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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일본인 교장 사진이“… 3·1절 앞두고 일제 잔재 청산

충남의 한 초등학교 중앙 현관에는 좌우 벽면에 역대 교장의 사진 30여 개가 걸려 있다. 사진 가운데는 일본인 이름에 군복을 입고 칼을 찬 남성들의 사진도 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다.
충남지역의 한 학교 복도에 전시돼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 충남교육청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취지에서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사진 충남교육청]

충남지역의 한 학교 복도에 전시돼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 충남교육청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취지에서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사진 충남교육청]

 
충남교육청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선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식민지 잔재 청산에 나선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고 유관순·김좌진·한용운·윤봉길 등 대표적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 충남에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교육청이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간 충남 도내 713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29개 학교에서 일본인 교장 사진이나 일장기·칼을 찬 교사의 사진을 현관과 복도·벽면 등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일제 강점기 교장도 학교의 역사라는 주장도 있지만, 학교에 사진을 거는 것은 누군가의 표상이라는 의미”라며 “일본인 교장은 표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개학 전에 모두 철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도내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 청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남교육청]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도내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 청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남교육청]

 
조사 결과 친일파 작곡가인 김동진(3곡)과 김성태(11곡)·이흥렬(6곡)·현제명(3곡)이 작곡에 참여하거나 김성태·이원수 등이 가사를 지은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도 31곳에 달했다. 김성태는 경성후생실내악단에 참여, 일본 노래를 지휘했고 현제명은 1938년 친일 전향 성명을 발표하고 ‘후지산을 바라보며’라는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학생 생활규정에도 항일운동을 탄압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광주학생운동 당시 징계조항으로 쓰였던 백지동맹(시험거부)과 동맹휴학(식민실업교육 거부) 등의 단어를 80여 개 학교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충남교육청은 일부 교훈에도 일제 잔재가 남아 있다고 판단, 학생 성장과 미래지향적 내용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성실·근면·협동 등의 교훈은 식민지배에 순종하도록 만들기 위해 강요했던 덕목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1970년대 이전에 개교한 학교의 상당수가 이런 교훈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개학 전 각 학교에 게시된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한 뒤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교가에 담긴 식민잔재 가사는 곧바로 고치고 학교 구성원과 논의를 거쳐 교가 교체 등도 권고할 방침이다.
 
학생 생활규정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독재정권 잔재인 ‘반국가적’ ‘불온’ ‘이적 행위’ 등의 표현도 개정하도록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는 ‘미래 100년을 위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충남지역의 한 학교 복도에 전시돼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 충남교육청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취지에서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사진 충남교육청]

충남지역의 한 학교 복도에 전시돼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 충남교육청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취지에서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사진 충남교육청]

 
충남교육청은 26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과 새로운 학교문화’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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