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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2차방북 보고 뒤 하노이담판 기대치 낮춘 트럼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북·미 정상회담을 알리는 대형 안내판이 설치됐고, 베트남 당국은 정상회담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의 국기를 연도에 나란히 걸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북·미 정상회담을 알리는 대형 안내판이 설치됐고, 베트남 당국은 정상회담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의 국기를 연도에 나란히 걸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주 초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직접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의 결과를 보고했다고 워싱턴 외교 소식통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비건은 평양에서 2박3일간(6~8일)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를 한 뒤 지난 10일 워싱턴에 돌아왔다. 비건의 ‘트럼프 보고’는 11~12일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비건의 평양행에 동행했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 보좌관도 동석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별도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비건 대표는 북한 측이 요구한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상세하게 전달했으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시할 구체적 합의 수준을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당초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으로부터 보고받았다는 것을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비건의) 보고를 통해 북한과의 이견이 워낙 큰 것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이 22일께부터 막판 실무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빅 딜’이 이뤄질 공산은 낮다는 게 백악관과 국무부 주변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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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에서 여러 다양한 관측과 전망이 오가지만 비건의 보고가 있은 뒤 트럼프 대통령과 비건이 어떤 발언을 했고, 어떻게 톤이 변했는가를 보는 게 중요하다”며 “그것이 현 상황을 가장 정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밤(현지시간) 텍사스주 엘페소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훌륭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그들(전임 대통령)은 85년가량 협상을 벌여왔는데(실제는 70여 년), 지금 그들(워싱턴 조야)의 불만은 ‘(비핵화 협상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싱가포르(정상회담장)를 떠난 건 15개월 전(실제는 8개월 전)”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정권이 오랜 기간 했어도 여의치 않았던 북한 문제를 자신만큼 단기간에 한 대통령이 없다는 특유의 자랑인 동시에 2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빅딜’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걸 암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눈높이 낮추기’는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1차 (싱가포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행운’이 깃들기를 희망한다. 난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고 한 뒤 돌연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핵과 미사일 실험의 동결(모라토리엄), 즉 현상 유지 정도면 만족한다는 식으로 비춰질 주장을 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비건으로부터 북한의 태도가 여전히 강경하다는 보고를 받고 하노이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점차 낮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회담에 대한 자신감과 낙관론을 드러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딜’을 할 것이다. 그리고 딜에서 성공할 것이다.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지난해 6월 1일), “뭔가 큰 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곧 알게 될 것”(6월 5일), “평생을 준비해 왔다. 정상회담을 할 모든 준비가 됐다”(6월 7일) 등의 발언을 거의 매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회담의 대미를 장식할 비핵화 합의와 관련한 세부 사항에는 아직 구체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깊은 회의론을 불식시킬 중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만큼 시간이 충분한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결국 실무선에서의 조율은 사실상 힘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에서 서로 ‘달콤한 유혹’을 던지며 ‘돌발 합의’를 시도하는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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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