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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포인트 구간’에 갇힌 중국의 실업률 미스터리

중국 후베이성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A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AP=연합뉴스]

 
최근 내로라 하는 중국 기업들이 무더기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달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직원 2000명에 대한 해고 계획을 밝혔고, 애플 협력사인 보언(伯恩)광학은 비슷한 이유로 임시 근로자 8000명을 잘랐다.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크리스토퍼 발딩 교수
정리해고 빈번한데 中 실업률은 감소?
“부채 감축, 디폴트 등 현 상황과 안 맞아”

 
산업 도시인 광둥성 둥관(東莞)에선 지난 5년간 공장 자동화가 진행되는 사이에 28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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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계 지표에 나타나는 중국 노동 시장은 안정적이다. 지난 1년 사이 중국의 공식 실업률이 꾸준히 줄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기업의 정리해고)’이 ‘공식 지표(실업률)’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중국 실업률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한 크리스토퍼 발딩 베트남대 풀브라이트대 교수. 이전에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블룸버그 캡처]

중국 실업률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한 크리스토퍼 발딩 베트남대 풀브라이트대 교수. 이전에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블룸버그 캡처]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담은 정치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발딩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의 분석을 실었다. (※그는 최근까지 중국 베이징대 HSBC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핵심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떨어진 중국 기업들의 채용 여력과 중국 정부의 통계 지표(실업률) 간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무역전쟁에 돌입한 중국의 성장률은 1990년 이래 최저치(6.6%)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범한 중국인의 생활 여건을 가늠하는 지표인 실업률(2019년 1월 기준)은 3.8%. 한국(4.5%)·미국(4.1%)보다 낮다.
 
최근 경기 회복세인 미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실업률은 줄곧 ‘0.5%(3.8~4.3%)포인트’ 구간에서 맴돌며 극히 안정된 양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실업률이 5%대(2002년)에서 금융위기(2009년 ) 당시 10% 가까이 치솟았다가 최근 3%대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발딩 교수는 “똑같이 금융위기를 겪은 두 국가의 실업률 추세는 크게 달랐다”고 언급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발딩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수출기업 채용 여력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가 인용한 중국 취업시장 경기지수(CIE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수출기업의 채용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40% 하락했다.
 
금융투자기관 UBS 역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중국 제조업체 60% 이상이 이미 직원들을 일부 해고했거나, 향후 6개월 안에 해고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민간 기업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채용 여건을 토로하는 마당에 중국 중앙 정부만이 유독 튼튼한 경제 신호(실업률)를 보낸다는 것이 발딩 교수의 지적이다.
 
또 발딩 교수는 “중국 정부가 디레버리지(부채 감축) 정책을 추진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 실업률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10월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부채 감축이 핵심인 ‘빚과의 3년 전쟁’을 선언했다. 부채에 의존한 경제성장 방식을 포기한 대신,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해 3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3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경제에서 중앙 정부의 '부채 감축'은 현장에서 곧 바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증가로 이어진다. 중소 민영기업들의 신규 자금 조달이나 부채 상환 연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채무 불이행액 규모는 391억 위안(약 6조5313억 원)에서 지난해 무려 1500억 위안(약 25조 원)으로 치솟았다. 디폴트에 처한 중국 기업 중 민영기업 비중 역시 49%에서 90%로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신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기업들이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다.
 
이어 발딩 교수는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천명하며 첨단 산업 부흥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숙련 인력을 충분히 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반면 비숙련 노동자는 중국 전역서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터넷에선 해고 검색 급증"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해외 금융투자사들은 중국의 ‘진짜 실업률’ 파악에 나서고 있다. 진짜 실업률이 중국의 경기 상황을 제대로 드러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 인터넷상 검색된 ‘해고(layoff)’란 단어 등장 빈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노동 시장 상황이 금융위기(2008년) 때보다 악화됐다”고 추정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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