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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업체까지 간섭하는 프랜차이즈, 법원에선...

기자
김용우 사진 김용우
[더,오래] 김용우의 갑을전쟁(6)
한때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가 갑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가맹 본부가 75명의 점주에게 인테리어를 재단장해야만 재계약이 된다며 사실상 공사를 강요한 겁니다. 비용은 전부 업주에게 부담시키고, 자발적 의사로 오래된 매장을 리뉴얼한다는 내용의 문서까지 작성토록 했지요.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가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본부에 피해금을 지급하라는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연합뉴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가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본부에 피해금을 지급하라는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본부에 5억원 넘는 피해금을 지급하라는 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명 가맹점 법에선 가맹 본부의 권유나 요구로 점포환경개선을 할 때는 본부가 비용의 20~40%를 분담해야 한다고 명시해놨는데요. 이를 피하려 꼼수를 썼다가 된서리를 맞은 것이란 비판이 나왔습니다.
 
가맹사업 분쟁 조정신청, 10년 새 3배로 급증
4만669곳.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전국 가맹점 수입니다. 가맹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점주들이 본부의 갑질이라고 주장하는 행위 역시 잇따르고 있는데요. 가맹 사업 관련 분쟁조정신청은 2016년 593건에 달해 10년 전과 비교해 약 3배로 늘었습니다.
 
가맹사업 시장이 커지면서 가맹사업 분쟁조정신청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시장이 커지면서 가맹사업 분쟁조정신청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점들은 모두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팝니다. 가맹 본부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상품 등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이지요. 인테리어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가맹 본부는 가맹 계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정보공개서를 통해 이러한 점을 고지하고 특정 인테리어를 계약조건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인테리어를 본사가 지정하는 업체에만 맡기도록 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A사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유럽풍 빈티지 스타일’을 추구한 A사는 인테리어를 할 때 본사 혹은 정해준 업체를 통하도록 계약을 맺었습니다. 점포 내부 인테리어 공사나 장비 등을 점주가 선택할 수 없던 겁니다.
 
행여나 가맹점주가 다른 업체와 인테리어 시공을 할 경우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며 심지어 이미 낸 가맹금까지 돌려받지 못하도록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놨지요. 자신이 지정한 업체만이 유럽풍 빈티지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시공하는 것이 맞고, 이것이 또한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고 A사는 주장했습니다.
 
일부 가맹점주는 다른 인테리어 업자에게 시공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A사는 거부했습니다.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고 서울고등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요. 가맹점주들은 정보공개서를 통해 계약 체결 전부터 인테리어 시공을 A사에 맡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원치 않을 경우 가맹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지요.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A사가 가맹점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본 겁니다. 가맹점 법 제12조와 시행령은 설비·원재료 등의 구매·판매와 관련, 부당하게 가맹 점주에게 가맹 본부를 포함한 특정 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프랜차이즈 상품의 고유한 맛을 내기 위해 특정 식재료 사용을 강제하는 것처럼 경영에 필수적이라는 사유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경우는 예외로 합니다.
 
가맹사업법 제12조와 시행령. [제작 조혜미]

가맹사업법 제12조와 시행령. [제작 조혜미]

 
정보공개서를 통해 미리 공개했다는 A사 주장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서는 가맹 희망자가 가맹 본부와의 거래조건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가맹 계약 체결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봤습니다. 정보공개서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가맹 본사의 부당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A사에 불리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특정 연도 A사의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이 인테리어 공사와 관련된 겁니다.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두59686 시정 명령 등 취소). 그런가 하면 한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들이 장사를 위해 꼭 사야 하는 필수품목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폭리를 취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지요. 점주들은 본사가 매입한 금액과 납품받는 금액이 두 배 넘게 차이 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본사가 제공하는 치즈 대신 외부에서 이를 구매해 썼다가 가맹계약 해지를 당했는데요. 법원은 이를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앞서 가맹점 법의 예외에서 설명했듯 치즈에 따라 피자 맛이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본사 것을 써야 한다는 이유가 인정된 겁니다.
 
가맹 본사가 아예 가맹점과 500여m 떨어진 곳에 본사 직영점을 낸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2000만원의 위자료를 줘야 했습니다. 가맹 본사는 브랜드 홍보 효과를 주된 목적으로 대규모 매장을 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2017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4회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업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최근 가맹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갈등도 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4회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업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최근 가맹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갈등도 늘고 있다. [중앙포토]

 
정부는 가맹 본부와 가맹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육성하기 위한 ‘2019년 가맹사업진흥 시행계획’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직접 나설 만큼 가맹 본부와 가맹점 상생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그만큼 가맹점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올해부터는 프랜차이즈 갑질 관행으로 지적됐던 차액가맹금(본사가 점주에게 납품하는 품목의 마진) 관련 일부 정보가 공개됩니다. 가령 직전 사업 연도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이나 가맹점당 매출 대비 차액가맹금 비율이지요. 다만 그것도 가맹희망자에 한해 공개되고 원가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수익 보장한 가맹점 폐점시 손해 배상해줘야
최근 한 점주가 월 3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말만 믿고 덜컥 가맹점을 열었다가 이곳에서 판매하는 빵이 유해하다는 텔레비전 방송 탓에 매출이 급감, 결국 폐점한 사례도 있습니다. 가맹 본부의 대표는 결국 점주에게 가맹 비용의 70%를 물어줘야 했다고 하지요. 책임지지 못할 약속이었다고는 하지만 수익보장까지 해가면서 가맹점을 유치해야 하는 가맹 본사들의 속사정도 그리 녹록지는 않아 보입니다.
 
김용우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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