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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미식 축구, 겨울 야구…비시즌 달군 또 하나의 리그

[이태일의 인사이드 피치] 스포츠는 계속 되어야 한다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재치와 화술, 대인 관계의 달인으로 불리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전 감독 토미 라소다가 남긴 명언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말이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다.

인기 스포츠 사계절 흥행·사업 모색
NFL 수퍼볼 뒤 2월~4월 AAF리그

호주 진출해 완주한 질롱 코리아
프로야구 겨울 리그 가능성 보여
퓨처스 리그 개편 등 확대해 볼만

 
우리에게 야구는 늘 봄과 함께 찾아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여름의 대장정을 지나 그 가을에 10월의 고전으로 불리는 클래식 시리즈를 마치면, 잠깐의 환희와 긴 아쉬움을 남긴 채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그날은 라소다의 말처럼 많은 야구팬을 허전하게 만든다. 비단 야구뿐 아니다. 다른 스포츠 종목들도 그 시즌을 마치는 날이면 팬들은 라소다의 ‘가장 슬픈 날’을 떠올린다.
 
그런 ‘라소다의 아쉬움’을 없애 준다는 기치를 걸고 새롭게 등장하는 리그들이 있다. 인기 있는 스포츠의 시즌이 끝나더라도 또 다른 시즌을 계속함으로써 팬들의 마음을 달래 주고 그 ‘팬심’을 리그 사업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시도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샌앤토니오. 수퍼볼로 상징되는 미국의 최고 인기 스포츠 NFL의 인기를 등에 업고 새로운 리그가 출범했다. 지상 최고의 스포츠 쇼로 불리는 53회 수퍼볼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우승으로 끝난 뒤 딱 일주일 만이었다.
 
미식축구 리그인 AAF 리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새로 출범했다. 애틀랜타 쿼터백인 매트 심스(4번)의 공격을 올랜도 라인백커인 크리스찬 프랜치(58번)와 조쉬 뱅크스가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식축구 리그인 AAF 리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새로 출범했다. 애틀랜타 쿼터백인 매트 심스(4번)의 공격을 올랜도 라인백커인 크리스찬 프랜치(58번)와 조쉬 뱅크스가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AAF(Alliance of American Football)로 불리는 새 리그는 미국 내 8개 팀을 프랜차이즈로 2월 10일부터 4월 15일까지 10주 동안 팀 간 10경기를 치른 뒤 4팀이 벌이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라스베이거스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진행하는 경기방식으로 출범했다. 동부(애틀랜타·버밍햄·멤피스·올랜도)와 서부(애리조나·솔트레이크·샌앤토니오·샌디에이고) 로 나누어진 8개 팀은 주로 주전에서 밀려난 NFL 출신 선수 52명으로 구성된다. 이 팀들은 별도 오너십이 아닌 리그 전체가 하나의 회사이며 팀들은 그 주주가 되는 형태의 단일 개체 구조(single entity structure)로 운영된다.
 
TV 프로듀서이자 영화 제작자 찰리 에버솔과 NFL 주요 팀에서 단장을 지낸 빌 폴리언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AAF는 경기 흥행과 투자로 명망이 있는 라스베이거스 MGM 펀드, IT 사업가로 유명한 페이팰 창업자 피터 틸이 주도하는 SF 벤처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 한국계 풋볼선수로서 수퍼보울 MVP까지 차지한 하인스 워드(전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리그 사무국의 임원이다. NFL과도 우호적 관계다. 자체 NFL 네트워크에서 19경기를 중계한다. 개막전에 2만7857명이 입장했고 CBS방송 TV 중계 시청자가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어 그 전망을 장밋빛으로 만들었다.
 
AAF는 팬들의 풋볼에 대한 충성도를 기반으로 만든 리그다. NFL이 잠을 자는 동안 그 팬들의 풋볼에 대한 갈증을 풀어 주고 풋볼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시에 팀을 만들어 NFL의 시간과 공간적 한계를 채워 주고 있다. 앞으로 미국 내 스포츠 베팅 활성화 여부에 따라 경기 시작 이후의 실시간 베팅을 가능하게 해서 그 수익을 확장해 나갈 비전도 갖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전에 출범했다 사라진 다른 풋볼리그처럼 그 지속적인 흥행은 더 지켜봐야 한다. 1980년대 중반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참여했던 USFL 이나 전직 레슬러 빈스 맥마흔이 주도한 XFL 등 풋볼의 인기를 업고 시작했던 리그들이 NFL처럼 꾸준히 인기를 이어 가지 못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프로 야구 경기가 없는 11월부터 1월까지 진행되는 호주리그(ABL)에 질롱코리아 소속 선수들이 처음으로 경기에 참가 했다. [사진 질롱코리아]

우리나라에서 프로 야구 경기가 없는 11월부터 1월까지 진행되는 호주리그(ABL)에 질롱코리아 소속 선수들이 처음으로 경기에 참가 했다. [사진 질롱코리아]

KBO리그 역시 매년 한국시리즈 종료시점인 11월 초부터 이듬해 개막전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그동안 야구팬들은 봄을 기다리며 입맛을 다시거나 지나간 명승부를 추억한다. 한국은 11월 이후 날씨라는 치명적인 한계가 또 다른 야구 리그의 출범은 사실상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시장도 작다. 그런 국내 팬들에게 지난해 5월 귀에 솔깃한 뉴스가 전해졌다. ‘질롱 코리아’라는 한국팀이 11월부터 1월까지 진행되는 호주리그(ABL) 에 참가한다는 소식이었다.
 
‘윈터볼 코리아’라는 구단 모 기업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한국의 겨울야구’를 표방했다. 국내 야구 안방 시청자들에게 겨울 동안 화면을 통해 야구를 맛보게 해 준다는 비전을 가졌다. 그렇게 첫선을 보인 질롱 코리아는 MLB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주로 참여하는 호주리그에 국내 프로야구에서 물러났거나 입성하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참가했다. 그들은 8개 팀 리그에서 7승 33패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미한 성적 탓에 그 관심이 저조해지고 1월에 들어서는 TV 중계도 멈췄지만 그들은 시즌을 완주했다. 겨울야구라는 개념이 없었던 국내 팬들에게 겨울에도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가늘지만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해 주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나마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캐러비안 야구 리그 쿠바와 파나마와의 결승전에서 우승한 파나마의 토로스 데 헤레라가 우승컵을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나마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캐러비안 야구 리그 쿠바와 파나마와의 결승전에서 우승한 파나마의 토로스 데 헤레라가 우승컵을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질롱 코리아가 호주까지 가서 ‘윈터볼’이라는 개념을 부각한 것처럼, 국내 구단들도 자신들의 퓨처스리그 팀이나 연합팀 형태로 기후가 따뜻한 대만이나 호주리그와 협력을 구상해 볼 수 있다. 남미 출신의 MLB 선수들이 정규시즌을 마치고 현지 팀 소속으로 캐러비안 시리즈나 윈터리그에 뛰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그렇다면 국내 팬들에게 자신들의 유망주를 자주 선보여 그 상품성을 높일 기회도 가질 수 있고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관심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 스포츠는 팬(소비자)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며 그 시장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풋볼을 좋아하는 미국 팬들을 겨냥해 수퍼볼 일주일 뒤에 개막한 AAF나 한국의 겨울 야구 시장을 만들기 위해 호주리그에 도전한 질롱코리아의 시도가 그렇다. 프로야구 산업의 주체인 기존 10개 구단 역시 선수 파견이나 퓨처스리그의 시기, 경기방식 재편성 등을 통해 그 확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7승33패 질롱코리아, 성적보다 팬심 희망 보였다
호주리그 신생 구단 질롱 코리아는 창단 감독으로 한국·일본·미국·호주 등에서 모두 프로야구 경험을 지닌 구대성을 내세워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단장은 국내 프로야구 출신으로 호주에 정착한 박충식 전 선수협 사무총장이 맡았다.
 
프랜차이즈 안착과 팀 운영에 대해서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러나 경기력과 스타플레이어라는 스포츠팀의 본질과 핵심가치에서 리그 다른 팀들과 경쟁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구단을 준비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구단 유망주 선수들을 위탁받아 팀을 꾸리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지만 기존 국내 구단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 리그가 진행되는 기간이 시기적으로 선수협 비활동기간(12월, 1월)에 해당한다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기존 선수들의 임대, 위탁에 대한 경험이 없는 리그사무국에서 행정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할 기회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프로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독립리그 출신을 트라이아웃을 통해 영입했고 기존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로 부족한 경험을 채웠다. 그렇게 구성된 팀으로는 짜임새를 갖추기 어려웠다. 팀을 구성하는 체계와 선수들의 동기부여 등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 결국 시즌 도중에 김진우 등 프로 구단 출신 선수들을 보강하기도 했지만 승률을 높이기는 어려웠다.  
 
윈터볼코리아를 운영하는 마케팅회사 해피라이징의 오봉서 이사는 지난겨울 대부분을 팀과 함께 호주에서 보냈다. 그는 일부에서 “더 이상 팀을 운영할 목적도 현실적 운영도 힘든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오 이사는 팀 체질을 바꿔 다시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시즌은 쓴 약으로 여길 것이다. 많은 교훈을 얻었다. 리그 사무국과 참가를 약속한 시즌은 앞으로 4년이 더 남았다. 이미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박충식 단장이 한국에 들어와 감독,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팀 개편을 상의할 예정이며 국내 구단과도 협력을 다시 추진할 것이다. 필요하면 외국인 선수도 영입할 것이다.” 라고 의욕을 보였다.
 
이태일 전 중앙일보 야구전문기자
중앙일보 야구전문기자를 거쳐 네이버 스포츠실장을 지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로 7년간 재직한 뒤 지금은 데이터업체 스포츠투아이 대표로 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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