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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수비수 김진수 “100번 꺾여도 일어선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고도 개막 직전 부상 탓에 이탈했던 김진수. ‘백절불굴’ 이라는 글귀를 팔뚝에 새긴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고도 개막 직전 부상 탓에 이탈했던 김진수. ‘백절불굴’ 이라는 글귀를 팔뚝에 새긴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프로축구 K리그 1이 다음 달 1일 개막한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던 전북 현대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전북은 특히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난 뒤 포르투갈 출신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영입했다. 베테랑 이동국(40)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그라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수비진엔 어느덧 중견으로 성장한 김진수(27)가 버티고 있다.
 
김진수는 축구 팬들 사이에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 차례 모두 부상에 발목이 잡혀 개막 직전 낙마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개막을 앞둔 21일 전북 완주의 클럽하우스에서 김진수를 만나 올 시즌 각오와 함께 두 차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심경을 들어봤다.
 
“새로 오신 모라이스 감독님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과 스타일이 비슷해요. 같은 포르투갈 출신이어서 그런지 빌드업(공격전개)을 추구하고, 좌우 수비진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공통점이지요. 특히 모라이스 감독님은 조제 모리뉴 밑에서 오랫동안 수석코치로 일해서 그런지 경험이 풍부해요.”
 
김진수는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진수는 “감독님이 올 시즌 목표를 3관왕(K리그·FA컵·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내걸었는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고도 개막 직전 부상 탓에 이탈했던 김진수. ‘백절불굴’ 이라는 글귀를 팔뚝에 새긴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대표팀에 뽑히고도 개막 직전 부상 탓에 이탈했던 김진수. ‘백절불굴’ 이라는 글귀를 팔뚝에 새긴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그의 오른쪽 팔뚝엔 한자로 ‘백절불굴(百折不屈)’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백번 꺾여도 절대 굽히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문신 이야기를 꺼내자 김진수는 “문신을 지울까 생각 중이다. 이 글귀 때문에 내 축구인생이 계속 꺾이는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김진수는 축구대표팀 왼쪽 수비수다. 하지만 김진수의 말처럼 그의 축구인생은 중요한 순간마다 번번이 꺾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명단 23명에 뽑혔지만, 발목부상 여파로 대회 개막 직전 낙마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도 대표팀에 뽑혔지만, 무릎부상 탓에 막판에 짐을 쌌다.
 
김진수는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신태용 감독님을 찾아가 ‘안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털어놨다. 김진수는 또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1차전을 집에서 TV로 지켜봤다. 2014년 월드컵 때도 탈락했던 경험이 있어 마음이 크게 아프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킥오프 30분 전부터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며 “그런데 나와 같은 포지션인 박주호(울산) 형이 전반에 부상을 당했다. 괜히 울컥한 심정에 옆에 있던 아내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에도 출전이 불투명했다. 지난해 3월 부상을 당했던 김진수는 7개월 만인 10월에 복귀한 뒤 막판에 깜짝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렇게 김진수는 불운과 작별하는가 싶었다. 특히 김진수는 지난달 23일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전반 추가시간에 다이빙 헤딩슛으로 결승 골을 뽑아냈다. 김진수는 “중학교 이후 헤딩골을 처음 넣어봤다. 한마디로 ‘얻어걸렸다’고 할 만하다”며 “감독님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라고 했다. 크로스를 올린 이용(전북) 형에게 공을 달라고 손을 흔들었는데 운 좋게 골이 터졌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이어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영웅이 될 뻔했다. 그는 후반 31분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아깝게 아웃됐다. 몇cm 차이로 빗나갔고, 결국 한국은 0-1로 졌다.
 
김진수는 “결과적으로 카타르가 (한국보다) 실력이 더 좋은 팀이었다”고 인정하면서 “프리킥이 조금만 더 골포스트 안쪽을 맞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며 “집에 돌아왔더니 TV에 얼룩이 많더라. 아내의 손바닥과 눈물 자국이었다. 클로즈업된 내 모습을 가까이 보기 위해 TV 앞으로 다가가다 보니 그렇게 됐다더라”고 밝혔다.
2017년 백년가약을 맺은 김진수와 아내 김정아씨. [사진 전북 현대]

2017년 백년가약을 맺은 김진수와 아내 김정아씨. [사진 전북 현대]

 
김진수는 2017년 5월 31일 아나운서 출신 김정아 씨와 결혼했다. 김진수는 결혼식 당일 오전에도 파주에서 대표팀 훈련을 한 뒤 오후에 결혼식을 했다. 김진수는 “원래 결혼식이 6월1일이었는데, 대표팀 일정을 고려해 날짜를 하루 앞당겼다. 오전 11시에 대표팀 훈련을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달려가 정신없이 결혼식을 치렀다. 신혼여행도 6개월 뒤에 갔다. 지금도 아내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1월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한국과 바레인의 16강 연장전.    골을 성공시킨 김진수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한국과 바레인의 16강 연장전. 골을 성공시킨 김진수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수는 지난달 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은 뒤 유니폼 안에 축구공을 넣고 뽀뽀를 하는 ‘임신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진수는 “임신한 아내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오는 6월 말에 아기를 낳을 예정”이라며 “예비 아빠가 되니까 축구를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동료이자 대선배인 ‘오남매 아빠’ 이동국 형을 보면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에는 30세가 된다. 김진수는 “아직 말하기 이르지만, 축구인생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남은 3년 동안 준비하겠다. 브라질과 러시아 월드컵엔 못 갔지만, 카타르에선 꼭 뛰고 싶다”고 했다.
 
김진수는…
출생: 1992년생(27세)
체격:키 1m77㎝, 몸무게 69㎏
포지션:왼쪽 수비수
소속팀: 일본 알비렉스 니가타(2012~14)
독일 호펜하임(2014~16)
전북(2017~)
A매치 기록: 38경기 1골
팔뚝 문신: 백절불굴
(百折不屈·백 번 꺾여도 굽히지 않는다)
 
월드컵 도전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무산
(23명 최종명단에 뽑혔지만, 대회 직전 발목부상 하차)
●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출전 불발
(26명 명단 포함됐으나, 무릎부상으로 하차)
● 2022년 카타르 월드컵: ?
 
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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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