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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비핵화 큼직하게 움직여야”… WMD 동결도 첫 언급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을 우선순위 의제 중 하나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 당국자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관련 전화 브리핑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 강연 때 제시한 우선순위의 일부로 여러분의 관심을 돌리고 싶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인식 증진,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a freeze on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missile programs), 로드맵 작성 노력 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D-4
고위 당국자 “미사일 동결 우선 의제”
“주한미군 철수는 협상 의제 아니다”
비건·김혁철 이틀째 12시간 협상

김정은 비행기 대신 열차로 가는 건
안전, 시진핑 면담 등 다목적 포석

하지만 당시 비건 대표의 강연에선 핵·미사일 등 WMD의 ‘동결’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실무협상 의제에 새롭게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식 자리에서 ‘초기 단계에서의 WMD 동결’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인민군 창군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모습. [중앙포토],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지난해 2월 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인민군 창군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모습. [중앙포토],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의 비핵화는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big bites) 움직여야 한다”며 “우리는 비핵화 과정의 핵심 동인으로 점진적인 조치를 원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조치’를 언급한 것은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말한 게 아니다”고 설명하면서다. 막바지에 접어든 북·미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이고도 ‘덩치가 큰’ 비핵화 실행 조치를 내놓으라고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비핵화는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비핵화 선택을 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가 북한과 상대하는 이유는 비핵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과정을 완결하기 위해선 완전한 신고가 필요하다”며 “신고는 최종 단계 이전에 있어야 한다. 그게 북한과 같은 나라의 WMD 폐기 문제를 다루는 국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일각에서 미국의 상응조치 중 하나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 “주한미군 철수는 협상 의제가 아니며, 실무협상에서도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선 “정상이 일대일로 만나는 단독 정상회담과 식사, 양측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 등의 기회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핵·미사일 시설 일부를 개방하고 해체하겠다는 북한의 약속과 평화선언을 교환하는 합의가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이익대표부 평양 개설 등 다른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용열차를 이용해 하노이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이 지난 21일 오후부터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둥 지역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북·중 국제열차가 오가는 모습이 보이는 중롄(中聯) 호텔 예약이 가능했다”며 “그런데 오후부터 호텔 수리를 이유로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고 현지 공안들의 순찰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중국·베트남 국제열차의 정차역인 랑선성동당역을 현지 인부들이 정비하고 노란 꽃으로 장식해 놓은 영상을 송고했다. 베트남 정부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영접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북한이 열차를 이용하려는 이유는 우선 안전이다. 항공편의 경우 이륙 후 공해상을 지나다가 공격을 받을 경우 방어할 방법이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 이동을 고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열차의 경우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때 “북한의 믿음직한 후방”을 자임한 중국의 경호가 보장된다.
 
물류도 또 다른 이유다. 해외 순방에는 전용 차량과 경호 인력·장비 등 막대한 물자의 수송이 필수다. 경제난 속에 유엔의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항공기 자원이 열악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때도 중국의 항공기를 빌려 물자 수송을 해결했다. 열차 이동의 경우 수송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북·중 우호조약 제4조에 숨어 있다. 1961년 체결된 조약 4조는 “양측은 공동 이익에 관련된 모든 중대한 국제 문제에 대해 계속해 협상을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열차 이동의 경우 귀국길에 자연스럽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1958년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김일성 주석도 평양에서 베이징~광저우까지는 열차로, 광저우에서 베트남까지는 항공기로 이동했다. 당시 김 주석은 베이징에 나흘간 머물며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등을 만났다.
 
한편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는 22일 하노이 현지에서 이틀째 실무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미국 협상단이 묵고 있는 호텔 파르크 하노이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5시간30분간 점심식사도 거르며 협상을 벌였다. 이어 오후 5시20분쯤 또다시 만나 오후 7시10분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전날 4시간30분간 협상한 데 이어 이틀간 12시간 가까이 마주 앉은 셈이다.
 
논의 도중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숙소인 영빈관에 다녀오기도 했다. 협상 쟁점을 상부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양측은 이날도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지 소식통은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직전까지 실무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오후 하노이에 도착했다. 이 본부장은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모두의 바람”이라며 “실무협상이 시작된 만큼 성공적으로 이어져 좋은 결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이날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워싱턴·단둥=김현기·신경진 특파원
하노이=백민정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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