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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65세 바꾼 ‘수영장 익사’ 4세 아이, 4명에 장기기증하고 떠나

대법원이 기존 판결에서 60세로 인정한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령을 65세로 상향할지에 대한 상고심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21일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들이 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기존 판결에서 60세로 인정한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령을 65세로 상향할지에 대한 상고심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21일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들이 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미있는 결론이 나와서 다행이다.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소송을 시작했다”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끌어올린 ‘4세 아동 수영장 익사 사건’의 원고인 박모(45)씨는 21일 대법원 선고 직후 대법정을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대법원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최후 연령을 65세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기존 60세였던 기준을 30년 만에 상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망하거나 노동력을 상실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 계산 시 기준이 되는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노동에 종사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을 산정하는 실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 거주하던 박씨는 지난 2015년 4세였던 아들을 데리고 인근 수영장을 찾았다. 물놀이 도중 아이가 풀장에 빠졌고, 뒤늦게 사고 사실을 발견한 안전요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병원에 옮겨진지 6일만에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숨졌다. 그러면서 박군은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목숨을 살렸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53·사법연수원 27기)는 2017년 5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박씨를 돕기 위해 무료로 변론을 했다.
 
사건의 쟁점은 사망한 아동의 ‘가동연한’을 몇 살로 볼 것인지 였다. 박씨 가족은 2015년 8월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로 4살 아들이 사망하자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액과 위자료 합계 4억9354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벌어들일 수 있었던 수입이 2억8300여만원이라고 계산했다. 성인이 된 후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2031년 12월부터 만 60세가 되는 2071년 3월까지 일할 수 있었다고 가정해,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월 22일 소득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보고 그 중 3분의1을 생계비로 공제했다. 그래서 박씨와 배우자에게는 1억1600여만원, 아이의 누나에게는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론냈다. 항소심 역시 예상 수입을 똑같이 산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 박씨가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총 2억5416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깨고 ‘노동가동 연한을 65세로 상향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계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노 변호사는 2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보통 비슷한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보험사의 설득으로 많은 피해자가 중도에 포기한다”며 “그래서 가동연한 상향 쟁점이 대법원까지 올라오지 못했던 것 같은데, 박군 부모는 대법원까지 가자고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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