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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 치료하기 40년, 하루 세 번 괄약근 조여라

손흥도 교무는 ’욕심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면서 이완할 때 소우주인 나의 몸이 대우주에 접속된다. 그 자체가 엄청난 충전이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는 ’욕심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면서 이완할 때 소우주인 나의 몸이 대우주에 접속된다. 그 자체가 엄청난 충전이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지난 13일 서울 종로5가 보화당 한의원에서 제산(濟山) 손흥도(70) 원불교 교무를 만났다. 그는 40년 넘게 마음을 닦는 수도자이자, 40년째 몸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다. 원불교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 단원과 원광대 한의과대학장도 역임했다. 23년째 방학 때마다 인도·네팔·러시아·몽골·독일 등으로 의료봉사도 다닌다.
 
1999년 7월 손 교무가 독일에 머물렀을 때 일이다. 레겐스부르크 의대 의사가 그에게 갑작스러운 제안을 했다. “제 환자를 좀 봐달라. 3년째 치료 중이지만 차도가 없다”며 한 여성을 데리고 왔다. 손목 골절로 3년째 왼손이 마비된 독일인 주부였다. 독일 의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손 교무는 마비된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손목에만 침을 다섯 개 꽂았다.
 
침에다 자극을 주며 5분이 지났다. 환자의 손가락이 꿈틀했다. 잠시 후에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여성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이후 레겐스부르크 의대에서는 손 교무를 ‘신의 손’으로 부른다. 그에게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의 이치를 물었다.
 
한의학에서 보는 사람의 몸은.
“한마디로 말하면 생명체다. 생명체는 정(精)·기(氣)·신(神) 세 가지로 돼 있다. ‘정(精)’은 몸뚱아리, ‘신(神)’은 마음(정신)이다.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생명체가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삼보(三寶)라고 불렀다.”
 
기(氣)가 정확하게 뭔가.
“기는 에너지다. 우리 몸에서는 호흡이다. 숨 쉬는 거다. ‘기’가 나가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고, 정신은 귀신이 된다. 그래서 기의 작용은 생명 활동 그 자체다.”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에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이 라는 글귀가 걸려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다.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에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이 라는 글귀가 걸려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다.

손 교무는 느닷없이 성경 구절을 꺼냈다.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창세기 2장 7절이다. “성경에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정·기·신’이 있다. 흙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이 뭔가. 그게 정(精)이다. 또 코에다 생기를 불어 넣지 않나. 그게 기(氣)다. 그래서 사람이 생령(生靈)이 된다.” 생령은 히브리어로 ‘네페쉬 하야’다. ‘호흡하는 생명’ ‘살아있는 존재’란 뜻이다.
 
건강하다는 건 무엇을 뜻하나.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마음이 편안한가. 세 가지다. 현대사회에서 긴장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 지나친 욕심, 심한 스트레스 등이 계속되면 병이 된다. 이완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운동도 좋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도 좋다. 절대 감사하면 심신이 건강해진다. 가장 높은 수준이 명상이나 참선이다.”
 
우리 몸이 막히는 건 어떻게 아나.
“몸이 내게 말을 해준다. 그런 인체의 언어가 통증이다. ‘통즉불통(通卽不痛) 통즉불통(痛卽不通)’.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몸은 어딘가 막히면 통증으로 말한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마비가 온다. 마비도 몸의 언어다. 통증 다음은 마비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몸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똑같더라. 막히면 통증이 오고, 그래도 안 풀리면 마비가 온다.”
 
요즘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는 다이어트다. 거기에도 이치가 있나.
“물론이다. 밤에 먹지 말아야 한다. 자연의 원리를 보라. 오전 5시부터 7시까지는 내 생명의 기운이 대장으로 간다. 이때는 일어나서 대변을 배설하면 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는 경맥의 순환이 위(胃)로 간다. 이때는 아침 식사를 잘하면 된다. 아침을 거르면 온종일 허하다. 그럼 간식을 더 찾게 되고 저녁을 많이 먹게 된다.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마쳐야 한다. 그리고 오후 9시 이후에는 일체 먹지 말아야 한다. 이때 먹으면 음식이 장내에 축적돼 아침까지 간다. 결국 살이 찌고 비만이 온다. 아침을 잘 먹어보라. 그럼 밤에 덜 먹는다.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은 아침을 잘 먹는 게 좋다.”
 
40년째 사람의 몸을 치료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건강법 하나를 소개한다면.
“책상에 앉아서 일하다가도 하루에 세 차례 항문을 조여주라. 바른 자세로 앉아서 괄약근을 수축하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그 자리가 ‘단전(丹田)’이다.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면 단전은 그 뿌리에 해당한다. 여자의 자궁도, 남자의 정(精)도 거기에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단전을 잘 지키고, 잘 키워야 한다.”
 
단전을 어떻게 키우나.
“우선 괄약근을 수축하면 단전에 힘이 간다. 그 자리에 의식을 집중해 보라. 이게 잘 될 때는 입 안에 저절로 맑은 침이 고인다. 도가(道家)에서는 그 침을 ‘신수(神水)’라고 부른다. 삼키면 몸에도 좋다. 다들 바쁘게 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항문을 조이며 단전에 힘이 가게 하라. 그러다 보면 자리가 잡힌다. 단전이 잡히면 몸의 중심도 잡힌다. 나무의 뿌리, 다시 말해 내 몸의 뿌리가 깊어지는 이치다.”
 
손 교무는 “우리 몸속에 문제와 답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내 몸이 먼저 말을 한다. 통증도 말이고, 피로함도 말이다. 배고픔도 말이고, 배부름도 말이다. 머리 아프고 배 아픈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몸이 하는 말에 내가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피로하면 쉬어 주고, 졸리면 자야 한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정상이 되고자 하는 항상성이 있다. 거기에 귀를 기울여라. 건강의 답도, 치료의 답도 모두 거기에 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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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