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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마치고 훈장 받으러 청와대 간 이국종 교수 “죄책감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국민추천 포상 수여식에 참석해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국민추천 포상 수여식에 참석해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한덕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고, 외상센터가 뿌리내린 것도 아닌데 이렇게 훈장만 넙죽넙죽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책감이 들어요.”

 
‘응급의료 버팀목’으로 불리는 이국종(49)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대 교수)이 26일 국민 추천으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이 교수는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크게 다친 석해균 선장과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 등을 치료해 국민에게 감동을 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이 교수는 “죄책감이 든다” "민망하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훈장 수여식 직후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 설 연휴 중 숨진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먼저 언급하며 본인이 상을 받은 걸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 “심사위원 몇 분이 추천한 모양인데 처음엔 안 받겠다고 했다. 적절하지 않은 듯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외상센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주문할 때는 목소리가 또렷해졌다. 이 교수는 이날도 밤샘 당직 근무를 마치자마자 서울로 왔다. 이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간호사가 부족하고 의사도 줄었다. 한 번 나간 의사는 충원이 안 된다”고 최근의 사정을 전했다.
 
“훈장을 주면서 (문 대통령이) ‘고생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민망했어요. 고생했다고 상 주면 겨울철 추운 곳에서 공사한 사람이 모두 받아야지요. (외상센터가) 성과를 못 내고 있는데요.”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는 여전히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좋은 정책이 국민의 실생활에 와 닿을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이국종 교수를 포함해 42명의 국민추천 포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청와대에서 ‘당신이 우리의 영웅입니다’라는 주제로 수여식을 했다. 문 대통령이 수상자의 가슴에 직접 훈·포장을 달아주었다. 
 
경기도 성남에서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62·국민훈장 동백장) 신부와 1만3000쌍에게 무료 결혼식을 지원해준 백낙삼(86·국민훈장 석류장)씨, 1960년대부터 2만여 벌의 옷을 지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서두연(89·석류장)씨 등이 훈장을 받았다. 김 신부는 1990년 안나의 집을 설립해 지금까지 연인원 150만 명의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자립을 돕고 있다.
 
지난해 경북 봉화군에서 엽총을 난사한 범인을 제압한 박종훈(53·국민포장)씨,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 옆에 무료 급식소를 열어 날마다 180여 명에 음식을 제공한 임성택(51·국민포장)씨 등도 상을 받았다. 
 
국민추천 포상은 국민으로부터 사회 곳곳에서 헌신해 온 숨은 공로자를 추천받아 상을 주는 제도다. 지난 2011년 처음 도입돼 지금까지 고(故) 이태석 신부 등 382명이 상을 받았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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