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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노이의 ‘양철’…“김혁철 쿠바 유학파, 박철은 북한 한승주”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가 19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가 19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미국과 북한의 실무 담판팀이 집결하고 있다. 북한 측 실무협상팀의 얼굴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19일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김혁철은 최강일 외무성 국장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동행했다. 실무협상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박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6일부터 하노이에서 잠행 중이다.
 
미국 실무협상팀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조만간 하노이로 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의전팀 외에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 등을 이미 하노이에 파견했다. 알렉스 웡과 박철이 이미 접촉했다는 전언도 현지에서 나왔다.
 
복수의 정부·민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대미 협상을 이끄는 두 ‘철’인 김혁철과 박철은 이름은 비슷해도 스타일은 대조적이다. 김혁철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따라서 지난달 워싱턴을 찾았을 당시의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김혁철 대표는 상대방이 연장자인데도 지위가 낮으면 하대(下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스페인 주재 대사 출신인 김혁철은 현재 국무위원회 소속이다. 김혁철은 외교관 경력을 갖고 있지만 젠틀한 이미지의 외교관은 아니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그렇다고 둔한 스타일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북·미 실무 협상의 포인트맨(point man·척후병)이 김혁철”이라며 “스마트하고 핵 문제 관련 공부가 잘 돼 있다”고 전했다. 김혁철의 스페인 대사 시절 그와 가깝게 지냈던 마리오 에스테반 엘카노 왕립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통화에서 김혁철을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로 평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예상 수행단

2차 북·미정상회담 예상 수행단

 
정부 안팎의 소식통은 “김혁철의 전공은 영어로, 석·박사까지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쿠바에서 유학하며 스페인어를 배워 스페인 주재 초대 북한 대사로 부임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설사 영어 실력은 별로라고 해도 현지어를 구사하는 인물을 대사로 파견한다”며 “쿠바 유학도 현지어를 미리 공부해 둔다는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혁철의 본명이 ‘김현철’이라는 첩보도 있다. 서울의 대북 소식통은 “대사 부임을 할 경우 북한 인사들은 가명을 쓰거나 개명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박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연합뉴스]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박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연합뉴스]

 
외교관의 통상적 이미지에 들어맞는 인물은 오히려 박철 부위원장이라고 한다. 박철에 대해 미국의 소식통은 “그는 통전부 소속으로 정통 외교관은 아니다”면서도 “성격이 차분한 데다 발군의 영어 실력은 외교관보다 낫다는 평도 있다”고 전했다. 박철은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으로 근무해 미국 내에서도 그를 잘 아는 이들이 있다. 재미 평화운동가인 크리스틴 안은 e메일을 통해 “박철 부위원장은 북·미 협상에 적격인 진정한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안씨는 2015년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국제적 페미니스트 등과 함께 남과 북을 횡단하는 프로젝트인 ‘위민크로스DMZ’를 기획하며 당시 박 참사관을 접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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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다른 소식통은 “박 부위원장을 만나 본 이들은 한국의 한승주 전 장관을 떠올린다”며 “차분한 성격에 예의도 바르면서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절대 양보하지 않을 스타일인 김혁철과 들어주는 스타일인 박철이 ‘굿 캅 배드 캅’ 식으로 미국 측의 공세와 설득을 막고 피하려는 구도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김혁철 대표와 박철 부위원장의 캐릭터에 따라 협상 국면이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며 “결국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마리오네트(marionette·꼭두각시)라는 점이다. 모든 결정은 김 위원장이 내린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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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