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당한 이유없이 승진 안 시키거나 휴가 안 보내도 ‘직장 내 괴롭힘’

#김종현(가명)씨는 퇴직 전 회사에서 수모를 당했다. 출근해 보니 개인용 컴퓨터가 사라졌다. 상사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했다. 며칠 후 책상은 벽 바로 앞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한 달가량 ‘면벽 근무’를 했다. 사표를 쓸 수밖에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김씨에게 원래 하던 업무가 아니라 보조 업무 같은 것을 부여했다면 어떻게 될까. 퇴사 압박용이거나 ‘왕따’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 또한 괴롭힘에 해당한다.
 
고용부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판단·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이 발효되는 데 따른 선제 조치다. 그러나 행위의 의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을 전망이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매뉴얼은 이를 인용해 ‘괴롭힘의 발생 장소가 사업장 안이 아니라도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사내 메신저나, 사회관계망(SNS)에서 벌어지는 일도 포함된다는 의미다.
 
고용부가 제시한 괴롭힘의 유형은 다양하다. 폭력이나 욕설, 모욕적 발언, 집단 따돌림은 당연히 포함됐다. 여기에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 성과를 조롱하는 행동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봤다. 훈련·승진·보상 등에서 차별하거나 업무 관련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정당한 이유’를 두고 해석이 다를 수 있고, 중요 정보인지 아닌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게 논란거리다.
 
▶이유 없이 휴가·병가는 물론 각종 복지혜택을 못 쓰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 ▶음주·흡연·회식 참여를 강요하는 행위 ▶사적 심부름 같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반복적으로 지시하는 것도 괴롭힘으로 분류된다.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다른 법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처벌할 수 있다. 상사의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우울증에 걸린 경우 법원이 상해죄를 적용한 판례가 있다. 명예훼손죄도 가능하다. 괴롭힘이 성차별에 해당한다면 남녀고용평등법이 우선 적용된다. 그러나 당사자가 직접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각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과 발생 시 조치에 관한 내용을 취업규칙에 담아야 한다.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최태호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 피해 신고를 이유로 해고를 비롯한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