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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경기 꺾였는데, 최저임금·법인세 거꾸로 간 정부

2017년 2~3분기 이후 경기가 내리막인데도 정부가 경기 흐름과는 동떨어지는 진단과 정책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실물경기 흐름을 잘못 읽고 법인세율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 허약해진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경기 전환점을 판단할 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추세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이 수치는 2017년 3월 100.7을 기록한 뒤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7년 12월부터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고, 지난해 12월 98.1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97.9) 이후 가장 낮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경기 사이클의 정점·저점을 판단하는 통계청을 이끄는 강신욱 통계청장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순환변동치를 보면 2017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으로는 3분기가 정점으로 나타난다”며 한국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중앙일보 2월 25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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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3분기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인 시기다. 그러나 이 때문에 경기 하강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공교롭게도 한국의 경기 사이클상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기에 문 정부가 출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현 정부의 책임이 가벼워지진 않는다. 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엉뚱한 진단과 정책을 내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우선 판단이 틀렸다. 기획재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보면 2017년 4월에는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해 11월엔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는 말이 사라지고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리고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개월 연속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표현을 빠트리지 않았다. 당시 2017년 5월께 정점을 찍고 경기 하강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던 민간 연구기관의 판단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 진단이 제대로 안 되면 정책 방향이 수정될 리 없다”며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는데도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상황을 바람직한 경제발전 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어려움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정책 방향도 경기 흐름과는 거꾸로 갔다. 실제 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것은 세율 인상,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무제 등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는 정책이 많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지도 좋고 필요하지만 경기가 상승 국면일 때 써야 할 정책을 하강 국면 때 썼다는 게 문제”라며 “특히 최저임금 인상률 등을 보면 정책의 추진 강도가 센데 한국의 경제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만큼 경착륙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받아들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우울하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고 빈부격차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5분위 배율은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고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증가 폭이 급감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시에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보를 기록한 것은 70년대 초반 1차 오일쇼크 이후 처음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고용 부진, 소비 위축,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타이밍을 놓쳤다”며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 기조와 궤도를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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