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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거리를 40분 돌아가"···달성·고령 '불통 다리' 싸움

길이 810m 다리 두고, 12㎞ 돌아가 
불통 다리 갈등. 현재 우륵교의 모습. 진입로에 쇠말뚝이 보인다.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현재 우륵교의 모습. 진입로에 쇠말뚝이 보인다. [사진 경북 고령군]

 
길이 810m, 폭 13m 차선까지 멀쩡하게 만들어진 다리를 놔두고, 12km 이상을 돌아서 오가는 곳이 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이 그렇다. 두 지자체를 연결하는 낙동강에 드리워진 810m짜리 다리 양쪽 입구엔 차량이 오 가지 못하도록 쇠말뚝까지 단단히 박혀 있다. 올해로 7년째인 달성군-고령군의 '불통 다리' 갈등이다. 이들 지자체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갈등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때 달성군(다사읍 방면)과 고령군(다산면 방면) 사이 낙동강 한가운데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강정고령보'를 준공했다. 그러고 강정고령보 위에 길이 810m 우륵교를 세웠다. 우륵교는 차량이 오갈 수 있도록 왕복 2차로로 건설됐다. 차량 통행 하중을 견디는 1등급(43.2t) 다리로 만들어졌다. 
불통 다리 갈등. 차량 통행이 차단된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차량 통행이 차단된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하지만 우륵교는 일반 차량 통행금지 상태로 개통됐다. 일반 차량 통행용 다리가 아니라 보 유지·보수 관리 차량용 다리라는 이유였다. 걸어서 건너거나, 자전거로 다리를 통행하는 것만 허용됐다. 열쇠를 달아 보 관리 차량이 진입할 때만 뽑고 다리에서 빠져나오면 다시 박는 쇠말뚝도 이때 다리 양쪽에 설치됐다. 불통 다리의 등장 배경이다.  
 
고령군 측은 "우륵교에 일반 차량 통행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달성군과 고령군의 왕래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고령군 측은 "멀쩡한 다리를 놔두고 대구까지 12㎞나 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해 물류비가 연간 300억원 이상 낭비된다. 3분만 하면 될 거리를 40분 이상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자본이나 관광객 유입 등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우륵교 차량 통행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달성군 측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유는 교통 혼잡과 상권 붕괴였다. 달성군 측은 "우륵교에 차량 통행이 가능해지면 달성군 쪽 일대에 차량이 몰려 교통이 혼잡해진다. 우륵교 진입로 부근인 디아크 문화관 공원 시설 주변에 조성된 상권도 고령군 쪽으로 넘어가 붕괴할 수 있다"고 했다. 입장이 곤란해진 우륵교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두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가 이뤄지는 게 우선이다"며 한발 물러섰다. 낙동강 5개 보 가운데 일반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곳은 이 구간 뿐이다. 
 
권익위가 직접 중재자로 나서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의 모습. [사진 경북 고령군]

고령군 주민들은 다리 개통을 요구하며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시위까지 벌였다. 청와대에 진정도 냈다. 달성군-고령군의 불통 다리 갈등의 이유다. 7년째 평행선을 달리는 불통 다리 갈등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자'로 나섰다. 지난 7일 달성군과 고령군의 입장을 알아본 뒤 조정안을 마련했다. 권익위는 우륵교에 차량 통행이 가능하기 위해선 교통혼잡 문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대체·우회가 가능한 새 도로 개설을 조정안에 담았다.  
 
조정안에 나온 새 도로는 우륵교~달성군 쪽 입구~금호강 횡단 교량~달서구 성서공단 쪽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사업비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50%), 대구시·경북도(35%), 달성군·고령군(15%)이 각각 분담하도록 권고했다. 조정안에 나온 도로 개설 효과 등 전체적인 분석은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해 검증하자는 설명도 더했다.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에서 고령군 주민들이 차량 통행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경북 고령군]

불통 다리 갈등. 우륵교에서 고령군 주민들이 차량 통행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경북 고령군]

 
이에 대해 고령군 도시건축과 측은 "빨리 관계 기관들이 권익위 중재안을 두고 만나 논의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찬성 입장이지만, 익명의 달성군 한 간부는 "달성군 주민들 대부분이 우륵교 개통을 반대하는데, 왜 정부 기관인 권익위까지 나서 자꾸 개통을 전제로 두고 공문을 보내고 조정안을 내는지 모르겠다. 고령군 주민만 국민이고, 달성군 주민은 국민이 아니냐"고 반대 입장을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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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