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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서울 초·중·고 113곳, 친일인사 작사·작곡 교가 사용”

고려대 총학생회가 지난해 3월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고 인촌기념관·인촌로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 총학생회가 지난해 3월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고 인촌기념관·인촌로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역 초·중·고 100여 곳에서 친일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의 동상과 기념관이 있는 학교도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가 서울지역 초·중·고를 대상으로 친일파 동상과 기념관의 존치 여부, 친일 음악가가 작사·작곡한 교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가 113곳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 18곳(공립 13곳, 사립 5곳), 공립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85곳(국공립 14곳, 사립 71곳) 등이다. 영훈초, 동산초, 서울 미동초, 단대부중·고, 정신여중·고, 휘문중·고 등이 포함됐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성남중·고 교가는 친일인사가 작사·작곡을 한 것은 아니지만, 교가 내용이 친일인사인 설립자 원윤수와 김석원을 찬양하는 가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강산에 원석 두님 나셔서 배움길 여시니 크신 공덕 가이 없네’라는 내용이다. ‘먼동이 트이니 온누리가 환하도다’라는 구절이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의 동상과 기념관이 있는 학교도 7곳으로 파악됐다. 추계예대와 중앙여중·고, 영훈 초·중·고, 고려대와 중앙중·고, 휘문중·고 등이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전교조 서울지부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전교조 서울지부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에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조연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나라를 되찾은 지 70여년이 지났는데 서울 시내 100여곳이 훨씬 넘는 곳에서 친일의 망령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 TF를 꾸려 전수조사와 친일잔재 청산 작업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교육계에서는 일제 잔재 청산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부 시·도교육청들은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를 교체하려 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해 말부터 도내 학교들의 교가를 조사해왔다. 친일 작곡·작사가가 만든 교가를 찾아 각 학교에 교체를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울산·충북교육청 등에서도 친일 음악인이 만든 교가를 찾아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광주제일고는 친일 음악인으로 분류되는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를 새 교가로 교체하기로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일제 잔재인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유치원은 독일어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을 일본식으로 표현한 용어로 일제 강점기에 처음 사용됐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광복 50주년이었던 1995년에 교육법을 개정해 일제 잔재인 ‘국민학교’ 명칭을 ‘초등학교’로 변경한 것처럼 유치원 명칭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유치원이 학교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총은 지난 19일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유치원의 명칭을 변경하자는 내용을 교육부와의 단체교섭 과제로 요구했다. 전교조도 20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일제 잔재 청산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자고 제안했다. 전교조는 “유 장관이 전교조 제안에 대해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상신 교육부 대변인은 “아직 학교 일제 잔재 청산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큰 틀에서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민희·남윤서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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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