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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북·미대화 반대파 등 50~70명 숙청”

지난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북·미 외교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낸 인사들을 대거 숙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싱크탱크 북한전략센터(NKSC) 보고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 외교에 반대하는 인사를 추방, 수감하거나 숙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숙청당한 인사는 50~70명”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의 자산도 압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전략센터는 서울에 위치한 싱크탱크로, 이 보고서는 북한의 전현직 고위 관료 20명과 북한 주민 5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해당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북한 보위사령부 고위 간부들이 수만달러 비자금을 가지고 있는걸 비난하며 숙청을 시작했다”며 “숙청 대상엔 김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절대 손대지 못했던 군 고위간부들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숙청은 김위원장이 자신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불법으로 재산을 축적해온 고위 관리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지도부가 보위사령부를 겨냥해 숙청을 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WSJ은 이날 “김 위원장이 한국, 미국과 외교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비둘기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매파’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WSJ 해당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관영 매체는 이번 탄압을 ‘반부패 운동’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론 반대파들의 입을 닫게 하고 유엔 제재에 대응해 북한의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숙청 과정에서 북한이 압류한 금액은 수백만 달러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김 위원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재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봉 전 국정원 대북정책실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북한의 숙청은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동안 체제 안정을 위해 충성파들의 부패를 어느 정도 용인해왔지만 제재로 그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의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공개적으로 선포했는데 이는 북한 지도자로서 보기 드문 발언”이라고 전했다.
 
NKSC의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은 “이런 상황이 북한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다는 증거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김 위원장의 장악력이 확고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이번 숙청은 북한이 지난 2017년 총정치국 소속 10명을 뇌물 수수혐의로 숙청한 것에 뒤이은 조치”라며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말부터 현재까지 400여명을 숙청했다”고 밝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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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