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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내수부양책 쏟아내니…10년 새 가계빚 2배

1~2년마다 찾아오는 잦은 선거에 따른 ‘단기 성과 집착’, 내수부양 우선 정책 등으로 국내 가계부채가 적절히 관리되지 못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정책 결정자가 단기 경제실적을 중요시할수록 거시건전성 관리에 소홀하기 쉽기 때문에 정책 기관의 책임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일 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 관리에 있어 단기성과 중심 정책 결정의 위험성’ 보고서에서 한국의 거시건전성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시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례로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국내 가계부채는 2008년 3분기 713조원에서 2018년 3분기 1514조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이 기간 가계부채는 소득 증가세를 웃돌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위험 해소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라면서 “그간 수많은 경고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다수 회원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졌지만 한국과 일부 북유럽 국가는 상승세다.
 
보고서는 “한국의 연금·사회안전망 체계가 북유럽 국가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한국의 가계부채 위험은 특히 더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가계부채 등 민간 신용은 내수부양에는 도움이 되나 중·장기로 보면 경제주체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보고서는 민간 신용 수준이 과도하면 경기 침체의 폭이 크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등 거시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원인으로 정책 결정자의 단기 성장률 집착 경향을 들었다. ‘성장률 3% 달성’ ‘일자리(고용)창출’ 등 지표를 임기 중에 좋게 하려다 보면 거시건전성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 2003∼2004년 카드 사태 때도 정책 결정자가 내수부양을 우선시하면서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2014년 하반기 이후 대출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었을 때도 내수 활성화 기조를 우선시하는 바람에 거시건전성 정책이 뒤로 밀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위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통화·재정 정책 등 전통적 경기 안정화 정책은 물론, 주택·금융까지 포함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내수를 부양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국회의원·지방 선거가 1∼2년 간격으로 이어지다 보니 단기 성과에 매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도 고용·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때 정권 초 목표치는 집권 기간 실제 달성한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돼도 당장의 대중적 인기에 부응하는 정책을 선호하게 되면 신용 과잉에 따른 위기 발발 가능성이 커지며, 중·장기 경제정책 운용 범위는 더욱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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