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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신감 잃은 대한민국…서울대 6300명 조사, 체감실업률 30% 육박

서울 유명 사립대를 나온 김성호(27) 씨는 1년째 구직 중이다. 상경계열 전공이고 학점이나 토익 점수도 괜찮은 편이지만, 도통 기회가 열리지 않는다. 당초 대기업을 노렸지만, 이제는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까지 눈을 돌려볼 생각이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10명 중 3~4명 정도는 취직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가 발표하는 취업률 통계와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집계 실업률은 4.5%, 국민 체감실업률은 27.36%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부는 일자리 주도 성장을 강조하지만, 조사 결과 국민이 느끼는 실업률은 정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서베이연구센터가 내놓은 ‘2018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27.36%로 정부 집계(4.5%ㆍ2019년 1월 기준)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간 전국 성인 63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은 크게 ▶정부 역할과 범위▶삶의 질▶정책 등 세 분야다. 조사를 주도한 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 연구센터장(교수)은 “체감 실업률과 실제 실업률 간 차이가 어느 나라나 존재하긴 하지만, 그 차이가 20%를 넘어서는 건 주요 국가 중 실업 문제가 심각한 스페인이나 프랑스 정도”라며 “미국이나 독일, 영국처럼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정된 나라에선 실제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 간 차이가 10%대에 그친다”고 말했다.  
 
주요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체감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상남도(33.62%)였다. 최근 조선업 부진 등으로 지역 경기가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어 전라북도(33.17%)와 울산광역시(32.21%)의 체감 실업률이 높았다. 체감 실업률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광역시(22.94%)였다. 경기도(24.93%)와 충청남도(25.02%)의 사정이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실제 벌이보다 자신의 소득수준 낮게 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체감 실업률도 높았지만,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실제로 번 소득보다 자신의 소득 수준을 낮게 인식하는 이도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8.29%가 실제 소득 수준을 현실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과소 인식’ 상태였다. 반면 ‘실제 버는 돈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고 본 이는 19.28%에 그쳤다. 소득수준 구분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중 ‘소득 10분위별 구분’을 기준으로 했다.  
 
실제 버는 돈보다 자신의 소득 수준을 낮게 생각하는 건 그만큼 우리 국민이 경제적인 자신감을 잃어간다는 방증이다. 금 센터장은 “경제 상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고학력 사회이면서 소비 수준도 상당한 우리나라 특성상 소득 준거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원인을 떠나 그만큼 현재 현실을 팍팍하게 보는 국민이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86.15% “최저임금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52시간제’로 대변되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일자리 나누기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반대 67%)’거나, ‘기업의 신규채용 부담이 늘었다(동의 62%)’는 지적이 많았다. ‘급여가 줄었다(동의 67%)’나,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다(동의 58%)’고 답한 이도 절반을 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선 응답자 중 자영업자의 86.15%, 근로자의 82.51%가 각각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가 더 힘들어졌다”고 봤다. 자영업자 중 67.37%는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근로자의 54.82%는 최저임금 추가인상에 찬성했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소득 양극화의 책임 주체를 정부라고 본 이는 전체 응답자의 47.32%로, ‘정부+개인의 책임(36.02%)’이나 ‘개인의 책임(16.66%)이라고 답한 이보다 많았다. 부자들의 재산 축적방식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40.77%가 ’부동산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모의 증여나 상속(34.02%)’, ‘사업체 운영(12.22%)’이 부자가 되는 길로 꼽혔다. 이런 견해 탓인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50.13%)이 “현재 보유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17.31%)”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응답자 47.9% “혜택 없어도 되니 복지확대용 증세 말라”
 
조사 결과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한 저항감도 드러났다. 복지확대용 증세에 대해 응답자의 47.9%가 “전혀 의향 없다”고 답했다. ‘혜택이 있을 때만 증세에 찬성한다’고 답한 이도 48.28%에 달했다. 혜택 유무와 무관하게 복지확대용 증세에 찬성한 이는 3.82%에 그쳤다. 
 
여기에 자신이 내는 세금액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공공서비스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7.7%가 “납세액이 더 많다”고 말했다. 금현섭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정책들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효능감이 그리 크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부분이 체감하는 소득 지위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정책 전반의 효능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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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