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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33대 팔린 스위치, 닌텐도 부활 이끌었다

40대 아빠 침대 위 최애템 '스위치' 
닌텐도스위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의 한 장면. [사진 닌텐도 코리아]

닌텐도스위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의 한 장면. [사진 닌텐도 코리아]

 아이 셋을 둔 아빠인 김 모(41) 씨는 매일 밤 자정이 넘으면 침대 위에 엎드려 닌텐도스위치(이하 스위치)를 켠다. 아이들이 자는 틈을 타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요즘 즐기는 게임은 ‘디아블로3’와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이다. 두 게임 모두 김 씨가 십수 년 전 대학생 시절 시리즈 전작을 즐겼던 추억의 게임들이다. 김 씨는 “스마트폰 게임은 레벨을 올리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현금 결제를 유도해 흥미를 잃었다”며 “스위치는 어렸을 적 아케이드 게임기처럼 딱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저장한 다음, 이어서 할 수도 있고 게임 자체도 어렵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1분에 33대 팔려나간 닌텐도스위치
닌텐도스위치 [사진 닌텐도 코리아]

닌텐도스위치 [사진 닌텐도 코리아]

 스위치를 켠 닌텐도가 세계 게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닌텐도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스위치의 누적 판매 대수는 3227만대로 집계됐다. 2017년 3월 출시 이후 1년 9개월간 기록한 판매량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분에 약 33.5대꼴로 팔린 셈이다. 스위치용 게임 타이틀은 같은 기간 1억6361만장이 판매됐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NPD그룹은 “스위치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콘솔이며 2015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이후 모든 하드웨어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콘솔 게임 불모지로 불리는 국내에서도 닌텐도 스위치의 반응이 뜨겁다. 주요 판매 채널인 이마트에서 지난해 게임 전체 매출의 51%를 스위치가 차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전년 대비 스위치 매출이 40.8% 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16년 2627억원에서 2017년 3734억원으로 42.2% 증가했다. 백서는 2017년 12월 국내에 출시된 스위치가 한 달간 11만대 이상 팔리고, 관련 소프트웨어들도 함께 인기를 끌면서 콘솔 게임 시장의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혁신의 아이콘서 퇴물 취급받다 부활  
닌텐도스위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젤다의 전설 한 장면. [사진 닌텐도 코리아]

닌텐도스위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젤다의 전설 한 장면. [사진 닌텐도 코리아]

 닌텐도는 2000년대 중후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와 콘솔 위(Wii)를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억대 이상 팔며 세계 IT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우리는 닌텐도 같은 것을 개발할 수 없냐”고 질타해 이른바 ‘명텐도’로 불리는 국내산 게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 산업이 재편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2011년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이듬해 위의 후속 모델인 위유(Wii U)를 출시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1300만대 판매에 그치면서 3년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원이 지배하는 콘솔 시장에서 존재감은 갈수록 미미해졌다. 2008년 6월 6만3800엔으로 정점을 찍었던 주가는 8060엔까지 추락했으며 2015년까지 1만엔 안팎을 오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월 닌텐도스위치용으로 출시된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소개 화면[닌텐도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1월 닌텐도스위치용으로 출시된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소개 화면[닌텐도 홈페이지 캡처]

한물간 회사 취급을 받았던 닌텐도는 2016년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를 전 세계적으로 흥행시키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듬해 위유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출시한 스위치는 닌텐도를 다시 글로벌 게임 강자로 화려하게 복귀시켰다.
 
마리오·포켓몬으로 신·구세대 모두 잡아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닌텐도의 롤러코스터 같은 반전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업계에선 세계적 트랜드인 뉴트로(new+retroㆍ새로운 복고) 현상이 스위치 출시 시점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뉴트로는 중년층이 청년시절 즐기던 문화가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새로운 감성으로 인기를 끄는 산업 전반의 현상을 말한다. 스위치 초반 인기를 견인한 타이틀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 등은 모두 30~40대가 어린 시절 즐겼던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장민지 연구원의 설명이다. 
 
“스위치는 지금 30~40대가 어렸을 적 처음 접했던 휴대용 아케이드 게임기와 굉장히 유사하게 생겼다. 그때 즐거웠던 추억을 가진 이들이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서 스위치와 관련 게임 타이틀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또 PC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접해 아케이드 게임기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10~20대에게도 스위치는 신선한 게임기다. 스마트폰, 기존 콘솔 게임기와 달리 가지고 다니며 즐길 수도 있고, 침대에 누워서도 할 수도 있고 TV를 연결해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연령대에 걸쳐 소구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 포인트들이 현재의 스위치 붐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2019'에서 관람객들이 과거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박민제 기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2019'에서 관람객들이 과거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박민제 기자]

 
뉴트로 열풍 등에 업고 인기
실제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도 게임시장의 뉴트로 현상은 두드러졌다. 소니 등 굴지의 게임업체 부스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최첨단 게임을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들도 많았지만 스트리트파이터2, 보글보글, 더블드레곤 등 고전 게임을 요즘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든 업체들의 부스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2019'에서 관람객들이 과거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박민제 기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2019'에서 관람객들이 과거 오락실용 아케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박민제 기자]

김경근 토이프랜즈MD는 “30~40대의 경우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그보다 어린 세대는 복고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게임기를 구매하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현질 유도' 모바일게임에 질린 사람들
 
수년간 게임 시장을 장악해온 모바일 게임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이 늘고 있는 점도 원인이다. 특히 모바일게임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부분 유료화(free to play) 시스템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부분 유료화는 게임 자체는 공짜 또는 저렴한 가격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더 잘 즐기려면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는 등 추가 결제를 계속해야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택수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정용 게임기 스위치 성공과 닌텐도의 재기' 보고서에서 “과거엔 공짜 또는 1000원 2000원이면 할 수 있었던 모바일 게임을 두고 5만~6만원씩 하는 콘솔 게임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았는데, 모바일게임에서 ‘현질(현금결제)’을 계속하다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들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닌텐도스위치 타이틀로 나온 마리오카트8의 한 장면. 스위치에는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 많다. [사진 닌텐도 코리아]

닌텐도스위치 타이틀로 나온 마리오카트8의 한 장면. 스위치에는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 많다. [사진 닌텐도 코리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많은 점,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에 편리하도록 하드웨어의 확장성이 좋다는 점도 스위치 붐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스위치는 게임에 따라 같은 자리에서 8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국내 대형게임사 한 관계자는 "최근에 친구네 가족과 캠핑을 갔는데 6명의 아이가 함께 스위치용 게임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모바일게임처럼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만나 같이 할 때 더 재미있는 게임이 많은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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