작가가 작품 앞에 서 있다. [사진 국제갤러리]

1960년대부터 한지를 매개로 작업한 권영우, 한지의 원료인 닥을 물에 불리고 이를 캔버스 위에 올려 접합시키는 작업을 해온 정창섭, 고령토와 접착제를 혼합된 두툼한 물감층으로 네모꼴의 모자이크를 캔버스 위에 채운 정상화, 캔버스의 뒷면에서 앞으로 물감을 밀어재는 기법으로 작업해온 하종현의 작품은 모두 재료에 대한 탐구는 물론 점과 선, 면 등 순수한 조형적 요소와 정신을 접목하기 위한 치열한 작업의 결과로 눈길을 끌었다.  
 
"추상미술의 새로운 발견"
왜 중국은 한국 단색화를 소개하는 데 나섰을까. 쉬화린 파워롱미술관장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부터 한국 단색화를 지켜봐 왔다"며 "단색화는 동양 고유의 문화적 격조를 나타내며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의 주요 미술 사조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중국에서 단색화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뤼메이이 파워롱미술관 부관장은 "중국에선 최근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전시가 중국 미술에 있어서 추상미술의 새로운 발견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단색화 예술은 한국 문화의 깊은 정신적 가치와 서구 추상미술의 재해석"이라고 강조한 왕춘지에 큐레이터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추상화 알리기
박서보(88) 작가의 'Ecriture No.18-81'(1981, 182*227cm) [사진 국제갤러리]

박서보(88) 작가의 'Ecriture No.18-81'(1981, 182*227cm) [사진 국제갤러리]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전시장에 걸린 고 권영우 작가의 작품들. ([사진 이은주]

상하이 파워롱 미술관 전시장에 걸린 고 권영우 작가의 작품들. ([사진 이은주]

이번 전시는 세계 미술 시장에서 한국 추상화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국제갤러리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단색화' 특별전을 연 데 이어 2016년에는 벨기에 브뤼셀 보고시안 재단에서 연 '과정이 형태가 될 때: 단색화와 한국 추상미술'전을 연 바 있다. 
 
송보영 국제갤러리 이사는 "한국 단색화의 존재와 가치를 전세계 미술계에 알리고, 미술사적, 상업적 가치를 재평가할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단색화전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현재 중국의 다양한 미술관으로부터 다양한 전시 제안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단색화뿐만 아니라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을 널리 알리기 위한 대규모 전시를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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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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