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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보 해체 권고…보완책 마련과 주민 설득이 과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세종보 철거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은 세종시 인근 금강에 설치된 세종보.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세종보 철거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은 세종시 인근 금강에 설치된 세종보. [연합뉴스]

22일 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는 경제성과 강의 자연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결정을 내렸다.
 
보를 유지하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냐, 보를 해체하면 강의 생태와 수질이 더 개선되느냐가 핵심적인 근거이다.
 
국토 전체, 혹은 강 유역 전체 차원에서는 보를 해체하는 것이 유익하다 하더라도 실제 보에 가둬둔 물을 사용한 농민, 보를 도로·교량으로 이용해온 주민 입장에서 보면 보의 해체는 손실일 수밖에 없다.
5개 보 처리방안이 발표되는 2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의 완전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개 보 처리방안이 발표되는 2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의 완전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번 위원회의 보 처리 방안 제안은 지역 주민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위원회가 발표한 지역 인식 항목을 보면, 찬반 의견이 모두 오차 범위 내로 나왔고 금강 공주보의 경우는 보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 같은 지역 주민을 설득해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려면 이번 조사 평가가 객관적·과학적·합리적이었는지, 절차는 정당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판단에 필요한 자료 부족
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제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철거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뉴스1]

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제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철거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뉴스1]

하지만 이날 위원회의 브리핑에서는 몇 가지 한계가 드러났다.
우선 보 해체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의 부족이었다.

 
환경부는 2017년 5월부터 수문을 개방하고 모니터링을 진행해 보를 해체했을 때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 확보를 추진했다.
하지만 길어야 1년 남짓한 모니터링 기간이어서 데이터가 부족했다.
 
평가를 맡은 위원회 역시도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다.
평가 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출범해 2~3개월 활동했다.
 
김범철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가뭄 해결이나 홍수 예방 등 보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을 설득하는 데는 조사와 연구 등에 10년 이상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국에는 3만4000개의 보가 있는데 전체를 놓고 종합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는데 4대강 보만 먼저 서둘러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마다 기상·유량 조건이 다른데, 1년 정도 현장 관측 결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체 경제성 평가는 드문 사례
22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 아래로 영산강이 흐른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경제성과 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죽산보를 해체하는 처리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22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 아래로 영산강이 흐른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경제성과 환경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죽산보를 해체하는 처리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경제성 평가 등 개별 평가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없던 것을 세로 건설할 때의 비용과 편익을 계산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지만, 있는 보를 해체하는 경우는 경제성 평가 자체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성 평가에서는 보 해체에 들어가는 예산, 보 해체로 인해 추가되는 물 이용 대책 예산을 비용으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관리비 절감 등을 편익으로 잡았다.
보 해체로 수질과 생태가 개선되더라도 그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잡을 것이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어쨌든 위원회는 금강 세종보의 경우 편익이 972억원이지만 비용은 332억원이어서 편익이 비용의 2.92배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또, 공주보는 1.08배, 영산강 죽산보는 2.54배여서 해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질 평가 항목에서는 흔히 사용해온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이나 부유물질(SS), 총인(TP) 항목은 제외하고, 녹조 발생과 관련한 항목을 많이 포함했다.
위원회 측은 "보 개방 여부에 따라 수질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관심이었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항목을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공주보는 안전 C등급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주보 부분 해체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은 공주보 상단에 설치된 공도교.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주보 부분 해체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은 공주보 상단에 설치된 공도교. [연합뉴스]

위원회는 또 공주보의 경우 보 상부의 공도교를 남기는 부분 해체를 권고했는데, 이는 도로나 교량 활용을 원하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전등급 평가에서 다른 4개는 B등급(양호)을 받았지만, 공주보는 유일하게 C등급(보통)을 받았다.
간단한 보강만 하면 문제가 없다지만, 보 구조물을 일부 해체하는 데 따른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다.
 
더욱이 보를 남겨둘 경우 강바닥이 세굴돼 남은 구조물마저 점점 더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도 우려된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공주보의 경우 차라리 도로를 바로 이어주는 다리를 짓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필요한 데이터가 얼마나 축적됐는지 회의적"이라며 "이번에 보 해체로 결정됐더라도 당장 해체하는 것보다는 수문을 개방하면서 모니터링을 계속해 충분한 검증이 된 다음 해체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자료 확보에 힘써야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금강 공주보의 부분해체 의견을 제시했다.    부분해체 발표가 난 이날 공주보 주변에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의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금강 공주보의 부분해체 의견을 제시했다. 부분해체 발표가 난 이날 공주보 주변에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 제시된 보 처리 방안은 7월 이후 국가 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인 만큼 환경부로서는 주민 의견 수렴과 판단에 필요한 추가 자료 확보에 힘써야 한다.
 
기존 방식의 모니터링도 계속해야 함은 물론이고, 판단에 필요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
특히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는 데 따른 충분한 보완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위원회도 제시했지만, 양수장·취수장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고, 지하수 이용하는 농민에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 문화행사 때 필요한 강물은 어떻게 채울 것인지, 죽산보의 황포돛배처럼 강을 이용한 관광은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은 앞으로 한강·낙동강 보 처리 방안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8개의 보가 있는 낙동강의 경우 보를 해체하거나 개방할 경우 금강·영산강보다 훨씬 더 큰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국가 물관리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든, 전문가들이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정부가 강의 자연성 회복이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데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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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