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트로트 첫 도전 김세환 “나처럼 쉽게 된 가수 없어 항상 감사”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김세환. 19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 김세환. 19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사랑이 무엇이냐~ 무엇이 사랑이더냐~”
흥겨운 도브로 기타 연주 사이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구성진 가락에 담백한 창법의 조화가 낯설면서도 반갑다. 가수 김세환(72)이 데뷔 50년 만에 처음 내놓은 트로트 곡이기 때문이다. 20일 발표한 정규 앨범 ‘올드 & 뉴’에는 ‘사랑이 무엇이냐’ 등 신곡 4곡과 ‘옛친구’ 같은 기존 히트곡 등 총 10곡이 담겼다. 2000년 리메이크 앨범 ‘리멤버’ 이후 19년 만에 나온 신보다.
 
발매 당일 서울 서소문에서 만난 김세환은 “오래간만에 녹음실에 들어가려니 떨려서 혼났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2009년 ‘지금은 라디오시대’, 2010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출연을 계기로 조영남ㆍ송창식ㆍ윤형주ㆍ이장희 등 세시봉 멤버와 꾸준히 무대에 오른 사람답지 않은 의외의 대답이었다.  
 
“무대랑 취입은 완전히 달라요. 권투선수가 사각 링 위에 오르는 기분이랄까요. 입술에 침 한 번도 맘대로 바를 수 없는 걸요. 연주에도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예전에는 녹음 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편곡하면서 새로운 악기들도 많이 써봤어요. 특히 도브로는 컨트리 음악에서는 필수 악기인데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을 안 했거든요. 연주자가 없어서. 영국 유학까지 다녀온 세션을 섭외해서 완성도를 높였어요.”
 
처음 트로트에 도전한 김세환은 "한번쯤 전통가요를 불러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글로벌미디어]

처음 트로트에 도전한 김세환은 "한번쯤 전통가요를 불러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글로벌미디어]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사실 신곡을 내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죠. 그런데 좋은 곡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나는 전통가요도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많은데 맨날 비슷한 노래만 오더라고. 그러다 ‘옛날이 난 참 그립다/ 청바지 통기타 하나면 세상이 전부 내꺼같던/ 그 시절이 난 너무 그립다’(‘정말 그립다’)를 듣는데 와 이건 정말 내 얘긴데 싶더군요. 더 늦으면 힘들 것 같아 욕심도 나고요.”
 
‘내 나이가 어때서’로 스타덤에 오른 작곡가 정기수와 만나면서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 다른 곡은 없냐”고 물을 때마다 한 곡씩 돌아온 곡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비가 오면 어느새’는 포크 감성을 그대로 계승하고, ‘내 세상’은 록의 느낌도 가미돼 있다. 4곡 모두 한 사람 작품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구성이다. 직접 써볼 생각은 없었냐고 묻자 “두세곡 써봤는데 영 아니더라. 괜히 질척거리느니 열심히 부르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고 손사래를 쳤다.
 
운동을 즐겨 하는 덕분에 후드집업도 잘 어울릴 만큼 동안을 자랑한다. [사진 글로벌미디어]

운동을 즐겨 하는 덕분에 후드집업도 잘 어울릴 만큼 동안을 자랑한다. [사진 글로벌미디어]

1969년 TBC 대학생 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며 데뷔한 그가 꼽은 장수 비결 역시 인복이다. 당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경희대 선배 윤형주와 함께 학교 축제 무대에 오르며 연을 맺었다. 이후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해서 부른 ‘돈 포겟 투 리멤버’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72년 TBC 방송가요대상 신인상을 시작으로 74~75년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대한민국에서 나처럼 쉽게 된 가수는 없어요. 그땐 통행금지 때문에 행사 끝나면 집에도 못 갔거든. 근데 여기서 송창식 형이 ‘사랑하는 마음’을 부르고, 저기서 장희 형이 ‘비’를 흥얼대고 있어요. ‘그 곡 내가 불러도 되냐’고 하면 바로 줬거든요. 화음도 넣어주고. 완전 행운아죠. 너무 감사하고. 그래서 형주 형하고 9개월 차이밖에 안 나는데 아직도 잔심부름을 다 하잖아요. 세시봉 막내라고. 저도 벌써 일흔이 넘었는데 말이죠.”
 
그는 "보름 전에도 스키를 타러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는 "보름 전에도 스키를 타러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하지만 그는 나이가 무색하게 탄탄한 근육을 자랑했다. 그는 68년부터 타기 시작한 스키도, 86년 국내에 처음 들여온 산악자전거(MTB)도 여전히 즐긴다고 했다. 2007년 에세이집『김세환의 행복한 자전거』를 출간하기도 한 그는 “지금도 시간만 있으면 탄다. 너무 추워서 못 타면 등산을 간다”며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을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에서 화면 조정 시간이면 “스타도라 스타도라 스타도라 품바~”(‘목장길 따라’)가 흘러나오는 것도 봤다며 껄껄 웃었다.  
 
하여 그의 지론도 명쾌했다. “저는 노래도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시절 우리 노래를 좋아했던 학생들도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습니다. 팬들도 같이 늙어가는 거예요. 그 사랑에 보답하려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해야죠. 50주년 기념 콘서트도 좋지만 노래 교실도 좋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습니다. 이제 ‘콘서트 7080’도 없어지고 ‘가요무대 하나밖에 안 남았잖아요. 그래도 이미자ㆍ나훈아ㆍ이장희 등 건재함을 보여줄 동지들이 많아 든든합니다.”
관련기사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