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상급 프로골퍼 모자 값은 30억원

태국에서 민모자를 쓰고 경기를 한 양희영(왼쪽). 2017시즌 민모자를 착용한 전인지. 두 선수는 메인 스폰서가 없어 모자 앞을 비웠다. [EPA=연합뉴스, LG전자]

태국에서 민모자를 쓰고 경기를 한 양희영(왼쪽). 2017시즌 민모자를 착용한 전인지. 두 선수는 메인 스폰서가 없어 모자 앞을 비웠다. [EPA=연합뉴스, LG전자]

지난 24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양희영(30)은 아무런 로고가 없는 민모자를 쓰고 플레이했다. 마치 운동회의 ‘백군 모자’를 떠올리게 하는 흰색 민모자를 쓰고 그는 우승을 차지했다.
 
양희영은 지난 2015년 2월 같은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도 흰색 민모자를 썼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유는 같다. 후원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직후 삼성과 K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았던 양희영은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흰색 민모자를 쓰고 LPGA투어에 출전했다. 당시 양희영은 “후원사는 없지만, 상금을 많이 받으면 된다”며 꿋꿋하게 운동을 계속했다.
 
그러다 2015년 9월 창호 전문기업(PNS)과 후원 계약을 맺은 뒤 3년여 동안 이 회사의 이름을 모자에 새기고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계약이 끝난 이후 다시 후원사를 찾지 못한 탓에 올해 대회에서도 흰색 민모자를 썼다.
 
프로골퍼가 민모자를 쓰고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다. 2017년 흰색 민모자를 쓰고 LPGA투어에 출전했던 전인지(25)는 “후원사를 찾는 건 결혼 상대를 찾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메인 스폰서와 계약한 뒤 모자 앞면에 후원사의 이름을 새기는 건 프로골퍼에겐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지난해 10월 골프닷컴 분석 결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잡으려면 후원사는 연간 300만 달러(약 33억7000만원)를 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닷컴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골퍼들은 여덟 자리 숫자(1000만 달러·약 112억원)에 해당하는 후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골퍼의 모자 앞면은 최고의 광고판이자 부동산과도 같다”고 밝혔다.
 
최근 골프대회를 중계하는 TV와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골퍼가 쓰는 모자의 가치는 덩달아 높아졌다. 모자의 가치가 가장 높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그는 나이키 모자와 옷을 입는 조건으로 1996년 연 800만 달러를 받기로 계약을 한 뒤 2013년엔 무려 2000만 달러(약 224억원)를 받았다.  
 
타이거 우즈. [EPA=연합뉴스]

타이거 우즈. [EPA=연합뉴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골프는 개인 종목이다. 모자에 새겨진 브랜드의 가치를 선수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 강하다. 그만큼 각인 효과가 크다”면서 “미국프로농구(NBA)의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농구화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골프에선 선수가 쓴 모자가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프로골퍼들은 모자 전면의 로고가 가려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편이다.
 
KPGA와 KLPGA 투어 등 국내 남녀 프로골프에서도 기업 후원이 활발한 편이다. 아예 골프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회사도 많다. 주로 건설·의료·금융권 등이 골퍼들을 후원한다. KPGA투어 박효원(32)의 경우엔 아버지가 운영하는 헤어샵 로고를 새긴 모자를 쓰고 다닌다.
 
베테랑 최경주(49)는 지난 2010년 초 모자 앞면에 태극기를 달았다. 당시 나이키와 계약이 끝나면서 민모자를 쓸 뻔했지만 “대한민국을 알리겠다”는 뜻에서 캐디와 함께 태극기 모자를 썼다. 주변 선수들이 모자를 보고 "나라에서 후원해 주니까 계약금과 보너스가 엄청나겠다”는 농담도 했다.
 
박인비(30)도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던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당시 LPGA 엠블럼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나왔던 박인비는 ‘LPGA 엠블럼을 단 모자를 쓰고 상위 5위 이내에 들면 보너스를 받는다’는 조항 덕분에 1000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이달 초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나섰던 최호성(46)도 민모자를 쓰고 연습 라운드를 치렀다. 그러나 자신을 초청한 주최 측에 감사의 표시로 페블비치 로고가 새긴 모자를 쓰고 대회에 출전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