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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 제기한 태블릿PC 조작설, 유죄 판결난 ‘가짜뉴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김진태·황교안·오세훈 후보(왼쪽부터)가 자리에 앉아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김진태·황교안·오세훈 후보(왼쪽부터)가 자리에 앉아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때아닌 ‘태블릿PC 논란’으로 혼탁해지고 있다.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TV토론에서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한국당 후보들의 토론회(TV와 유튜브)는 모두 여섯 번 열리며 23일 마지막 방송 토론회가 열린다. 한국당 지지층의 연령과 성향 등을 고려하면 지난 21일 열린 KBS 토론회는 사실상 가장 영향력이 큰 무대였다.
 
황 후보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에서 “상식을 크게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12월 법원 판결로 조작 논란이 정리됐기 때문이다. 당시 판결 논리를 바탕으로 황 후보 발언을 팩트체크했다.
  
#잘못된 부분 많다는 취지로 재판 중?
 
황 후보는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태블릿PC에 대해서는 조사가 충분히 됐고,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취지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재판 중 가장 핵심적인 사건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에 대한 형사 재판이다. 변 대표는 “태블릿PC 입수 경위와 내용물, 실사용자 등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며 조작설을 유포·확산시킨 혐의(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1심 재판부는 “JTBC의 구체적 해명 보도와 검찰·국회·법원 등 국가기관에 의해 밝혀진 사실도 외면하면서 오로지 JTBC와 손석희가 허위 조작 보도했다는 기사만 반복했다”고 유죄 이유를 판시했다.  
 
법원은 또 “JTBC에서 태블릿에 임의로 수천 건의 파일을 생성·수정·삭제하는 등 조작한 사실이 없다”며 “JTBC에서 2016년 10월 18일 이전에 더블루케이 사무실이 아닌 다른 경로로 태블릿을 취득하고 청와대 기밀문서를 삽입해 최순실의 것인 양 조작 보도한 사실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태블릿PC에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취지로 재판 중’이라는 황 후보의 주장은 조작설에 불과할 뿐 1심 법원이 명백하게 부인한 내용이다.
 
#태블릿PC 조작 가능성?
 
태블릿PC 조작설과 팩트

태블릿PC 조작설과 팩트

변 대표와 극우 단체가 주장한 태블릿PC 조작설은 검찰과 법원·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국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검증이 이뤄졌다. 변 대표의 1심 판결문에는 “JTBC가 김한수(전 청와대 행정관)로부터 태블릿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미디어워치가 구체적 소명 자료를 제출한 바 없는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태블릿 내용이 조작되거나 변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낸 점” 등이 유죄 이유로 적시됐다.
 
재판부는 미디어워치에 대해서도 “JTBC의 추가 보도가 사소한 부분에서 최초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허위 날조, 조작, 거짓 왜곡 등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며 JTBC가 조작 왜곡 보도하고 있다는 기사를 반복적으로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에게 부여된 언론의 공적 책임을 외면하고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수행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 사실을 보도하고 이를 출판물로 배포하기까지 했다”며 “재판 중에도 동일한 주장을 반복해 사회 불신과 혼란은 확대됐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사회 전체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변 대표 재판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태블릿PC에 대한 판단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지난해 4월 7일)에서 재판부는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건은 대통령이 최씨에게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점에 대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공익 실현을 위해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건을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와 재판에 참여한 한 부장검사는 “공소 유지 과정에서 태블릿PC 조작에 대해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쪽에서 문제를 제기해 국과수에 다시 감정을 보냈고 감정한 분이 증인으로 출석해서 심문도 했다”며 “판결문으로 언급도 됐는데 왜 지금 다시 이슈가 제기된 건지 모르겠다. 그 부분은 2심에서도 문제가 안 됐다”고 말했다.
  
#최순실 태블릿PC에 문제?
 
최순실씨는 법정에서 “태블릿PC가 내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법정에서의 주장이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도 완벽한 입증이 필요한 주제였다. 당시 검찰 디지털포렌식센터의 ‘태블릿PC 분석 보고서’는 최씨의 주장이 힘을 잃게 할 정도로 정교했다는 평가다. 포렌식센터의 입증 중 일부 내용을 보면 “태블릿을 분석해 확인한 파일 중에는 2012년 7월 15일과 이듬해 7월 29일 독일 도착을 알리는 국제전화 로밍 안내와 외교부 영사 콜센터 안내 문자 메시지가 있다. 최씨 출입국 기록과 일치한다. e메일 내역과 태블릿PC에 담긴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시지, 그리고 위치 정보까지 모두 확인한 결과”라는 설명이 나온다.
 
황 후보의 발언이 이처럼 검찰·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데 대해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보수 진영의 표심을 얻고자 정치적 목적으로 그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신중하지 못하고 퇴행적인 발언을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현·김준영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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