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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오르는 '경북 홀대론'…대형 국책사업 줄줄이 좌초 위기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5단지 부지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를 위한 '희망 2019! 대구·경북 시·도민 상생경제 한마음축제'가 치러지고 있다. [사진 구미시]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5단지 부지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를 위한 '희망 2019! 대구·경북 시·도민 상생경제 한마음축제'가 치러지고 있다. [사진 구미시]

"도민들의 삶이 팍팍한데, 여기에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경북 소외론이 연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정부의 '경북 패싱' 움직임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 도민들의 우려와 박탈감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박영환 경북도의원이 지난 20일 도의회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어떤 대형 국책사업들에서 경북이 소외됐기에 '경북 패싱'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게 된 걸까.
지난 20일 박영환 경북도의원이 경북도의회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 20일 박영환 경북도의원이 경북도의회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의회]

 
최근 지역에서 거론되는 '경북 패싱'의 대표적 사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입지의 경기 용인 확정 ▶예타면제 사업 중 경북지역 제안 사업 대폭 축소 ▶원전해체연구소 조성사업의 경주 유치 불투명 ▶통합대구공항 이전 사업 지지부진 속 영남권신공항 가덕도 유치 재검토 분위기 ▶경남도 예타면제 사업인 '남북권내륙철도사업'의 경북 소외 등이다.
 
가장 먼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경기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는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4개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월 80만 장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국가산업5단지 부지 100만여㎡를 무상 임대하고 추가로 최대 230여만㎡ 공장 부지를 장기 임대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유치가 무산되자 장세용 구미시장은 "이 결정은 정부가 유지해 온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SK하이닉스가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경기도 용인시를 선택했다. 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신청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뉴스1]

SK하이닉스가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경기도 용인시를 선택했다. 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신청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뉴스1]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예타면제 사업에서 경북도가 요청한 동해안고속도로(7조원)와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4조원) 사업은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대신 2순위로 신청한 동해중부선 복선전철화사업을 축소한 단선전철화사업만 사업비를 4000억원으로 줄여 반영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적극 추진 중인 원전해체연구소(원해연) 유치사업도 불투명하다. 원전해체 상용화 기술 개발을 이끌 원해연은 3월 중 입지가 확정된다. 하지만 입지 발표가 나기도 전에 일부 언론이 원해연을 부산과 울산 접경에 짓는다고 보도하면서 경북도는 발칵 뒤집어졌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즉각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항의했고, 산자부는 "원해연 설립방안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중앙포토]

월성원전 1호기 전경. [중앙포토]

 
대구공항 통합이전도 지지부진하다. 이전 후보지가 선정된 지 1년이 되도록 최종 후보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3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일대'와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일대' 2곳을 이전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 5개 시·도가 수용한 '영남권신공항 신규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안'이 '영남권신공항의 가덕도 신규 건설'로 다시 기울어지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10년을 끌었던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지난 16일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이 사업을 재검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남권신공항 재검토 시사 발언을 한 지 사흘 만이다.
남부내륙철도 개념도. [연합뉴스]

남부내륙철도 개념도. [연합뉴스]

 
예타면제사업에 선정된 경남도의 '남부내륙철도'도 경북 김천·성주·고령, 경남 합천·진주·거제를 잇는 연장 172㎞의 철도지만 경북은 소외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한국개발연구원의 기초용역 보고서에 남부내륙철도의 역사 6곳 중 5곳이 경남에 몰려 있고 경북은 기점인 김천역뿐이라는 내용이 있어서다. 이에 경북 성주군과 고령군은 남부내륙철도 역사 유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수경 경북도의원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이후 정부지원조차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남부내륙철도마저 상처만 남기고 그냥 지나친다면 성주군민들과 경북도민들은 더 이상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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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