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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옥 판교 셔틀버스 있어 출퇴근 천국

 
 

카카오의 통근버스. 버스에 승차할 때 스마트폰 속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 받은 뒤 요금을 지불한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통근버스. 버스에 승차할 때 스마트폰 속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 받은 뒤 요금을 지불한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 개발자인 최승안(39)씨의 발은 회사 통근 버스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그는 4년째 매일 아침 2호선 당산역에서 출발하는 회사 통근 버스를 탄다. 전철로는 80분 이상 걸리지만,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로 다니는 통근버스로는 40분이면 충분하다. 버스 안에선 음악을 듣거나 부족한 잠을 잔다. 그는 “환승 걱정 없이 편하게 앉아 올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통근 버스가 없었으면 어떻게 출·퇴근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구글 버스(Google Bus)’가 있다면, 판교에는 판교밸리 셔틀버스가 있다. 구글 버스는 구글뿐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소재 IT기업의 출퇴근 버스 전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판교밸리 셔틀버스는 서울 도심보다 열악한 교통 여건을 만회하려는 노력의 일부다. 직원들이 출·퇴근에 들이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자는 목적도 있다.
 
판교밸리의 교통상황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버금갈 정도다. 오후 6시가 넘으면 길이 꽉 막혀 귀가 전쟁이 벌어진다. 아직 판교밸리의 교통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서다. 한 예로 판교밸리의 중심이랄 수 있는 ‘판교역-NC소프트-안랩-SK케미칼’라인에서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는 사실상 9007번 직행 좌석버스가 유일하다. 판교밸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업에서 판교역까지 가려면 일단 마을버스 등을 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판교밸리 셔틀버스는 사실상 유일한 출퇴근 대안이다.
 
판교밸리 기업 중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이 입주 초인 2010년부터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판교밸리 기업이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직원 집 근처에서 회사 앞까지 운행하는 ‘통근버스’다. 말 그대로 회사까지 한 방에 도착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통근버스 운영에는 카카오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서울권역 3개 노선(서부·중부·동부), 수도권역 6개 노선(안양·동탄수원·의정부 등) 등 총 9개 노선에 17대의 통근버스(45인승)를 투입했다. 회당 승차 요금은 2500원. IT기업 답게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받은 뒤 요금을 내면 된다.
 
SK C&C의 직원용 셔틀버스. [사진 SK C&C]

SK C&C의 직원용 셔틀버스. [사진 SK C&C]

‘통근 버스’를 놓쳤을 경우, 거의 유일한 대안은 지하철 신분당선이다. 하지만 이들을 회사까지 실어나를 마을버스는 충분치 않다. 운행 노선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판교밸리 기업들은 판교역에서 각 회사까지 향하는 ‘판교 셔틀’을 운영한다. ‘통근 버스’가 광역버스라면 판교 셔틀은 ‘마을버스’다. 대기업 계열인 SK C&C나 카카오, 넥슨코리아 등이 판교 셔틀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카카오의 셔틀버스 운영 현황

카카오의 셔틀버스 운영 현황

넥슨코리아는 최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뒤 직원 개개인의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감안, 셔틀 운행 시간을 오전 7시~오전 11시, 오후 4시~오후 11시로 확대했다.‘업무용 셔틀버스’도 판교를 오간다. 본사인 ‘판교 R&D 센터’를 비롯해 판교 테크노밸리 내 총 4곳의 근무지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는 평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네 곳의 근무지를 잇는 순환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카카오는 점심시간 등에 서울을 찾는 직원들을 위해 광화문과 판교를 잇는 ‘외근용 셔틀’을 운행한다. 외근용 셔틀은 ‘통근 버스’와 달리 무료다.
 
다양한 기업 셔틀버스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직까진 지역 사회와 이렇다 할 갈등도 없다. 판교의 교통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은 데다, 판교 기업에 호의적인 정서 등이 반영된 덕이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2013년 말부터 3년 가까이 하이테크 기업 셔틀버스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광호 서울대 교수(개방형 혁신학회 부회장)는 “실리콘밸리에선 구글 같은 하이테크 기업들로 인해 지역 내 물가와 주거비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는 불만이 이런 갈등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판교=이수기·편광현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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