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美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첫 언급… 회담 앞두고 '스몰 딜' 우려 증폭

북한의 화성-15호로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의 화성-15호로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을 우선 순위 의제의 하나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21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스티븐 비건 대표가) 스탠퍼드 강연에서 제시한 우선 순위의 일부로 여러분의 관심을 돌리고 싶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인식 증진,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a freeze on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missile programs), 로드맵 작성 노력을 말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비건 대표의 강연에선 핵·미사일 등 WMD의 '동결'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실무협상에 새롭게, 혹은 은밀하게 의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공식적 자리에서 초기단계에서의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freeze)'이란 단어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북·미 양측이 비핵화의 진전된 구체적 조치보다는 핵·미사일 동결 카드와 일부 남북 경협사업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이른바 '스몰 딜'로 매듭을 지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업위성에 찍힌 북한의 산음동 ICBM 기지.

상업위성에 찍힌 북한의 산음동 ICBM 기지.

즉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부분적 동결, 혹은 개발 동결을 미국이 얻어내는 대신, 금강산 관광사업 등 일부 경협 관련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등 '상응 조치'를 북한에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최근까지 워싱턴 조야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내가 미국과 미국민의 안전을 지켰다"고 대내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 대두된 바 있다.  
 
다만 이날 미 고위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는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big bites) 움직여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잘라 진행하려는 북한과는 다른 입장을 고수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비건 대표가) '동시적·병행적 조치'를 언급한 것은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비핵화) 과정의 핵심 동인으로서 점진적인 조치를 원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막바지에 접어든 실무협상에서 북한을 향해 구체적이고 '덩치 큰' 비핵화 실행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박인 셈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또 미국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 개념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실무협상팀의 최우선 과제이며 (의견 일치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의 기초이자 출발점이 되는 비핵화 개념의 일치 조차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선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비핵화 선택을 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가 북한과 상대하는 이유는 비핵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선 "정상이 일대일로 만나는 단독 정상회담과 식사, 각각의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의 기회가 있게 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고위관계자의 발언 중 '인센티브(incentive)'란 용어를 두고 한국 언론들이 고위 당국자의 의도와 달리 해석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고위당국자는 모두발언에서 여전이 대북 제재가 가동 중임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북한인들 스스로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만들기 위한 모든 인센티브를 만들어내는 제재들을 여전히 가동 중이다(we still have in place a punishing set of sanctions that create every incentive for the North Koreans themselves to make the right set of choices)"며 "그저 우리는 북한인들이 특정 지점에서 올바른 선택을 선택을 할 것임을 인식하고 있고,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모든 인센티브(유인책)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It just means that we recognize that the North Koreans are at a certain point are going to have to make the right choice here and we are giving them every incentive to do so)"고 강조했다. 즉 인센티브의 뜻을 보상이란 '당근'의 뜻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란 폭넓은 뜻, 여기선 채찍을 뜻하는 '제재'의 의미로 쓴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언론들이 이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모든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며 비핵화 대가로 경제발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거의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 로이터는 이날 오후 올린 기사에서 "미 당국자는 미국의 징벌적 제재는 북한을 (비핵화로) 움직이게 하는 인센티브로 남을 것(The officials noted that punishing U.S. sanctions would remain in place to give North Korea an incentive to move)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