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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 올가이드]김정은 왜 열차 탔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27~28일)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과 수행원들은 베트남 국경역(동당)에서 하노이까지 170여㎞를 제외하곤 모두 열차로 이동했다. 열차 이동 거리만 4000㎞를 약간 밑도는 거리로, 열차에 올라 동당역 플랫폼에 내리기까지 65시간 24분이 소요되는 강행군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YTN 화면 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YTN 화면 캡쳐]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5시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는 하늘길을 두고 13배의 소요시간을 들여 ‘고난의 땅길’을 택한 이유는 뭘까.

 
우선, 신변안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북한은 정부 전용기로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김 위원장이 즐겨 타는 일류신(IL)-62형 항공기를 참매-1호로 부른다. 참매-1호의 항속거리는 9000㎞가 넘는다. 수시로 정비를 하고 부속을 갈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도 경호원 등을 태우고 운항했다. 정부 당국자는 “일각에서 알려진 것처럼 참매-1호가 오래된 기종이어서 운항이 어렵다는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김 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동남아 어지간한 국가는 운항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외부의 공격을 고려해 항공기 운항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전세기로 이용하는 보잉-747기를 임차한 것도 같은 이유다. 김 위원장이 탑승했지만, 중국 항공기를 공격할 경우 중국과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공격자의 우려를 오히려 방어막으로 활용한 셈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이 26일 새벽 중국과 베트남 접경인 핑샹에 도착했다. 사진은 중국과 베트남의 중국측 접경역인 핑샹역으로 들어가는 특별열차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이 26일 새벽 중국과 베트남 접경인 핑샹에 도착했다. 사진은 중국과 베트남의 중국측 접경역인 핑샹역으로 들어가는 특별열차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열차 이동을 통한 다양한 대내외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중 미국에 대한 압박이 거론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출발한 다음 날인 24일에야 2차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다. 회담차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인데 불과 회담 나흘 전이다.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엔 16일 전에 알렸다. 이를 놓고 북한이 실무협상을 하며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회담이 깨실 수도 있다는 암시를 하는 일종의 ‘배수의 진’이라는 평가다. 장거리 여행을 통해 열차가 출발했지만 돌릴 수도 있다는 뜻도 담겼을 수 있다.

 
무엇보다 북·중 공조를 통한 미국과의 담판이라는 의미도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중국 땅에 진입해 중국 국가 지도자들의 이동 때 전용으로 사용하는 기관차로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주석 등 지도자들의 전용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차가 4대 있다”며 “중국과 북한은 철도와 통신체계가 달라 중국 안에서는 중국 기관차를 운행해야 하는데 기관차를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DF’로 시작하는 열차번호가 달린 시진핑 기관차가 김 위원장의 열차를 끌었다. 결국, 중국이 지난해엔 시 주석의 비행기로, 이번에는 기관차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 길에 나서는 김 위원장을 후원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뒤 시 주석을 만나 정상회담 결과를 들려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귀국길에 ‘잠깐’ 들르기에도 용이한 수단이다.  
 
하노이=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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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