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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잡지 속 그림 같은 집, 누구든 꾸밀 수 있어요

패션·뷰티·리빙 등 레드오션이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접근법으로 판을 바꾼 사람들이 있다. 과연 이들이 가진 남다른 한 끗은 무엇일까. 시장의 흐름을 바꿔버린  이 시대의 ‘게임 체인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남다름으로 판 바꾼 '게임 체인저'
①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
“초보자도 예쁘게 집 꾸밀 수 있게”
평수·용도별 인테리어 정보 가득
작년엔 구글 '베스트앱'으로 선정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어.”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가 이끄는 인테리어 전문 콘텐트·쇼핑 앱 ‘오늘의집’ 첫 페이지에 나오는 말이다. 인테리어 초보자라도 집을 예쁘게 꾸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이 말은 집을 포함한 공간의 중요성이 커진 요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정확하게 관통한다.
올해 구글플레이 '2018년 베스트 앱'으로 선정된 '오늘의집'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 사무실 한쪽의 촬영 공간을 소개하며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올해 구글플레이 '2018년 베스트 앱'으로 선정된 '오늘의집'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 사무실 한쪽의 촬영 공간을 소개하며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오늘의집은 사용자들이 직접 올린 인테리어 사진 등의 콘텐트를 둘러보고 사진 속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SNS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이다. 2014년 7월 처음 서비스를 론칭한 후 지난해 말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2018년 베스트 앱'으로 선정됐다.  
오늘의집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2월 10일) 기준으로 앱의 누적 다운로드 435만 회를 기록했고, 앱·온라인사이트의 월 이용자 수는 280만 명에 달한다. 올해 1월엔 커머스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8월 500억원을 기록한 지 5개월 만에 두 배나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10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을 포함해 총 111억원의 투자액을 유치했다. 대체 이들의 저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지난 7일 버킷플레이스가 있는 위워크 강남점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오늘의집 성장 그래프. 금액은 커머스를 통한 누적 거래액이다. 자료=버킷플레이스

오늘의집 성장 그래프. 금액은 커머스를 통한 누적 거래액이다. 자료=버킷플레이스

 
인테리어 잘 하고 싶은 공대생이 만든 앱
이 대표는 화학생물공학을 전공한 서울대 공대 출신 CEO다. 32세의 젊은 나이지만 버킷플레이스는 그의 두 번째 창업 회사다. 첫 회사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시작한 태양열 전지 쓰레기통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었다. 여기까진 엘리트 공대생이 선택할만한 행보다. 그런데 이를 뒤로 하고 그가 빠져든 건 인테리어 사업이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처음에 거론했던 그 말, 예쁜 공간에서 살고 또 일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테리어 사업의 첫 번째 계기를 제공한 건 이전 회사의 사무실이었다. 여느 회사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사무실을 얻기 전 모여 일했던 카페와 비교하면 허름하고 삭막했다. 게다가 수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가 대학생이 되서 처음 가본 홍대 인근 카페 분위기와 너무 달랐다. 그때 든 생각이 '카페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싶다'였다. 하지만 전문업체에 맡겨 인테리어를 할 형편은 안 됐다. 결국 친구들을 설득해 인테리어 비용으로 1000만원을 쓰기로 하고 직접 작업에 나섰지만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라 쉽지 않았다.

"셀프 인테리어를 위한 정보가 너무 없어 당황했다. 관련 자료를 모으는 것부터 어디서 어떤 물건을 사야 하는지 또 적정 가격은 얼마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했다. 나 같은 초보자를 위해 '인테리어 정보가 한 곳에 모여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오늘의집’의 출발점이다." 


이후 홍콩 여행 중에 거실·침실·부엌 등 공간별로 꾸며진 이케아 매장을 보고 다시 한 번 "문화적 충격"을 받은 후, 우연한 기회에 놀러간 지인의 집에서 창업 결심을 굳혔다. 아일랜드 테이블을 설치한 부엌과 한쪽 벽에 자전거를 세워둔 거실, 따뜻한 조명으로 분위기를 더한 집이었다.  
"이케아 쇼룸이나 잡지 속 집은 일반인의 것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그 집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실현 가능성이 보였다. 그리고 누구나 그런 집에서 살고 싶을 거라고 확신했다. 예쁜 집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성장 가능성이 충분했고, 혹 성공하지 못해도 의미있는 일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카페처럼 꾸민 깔끔한 공간이 좋아 사무실로 선택한 위워크 강남점. 1년 사이 직원이 70명으로 늘어 한 층을 다 사용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카페처럼 꾸민 깔끔한 공간이 좋아 사무실로 선택한 위워크 강남점. 1년 사이 직원이 70명으로 늘어 한 층을 다 사용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온라인집들이의 장 열었더니 사람 모여
2014년 개발자 2명, 영업마케팅 담당자 1명을 모아 버킷플레이스를 창업했다. 목표는 하나. 적은 비용으로 집을 바꿀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었다. 처음엔 인테리어 공사나 가구 등 큰 살림살이를 바꾸지 않고 커텐·쿠션 같은 소품만 가지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홈스타일링에 집중했다. 홈스타일리스트 등 전문가의 노하우를 전달하고,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도전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소비자에겐 홈스타일링 비용이 너무 비쌌고, 전문가에겐 이익이 나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에게만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플랫폼 방향을 대폭 재조정했다."
오늘의집에 올린 목수 신현호씨의 집 사진. 사진 속 소품과 가구 사진을 클릭하면 같은 물건을 살 수 있는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사진 오늘의집]

오늘의집에 올린 목수 신현호씨의 집 사진. 사진 속 소품과 가구 사진을 클릭하면 같은 물건을 살 수 있는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사진 오늘의집]

사용자들이 사진으로 자신의 집을 자랑할 수 있게 만든 공간.

사용자들이 사진으로 자신의 집을 자랑할 수 있게 만든 공간.

 
그는 자신의 집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마음껏 '온라인 집들이'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다시 만들었다. 자신의 집 크기에 맞는 내용만을 볼 수 있도록 한 '평수별 집구경', 원룸·거실 등 공간으로 구분한 '공간별 사진' 코너를 만들어 다른 인테리어 플랫폼과 차별점을 뒀다. 또 매일 '좋아요'를 많이 받은 사진을 뽑아 앱 내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마일리지를 줬다. 그러자 반응이 왔다. 입소문이 났고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 결과, 지금 유저들이 공유한 인테리어 사례는 56만 건이 넘는다. 
 
인테리어 용품을 팔기 시작한 건 2016년 중순부터다. 2년 간 매출 없이 콘텐트만 쌓아온 이 대표는 "누적 회원 수 50만명을 넘어섰을 때, 자신감이 붙어 파일럿으로 2만원짜리 작은 액자를 팔아봤는데 꽤 반응이 좋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적은 비용으로 가볍게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하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수납박스·스탠드·쿠션 등 비교적 작은 인테리어 소품부터 손을 댔고,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은 소파·침대·매트리스 등 큼직한 가구도 다루지만 '가성비 좋은 저렴한 인테리어 용품'이라는 선정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모든 제품 판매는 커머스 형태로 이루어진다. 지금 오늘의집 내에서 판매 정보를 볼 수 있는 제품 수는 6만8000여 개. 입점 브랜드가 아니어도 소비자가 판매 정보를 태그로 표시해 놓으면 가감없이 보여준다. 
오늘의집 홈페이지와 앱에 도배·장판 등 인테리어 시공을 할 경우 드는 비용 계산기를 넣어 사용자가 미리 계산해보고 기준을 잡을 수 있게 했다. [사진 오늘의집 홈페이지]

오늘의집 홈페이지와 앱에 도배·장판 등 인테리어 시공을 할 경우 드는 비용 계산기를 넣어 사용자가 미리 계산해보고 기준을 잡을 수 있게 했다. [사진 오늘의집 홈페이지]

 
오늘의집은 확실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를 포함해 4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올해 70명으로 직원 수가 늘었다. 지난해엔 시공 영역으로도 발을 넓혔다. 이를 위해 인테리어 O2O 스타트업 '브랫빌리지' 사업권을 인수해 인테리어·시공 전문업체 2700여 곳을 확보했다. 여기에도 오늘의집만의 '인테리어 초보자를 위한 서비스'를 붙였다. 도배·장판 등 인테리어 시공을 할 경우 드는 비용 계산기를 넣어 사용자가 미리 계산해보고 기준을 잡을 수 있게 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 대표 자신은 어떤 집에 사는 지 물었다. 그는 "아직 집이 없어 솔직히 집을 못 꾸며봤다"며 얼굴을 붉혔다. 일에 파묻혀 사느라 회사에서 지내거나 회사에서 가까운 친척집에서 지내는 게 전부란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좋은 공간이 주는 가치'를 남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신의 공간을 포기한 셈이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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