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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환자 가장 많은 성형외과 원장, 앞날이 두려운 이유

기자
이경랑 사진 이경랑
[더,오래] 이경랑의 4050 세일즈법(9)
크리스마스에 핫팩을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팔겠는가? 유독 손님몰이를 한 청년의 세일즈 멘트에는 남다른 것이 있었다.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까'의 관점으로 핫팩을 팔았다는 점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크리스마스에 핫팩을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팔겠는가? 유독 손님몰이를 한 청년의 세일즈 멘트에는 남다른 것이 있었다.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까'의 관점으로 핫팩을 팔았다는 점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운 겨울이지만 크리스마스는 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오는 때다. 기온이 많이 떨어진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시내 한복판. 몇몇 사람이 발 빠른 상술을 발휘하며 여기저기서 핫팩을 팔고 있다. "핫팩 있어요. 날씨가 춥습니다. 핫팩 사세요." 모두가 거의 똑같이 외친다. 그런데 유독 한 청년에게만 손님이 몰린다. 판매하는 핫팩은 똑같은데. 청년이 던지는 멘트가 다르다. "여자 친구 추워요~"
 
이 말을 들은 남자 중 옆에 있는 여자 친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혼한 남편도 눈치를 보며 의협심을 발휘하고, 또 아이들을 위해 지갑을 연다. 청년은 고객의 마음을 잘 자극했다. 핫팩만 강조한 다른 사람들과 달리 고객의 입장을 생각해 표현했다. 이론적으로 풀어보면 이렇다.
 
세일즈맨은 ‘어떻게 팔까’만 생각하고, 고객은 ‘어떻게 쓸까’만 생각한다.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다면…. 당연히 세일즈맨의 풀어야 하는 몫이다. 세일즈를 '어떻게 팔까'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이 '어떻게 사용할까'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이다.
 
'어떻게 팔까' 아닌 '어떻게 쓸까'로 관점 전환
우리는 24시간 마케팅의 공격을 받고 산다. 잠자는 동안에도 핸드폰에는 여러 가지 메시지가 쌓여간다. 다들 자신들의 제품이 좋다고 하고, 자신이 하는 말이 맞다고 한다. 그런데 무의식적이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지나쳐 버린다. 너무 정보가 많기도 하고, 그들의 ‘의도’에 깊게 관여하기 싫기도 하다. 세일즈는 결국 누군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쳐야 하는데 상황이 이러하니 어찌해야 할까?
 
누군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세일즈를 하려면 그 사람의 편에 서서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함께 걸어야 한다. [사진 pixabay]

누군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세일즈를 하려면 그 사람의 편에 서서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함께 걸어야 한다. [사진 pixabay]

 
그래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떻게 팔까- 기업의 관점’에서 ‘어떻게, 왜 살까- 고객의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가 된다. 업무 미팅차 대표 원장을 뵙기 위해 꽤 유명한 성형외과 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 잠시 대기 하던 중 가장 눈에 띄던 것은 바로 커다란 전자식 숫자판이었다. ‘지금까지 우리 병원에서 시술받은 환자 숫자’가 실시간으로 카운팅 되며 올라가고 있었다.
 
그 밑에는 ‘1등’ ‘가장 많은’이라는 문구가 당연한 듯 자리 잡고 있었다. 나중에 그 원장과 병원 경영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을 나누게 되었을 때 조심스레 필자는 그 ‘숫자판’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1등’이라는 점이 과연 고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또, 그 많은 숫자 중에 단 한명의 환자로 인식된다는 점이 과연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원장은 무릎을 탁 치며 “맞아요. 우리 병원을 방문했다가 다른 더 작은 병원을 선택하시는 고객은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공장 같고, 대량 생산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를 잘 이해해 줄지, 세심한 관리가 가능할지 염려된다고 말이죠.” 고객의 그런 반응을 전달받았을 때 그 원장은 병원이 성장 가도를 걷는 상황에 막연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했다.
 
물론 병원의 성장은 긍정적인 것이다. 초 경쟁의 시대에 그런 숫자판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객 관점’이 사라져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1등이에요. 그러니까 당연히 선택하셔야 합니다’라는 식의 메시지는 전형적인 ‘파는 입장’의 일방적 주장이다. 고객에게 우리를 선택하라고 던진 메시지가 오히려 고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부분을 간과하게 된다면 원장님의 막연한 염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고객은 '1등'이라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 '1등'이라는 주장만 하는 설득형 메시지에는 고객이 반감을 가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고객은 '1등'이라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 '1등'이라는 주장만 하는 설득형 메시지에는 고객이 반감을 가질 수 있다. [사진 pixabay]

 
고객은 1등이 아니라 1등이 주는 신뢰, 믿음, 품질 그리고 1등이기 때문에 ‘나’에게 올 수 있는 ‘혜택’을 사는 것이다. 1등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실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만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없다. 물론 ‘1등’이니까 품질이 좋을 것이고, 많은 사람이 선택한 만큼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도 안전할 것이라는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은 ‘논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따른 행동의 변화 부분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다양한 감성적 측면에서 장애, 동기부여, 자극 등의 요소가 존재한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이해시켜, 그의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세일즈에서는 ‘논리’와 ‘사실’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1등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고객을 대하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의 정성이 부족할 수 있다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도입을 주저하고 있을 않을지, 인지도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아닐까 등의 생각을 할 수 있다. 세일즈나 마케팅 현장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상사의 지시, 부서 간 협력,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의 설득하는 메시지는 모두 ‘상대방’의 관점이 가미될 때 메시지의 영향력이 강화된다.
 
일방적인 ‘설득형’ 메시지에는 반감이 생기기도 하기에, 무조건적인 ‘좋다’ ‘해야 한다’의 방식은 효과가 떨어진다. 신년사에서 사장이 ‘올해는 우리 회사가 크게 도약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직원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동기부여를 받고, 비전이 제시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의 도약이 직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가 전달되지 않았다면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회사의 입장만 생각하는 사장, 직원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신년사는 일방적인 지시라는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1등? 그래서 어쨌다는 거죠?”
고객의 마음과 구매를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객의 관점, 상대방의 입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읽고 친절하게 표현해주어야 한다. [사진 pixabay]

고객의 마음과 구매를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객의 관점, 상대방의 입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읽고 친절하게 표현해주어야 한다. [사진 pixabay]

 
고객의 관점, 상대방의 입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이익이 있는지’, ‘어떤 효과가 발생해 어떤 상황에 도달될 것인지’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 성형외과에서는 ‘숫자판’을 치우지 않았다. 다만 환자를 상담하면서 ‘1등’ 병원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게 됐다. 신년사에서 ‘회사의 성장과 도약’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회사의 성장을 경험한다는 것이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는지, 함께 이루어내는 그 경험과 성취감, 그리고 보상 등에 대해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표현해 주어야 한다.
 
가볍게 정보만 전달해 상대방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은 세일즈가 아니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많은 말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도 효과적인 세일즈는 아니다. 고객 즉, 상대방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제공하여야 한다. 또, 상대는 그 메시지를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을 것을 알고 이를 구체적으로 그러나 간결하게 표현해야 한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실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일까?”를 미리 고민해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판단의 자극과 근거가 생기고, 혜택과 만족감을 더욱 폭넓고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방법이자, 기본적인 개념이다. 스스로 자주 질문하고 답을 구해보자. ‘그래서 그게 어떻다는 거지?’라고 말이다.
 
이경랑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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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