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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추천자 탈락하자 환경공단 임원 후보 다 떨어뜨려

김은경. [뉴시스]

김은경. [뉴시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선출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출국을 금지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환경공단이 이사장·상임감사 공모 과정에서 최종면접까지 통과한 후보자들을 전원 탈락시키고 재공모를 실시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청와대가 원했던 인사가 채용되지 못하자 합법적인 임원 선출 과정이 무산되고 재공모를 진행한 의혹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환경공단은 예산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환경부의 대표적인 산하기관이다. 지난해 경영 부실로 주요 사업 평가에서 ‘E등급(매우미흡)’을 받았다.  
 
이사장의 연봉은 성과급에 따라 1억3000만~1억7000만원, 상임감사는 1억~1억4000만원에 달할 만큼 높다. 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7월 12일 5명의 후보가 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최종 후보자로 올랐지만 모두 탈락했다.  
 
이후 재공모를 거쳐 올해 1월 참여정부에서 시민사회비서관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지낸 장준영씨가 임명됐다.
 
환경부의 ‘표적감사’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김현민 전 환경공단 상임감사는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특정 후보자를 제청했지만 청와대의 반발로 임명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이사장 후보가 검증을 모두 통과하지 못해 재공모를 실시하게 됐다”며 “형식적인 인사권은 저에게 있지만 임명은 청와대가 한다”고 밝혔다.
 
상임감사도 이사장 공모와 마찬가지로 7월 13일 7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이 진행됐지만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가 실시됐다. 이후 참여정부에서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를 지낸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출신 유성찬씨가 임명됐다. 유 상임감사는 환경공단 이사장 1차 공모 면접에서 탈락한 뒤 상임감사 재공모에 지원해 합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도 특정 후보를 합격시키기 위한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상임감사 1차 공모 과정에서 청와대가 추천한 전직 언론사 간부 A씨가 서류 전형에 탈락했던 점이 재공모에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 중이다.
 
당시 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장이었던 홍종호 교수는 “이사장과 감사의 최종 후보자로 올랐던 후보들이 갑자기 낙마하고 재공모가 진행됐던 이유에 대해선 별도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성찬 상임감사는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사장에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면접 준비를 제대로 못해 떨어졌다”며 “상임감사의 경우 열심히 준비해 지원했고 합격했다”고 말했다. 유 상임감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낙하산처럼 보이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
 
검찰이 환경공단 이사장과 상임감사 선출 과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자리의 전임자였던 전병성 전 이사장과 김현민 전 상임감사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서다. 김 전 상임감사는 “검찰이 청와대가 환경공단에 A씨를 추천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환경공단 산하기관 임원 선출 과정에 관여했던 공무원과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 등을 통해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산하기관의 전직 임원인 B씨는 “청와대와 김 전 장관 사이에서 산하기관 임원 인사를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부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어설프게 인사 개입을 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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