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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잠실주공 갭투자로 세금도 못 낸다…전세수익률 최저

금리 상승은 게걸음이고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전셋값 하락 속도가 더 빨라 전세 임대 수익률이 역대 최저다. 서울 잠실 중개업소에 호가를 낮춘 매매와 전세 가격표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금리 상승은 게걸음이고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전셋값 하락 속도가 더 빨라 전세 임대 수익률이 역대 최저다. 서울 잠실 중개업소에 호가를 낮춘 매매와 전세 가격표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을 대표하고 주택 수요자가 선망하는 단지의 하나인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올해 준공 10년을 맞은 2400여 가구의 대단지로 삼성물산이 지은 ‘래미안’ 브랜드 인지도와 교육·교통 등 강남권의 좋은 입지여건을 갖췄다. 전용 84㎡ 7층이 지난달 12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매매 거래 신고가 없어 최근 실거래 가격을 알 수 없지만 중개업소들은 시세를 23억7500만~26억5000원으로 본다. 평균 25억7000만원이다. 
 
이 아파트를 전세 끼고 산 집주인이 보증금을 예금하면 1년에 2792만원의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다. 매매가격에서 보증금을 빼고 실제로 들어간 자기 자본 14억4000만원을 기준으로 한 수익률은 2.1%다. 2년 기준 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2.27%여서 아파트를 사는 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게 수익성이 나은 셈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임대 수익성이 바닥이다. 임대 수입은 은행 이자만 못하고 당분간 임대 수입을 보전할 가격 상승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기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으로 보유세가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집을 산 뒤에도 유지하려면 자기 돈을 더 들여야 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평균 전세가격에 예금은행 2~3년 정기예금 가중평금리를 적용해 전세 임대 수익률을 추정했다.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000만원이고 평균 전셋값은 4억4800만원이었다. 금리는 최근 통계인 지난해 말 기준 2.27%다.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이 2.81%다. 
 
한국감정원이 월간 매매·전셋값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최저다. 앞서 가장 낮은 때는 2016년 9월(2.95%)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수익률이 3.88%로 그 사이 1%포인트 넘게 내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이후 금리가 오르고 아파트값이 내는데도 전세 임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전셋값 하락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세가 1년 전과 비교해 매맷값은 3.44% 올랐는데 전셋값은 2.16% 내렸다.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를 보더라도 전셋값 하락 폭(-1.79%)이 매매가격(-1.13%)보다 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지난해 1월 65.2%에서 지난 1월 55.3%로 1년새 10%포인트 내렸다. 금리가 올랐어도 지난 1년간 상승 폭이 0.2% 포인트에 불과하다.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른 강남권 수익률은 더욱 떨어진다. 강남·송파구는 은행 금리보다 낮은 2.0~2.1% 선이고 서초구는 근소하게 더 높은 2.3%다. 
 
국민은행 시세 정보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가 현재 평균 매매가격 16억원, 평균 전셋값 7억7500만원이다. 전세 수익률이 2.13%로 나온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 가까이 높은 강북지역 수익률은 좀 낫다. 성북구 평균 매매가격이 5억5800만원, 평균 전셋값 3억7000만원으로 수익률이 4.5%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2단지 전용 84㎡의 경우 3.2%다.
  
그런데 전세 임대수입에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뺀 실제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의 전세보증금(9억6000만원) 연간 이자 수입이 2100만원으로 수익률이 2.1%다. 이 아파트를 산 사람이 올해 예상 공시가격 15억원 집에 살고 있으면 올해 예상 보유세가 총 2800만원이고 아크로리버파크 몫은 1300만원이다. 보증금 이자 수입에서 이 세금을 제외하면 800만원 정도만 남아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8%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30% 이하로 낮은 재건축 추진 단지는 전세 임대수입으로 세금도 내기 어렵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의 보증금 연간 이자소득이 980만원이다. 올해 공시가격 12억원으로 예상하는 집에 살고 있는 2주택자의 경우 은마에 해당하는 보유세가 950만원이다.
  
평균 매매가격 18억8000만원, 평균 전셋값 3억8000만원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의 경우 올해 예상 공시가격 12억원 주택에 사는 주인이 벌어들이는 임대수입은 860만원인데 보유세는 1300여만원으로 세금이 더 많다. 
  
올해와 내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 임대 수익률은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금리 인상도 주춤해졌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 가격 격차가 줄어 집값 상승의 발판이 될 수 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 넘게 오르고 전세 임대수익률이 높았던 점이 작용했다.  
 
임대 수익률이 낮으면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할 메리트가 줄게 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가 벌어진 데다 보유세는 늘어 당분간은 갭 투자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낮은 임대 수익률은 집값이 실제 가치 대비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집값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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