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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잃은 대한민국…국민 70% “남들보다 못 번다”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병무청과 함께하는 2019 대구시 현장채용박람회’에서 청년구직자들이 면접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병무청과 함께하는 2019 대구시 현장채용박람회’에서 청년구직자들이 면접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유명 사립대를 나온 김성호(27) 씨는 1년째 구직 중이다. 상경계열 전공이고 학점이나 토익 점수도 괜찮은 편이지만, 도통 기회가 열리지 않는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10명 중 3~4명 정도는 취직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가 발표하는 취업률 통계와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자리 주도 성장을 강조하지만, 조사 결과 국민이 느끼는 실업률은 정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서베이연구센터가 내놓은 ‘2018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27.36%로 정부 집계(4.5%·2019년 1월 기준)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간 전국 성인 63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은 크게 ▶정부 역할과 범위 ▶삶의 질 ▶정책 등 세 분야다. 조사를 주도한 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 연구센터장(교수)은 “체감 실업률과 실제 실업률 간 차이가 20% 포인트를 넘어서는 건 주요 국가 중 실업 문제가 심각한 스페인이나 프랑스 정도”라며 “미국이나 독일, 영국처럼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정된 나라에선 실제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 간 차이가 10%대에 그친다”고 말했다.
 
주요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체감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상남도(33.62%)였다. 이어 전라북도(33.17%)와 울산광역시(32.21%)의 체감 실업률이 높았다. 체감 실업률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광역시(22.94%)였다.
 
체감 실업률도 높았지만,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실제로 번 소득보다 자신의 소득 수준을 낮게 인식하는 이도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8.29%가 실제 소득 수준을 현실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과소 인식’ 상태였다. 반면 ‘실제 버는 돈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고 본 이는 19.28%에 그쳤다. 소득수준 구분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중 ‘소득 10분위별 구분’을 기준으로 했다.
 
실제 버는 돈보다 자신의 소득 수준을 낮게 생각하는 건 그만큼 우리 국민이 경제적인 자신감을 잃어간다는 방증이다. 금 센터장은 “원인을 떠나 그만큼 현재 현실을 팍팍하게 보는 국민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52시간제’로 대변되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일자리 나누기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반대 67%)’거나, ‘기업의 신규채용 부담이 늘었다(동의 62%)’는 지적이 많았다. ‘급여가 줄었다(동의 67%)’나,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다(동의 58%)’고 답한 이도 절반을 넘었다. 자영업자 중 67.37%는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근로자의 54.82%는 최저임금 추가인상에 찬성했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소득 양극화의 책임 주체를 정부라고 본 이는 전체 응답자의 47.32%로, ‘정부+개인의 책임(36.02%)’이나 ‘개인의 책임(16.66%)이라고 답한 이보다 많았다. 부자들의 재산 축적방식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40.77%가 ’부동산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견해 탓인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50.13%)이 “현재 보유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17.31%)”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조사 결과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한 저항감도 드러났다. 복지확대용 증세에 대해 응답자의 47.9%가 “전혀 의향 없다”고 답했다. ’혜택이 있을 때만 증세에 찬성한다‘고 답한 이도 48.28%에 달했다. 혜택 유무와 무관하게 복지확대용 증세에 찬성한 이는 3.82%에 그쳤다.
 
여기에 자신이 내는 세금액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공공서비스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7.7%가 “납세액이 더 많다”고 말했다. 금현섭 센터장은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정책들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효능감이 그리 크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부분이 체감하는 소득 지위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정책 전반의 효능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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