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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시가격, 비전문가가 단순 계산하니 뒤죽박죽"

정수연 아시아부동산학회 사무총장 겸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 [한국감정평가학회]

정수연 아시아부동산학회 사무총장 겸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 [한국감정평가학회]

감정평가사는 주택 등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를 가격으로 표시하는 전문가다. 그런데 감정평가사 자격증도 없는 사람들이 어림셈으로 주택 공시가격 결정을 주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수연 아시아부동산학회 사무총장 인터뷰
공시가격 기초한 세금 부과 정당성 불신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로 변경해야
국토부의 근거 없는 개입도 피해야

공시가격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공시가격에 기초한 세금 부과 등은 정당성을 갖추기 어렵다. 이 현상은 국내에서 10여 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최근 부동산 공시가격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이 문제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정수연 아시아부동산학회(AsRES) 사무총장 겸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제주대 교수)는 이런 문제를 지적해온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정 교수는 2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주택 공시가격은 감정평가사가 아닌 무자격자들에 의해, 감정평가(appraisal)가 아닌 산정(calculation) 방식으로 결정되고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일문일답.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정부의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반대하는 건가
아니다. 현실화하려는 대의에는 동의한다. 다만 현실화를 하려면 잘못된 공시가격 결정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세금이 인상될 텐데, 납세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공시가격을 제공하고 그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누가 주택 공시가격을 작성하고 있나.
표준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한국감정원 소속 일반 직원 250명가량이 주로 공시가격 결정에 관여한다. 이 직원들은 비전문가다.
 
감정원 소속 감정평가사 200명가량도 참여하는데.
그러나 주택 공시가격을 정하는 방식이 감정평가가 아니라 산정이기 때문에 감정평가사 200명이 투입되는 건 의미가 없다.
 
감정원이 주체인데 감정평가를 하는 게 아닌지.
‘감정원’이 주는 느낌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산정을 하는 게 맞다. 감정원은 2016년 9월부터 감정평가 업무를 못하게 돼 있다. 현재는 부동산 시가 조사 기관에 가깝다. 감정원은 국민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이름을 바꿔야 한다.
 
산정은 감정평가와 어떻게 다른가.
감정평가는 감정평가3방식(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과 최유효이용분석 등을 고려하는 전문적인 평가 방식이며 미국·영국·캐나다에서 과세평가에 사용하는 국제표준이다. 산정은 인근의 실거래신고가격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국내에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산정을 하면 정확도가 어떻게 떨어지나.
단순히 부정확하다는 게 아니다. 저가 주택일수록 실제 가치보다 높게, 고가 주택일수록 낮게 계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저가 주택의 경우 거래량이 많고 투기적 거래도 있어 가격이 실제보다 높아지게 된다. 고가 주택의 경우 거래가 드물기 때문에 실제보다 보수적으로 계산하게 되고, 증여 등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언제부터 주택 공시가격을 감정원이 산정했나 
공동주택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산정이다. 단독주택은 민간 감정평가사들에 의해 감정평가되다가 2017년부터 감정원에 의해 산정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토지의 경우 현재 감정평가 방식을 따르고 있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도 감정평가로 통일해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주택이든, 비주택이든 모두 감정평가로 공시가격을 만든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감정원 산정 후 국토교통부가 사후 조정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지 않나.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국토부 공무원들도 감정평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본 대책은 산정 방식을 감정평가로 바꾸는 것이다.
 
그럼 국토부가 특정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도 문제인가.
그렇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의 경우 열람 기간에 한 표준주택의 공시가격을 30억원이라고 해놨다가 10억원을 깎아주기도 했다. 30억을 잘못 산정한 거라면 감정원의 전문성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후 근거 없이 10억원을 감액했다면 과도한 개입이다. 위법성이 없는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전 정권도 부동산 공시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나.
공시가격 결정의 중립성 훼손 문제는 오랜 문제다. 하지만 그때는 전체에 대해 일률적으로 올리고 내렸다. 이번 정부는 특정 부동산만 지목해 올리고 내리고 해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 부분은 추후 국토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주택 공시가격 산정 방식을 감정평가로 바꾸는 것 외에 개선할 점이 더 있는지.
감정평가사들이 부동산의 시장가치를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중립성 보장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납세자에게 정확한 공시가격을 제공하고 공시가격 작성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조세 저항을 최소화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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