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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전문가 28명이 만든 재정개혁보고서에 '개혁'이 빠졌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중앙일보 DB]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중앙일보 DB]

재정개혁특위, '재정개혁보고서' 공개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26일 내놓은 '재정개혁보고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책 제언을 위해 전문가 28명이 모여 출범 후 열 달 만에 보고서를 내놨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다. 과거 정부에서 이미 논의된 사안이 대거 열거된 데다, 개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재정개혁특위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기구로 조세·예산 등 나랏돈 운영에 대한 개혁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위는 우선 나라 살림 현황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중기재정분석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권고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중앙정부와 사회보장 부문(국민연금·고용보험 등)을 위주로 총체적인 재정 현황을 파악해 왔다. 여기에 지방정부와 교육재정 등도 모두 합쳐 더 큰 그림에서 나랏돈 운영 실태를 파악해 보자는 게 특위가 제시한 개혁안이다. 전문가들도 이는 한 발짝 진전된 안이란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가 지배하는 공기업까지 모두 더해 나라 살림을 파악하는 단계까진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노무현 정부 때 실패한 기금·회계 통폐합, 전략 없이 재탕 
쓰임새가 비슷한 정부 기금과 특별회계를 통폐합하는 특위 안도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재정 개혁'의 핵심 과제였다. 기금과 특별회계는 정부가 특정 목적(남북협력, 양곡관리, 지역균형발전 등)에 사용하기 위해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개별 기금과 특별회계마다 관할 부처는 다를 수 있다. '자기 쌈짓돈 지키기'식 부처 이기주의가 작동하면 통폐합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기금·특별회계 통폐합에 실패한 원인이었다. 특위가 이번에 이 사안을 다시 꺼냈다면,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정 목표 등에 따라 재정 지출 우선순위를 정하는 '전략적 지출 검토 제도'도 인기 영합주의적 재정 운영 수단으로 잘못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저출산·고령화·실업난 해결 등 필수적인 복지 지출보다 공공 단기 일자리 확충,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보완, 경제성이 떨어지는 산업 지원 등 정부의 실험적 정책에 재정이 먼저 동원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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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재정 준칙, 근로자 면세율 축소 등 핵심은 빠져 
재정 전문가들은 재정 개혁의 핵심은 건전성 확보를 위한 국가 재정 운영 준칙을 세우는 것인데도, 이런 부분이 개혁안에서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1%로 제한하는 등 구체적인 기준이 있었고, 이를 지키려 노력했다"며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기준 자체가 특위 권고안에 빠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특위의 조세 개혁 정책 권고안 역시 핵심을 비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면 46%에 육박하는 근로소득자의 면세율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이런 내용 언급하지 않았다. 또 특위 출범 당시부터 강조했던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넘겼다. 반면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해서는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과세를 강화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위 보고서에는 국민 소득이 늘어 주거 환경 개선 욕구가 커진 데 따른 수요도 투기 수요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고가주택을 소유한 부유층은 소수이기 때문에 걷을 수 있는 세수도 제한적이자만, 부동산 거래가 침체하면 취·등록세 등 전반적인 부동산 세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특위 권고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용할 뜻을 밝혔다. 기재부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특위가 제시한 세법 권고안은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중·장기 재정 상황, 과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정책 반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재정 정보 통합 공개와 칸막이식 재정 운용 해소, 전략적 지출 검토 제도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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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