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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확대·지배구조 ‘일석이조’ 노리는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왜 중기적합업종에 관심 갖나
 
 
현대글로비스 시화 중고차 경매장. [사진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 시화 중고차 경매장. [사진 현대글로비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현대차그룹이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업에 진출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가 사업을 맡으면서, 매출 확대는 물론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1석 2조(一石二鳥)’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물류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다음 달 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삼성2문화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여기서 현대글로비스는 정관에 ‘온라인 중고차 거래 관련 일체의 사업(제2조 49항)’을 사업목적으로 추가·의결한다.
 
신규 사업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일단 중고차 거래 시장의 구조부터 파악해야 한다. 중고차 거래는 크게 매매방식(오프라인직접거래·온라인플랫폼제공)과 매각대상(도매·소매)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프라인 거래는 장안평자동차매매시장이나 K카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사업은 SK엔카닷컴·KB차차차가 최대 사업자다. 또 중고차 딜러와 거래하는 도매거래와,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거래로 구분할 수도 있다.
 
 
서울 장안동 중고차매매단지. [중앙포토]

서울 장안동 중고차매매단지. [중앙포토]

 
현대글로비스는 지금까지 자사가 보유한 중고차를 출품해서 가장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딜러에게 매각하는 ‘경매’ 방식으로 오프라인 도매거래만 했다. 때문에 현대글로비스가 내놓은 중고차를 매입하려면 회원사가 직접 오프라인 경매장을 방문해야 했다. 이번 정관 변경은 중고차 도매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추진한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 미국법인을 통해서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에 하던 중고차 도매사업을 기존 회원사에 온라인상에서 할 뿐, 정관 변경 이후에도 여전히 개인 소비자에게 중고차를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 중개상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개인 소비자에게 중고차를 판매하는 사업에 간접적으로 뛰어든 것”이라고 해석한다. 중고차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지는 않지만, 회원사(딜러)를 중개해주는 방식으로 간접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 구조가 가능하게 하려면 일반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중고차 매물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정관을 변경한다는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홈페이지. 개인 대상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홈페이지. 개인 대상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홈페이지. 개인 대상 '내 차 사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홈페이지. 개인 대상 '내 차 사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자사가 운영하는 경매 웹사이트에 ‘오토옥션 내 차 사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페이지를 제작했다. 기존 회원사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페이지와 별개로 구축한 일반 소비자용 웹페이지다. 13일 현재 여기 접속하면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또 지난해 11월 관련 인력을 신규 채용하면서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올해도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연구소가 13일까지 온라인 플랫폼 기획 경력사원을 채용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 담당자를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2차례 채용했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현대글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 담당자를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2차례 채용했다. [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캡쳐]

 
 
신차 점유율 72%…중고차 시장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
 
대기업이 일반 소비자에게 중고차 매매를 중개하는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중고차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권고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신규 진출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없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은 오는 28일 만료한다.  
 
다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다. 김지만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운영부 과장은 “동반성장위원회 중재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합의를 했던 2013년에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를 다루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에게 중고차 거래를 직접 중개하더라도 특별히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현대차·기아차는 지난해 국산차 시장의 72.5%를 점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 손쉽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예컨대 기아차 영업소에서 중고차 영업사원을 소개하면서 3년 후 중고차 매입을 조건으로 신차를 판매하는 방식이 있다. 또 현대자동차 전국 1400여개 정비업체(블루핸즈)를 방문한 고객에게 중고차 매각시 금융·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계상품을 출시한다면 국내 중고차의 상당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기존 중고차 매매상은 차를 사기 힘들어진다. 중고차 업계가 반발하는 배경이다.
 
 
현대차는 전국 1400여개 공식 정비업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전국 1400여개 공식 정비업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 수입차와 역차별 '억울'
 
 
연도별 누적 중고차 등록 현황. [그래픽 심정보]

연도별 누적 중고차 등록 현황. [그래픽 심정보]

 
현대차그룹도 할 말은 있다. 국산차는 수입차 브랜드에게 역차별을 받고 있다. BMW그룹코리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자사의 중고차를 수입제조사가 인증·판매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6개 수입차 브랜드의 2017년 인증중고차 판매량은 2016년 대비 72.9% 증가했다. 신차 시장보다 성장률이 높은 ‘뜨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갈수록 실적이 악화하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손쉽게 대규모 매출 확대가 가능한 ‘솔깃한’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내서 거래된 중고차 대수는 약 380만대. 대당 평균가격을 900만원으로 계산하면 시장 규모는 3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대다수가 현대차·기아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고차 거래 시장의 30%만 잠식해도 현대글로비스는 순식간에 매출액을 10조원 이상 확보한다.
 
 
아우디 공식 인증중고차 전시. [중앙포토]

아우디 공식 인증중고차 전시. [중앙포토]

 
매출 확대는 기업 가치 증대를 뜻한다.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주주의 자산가치도 급등한다.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모색 중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기업 가치 상승이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기준 현대차그룹 오너의 계열사 지분 가치. [그래픽 심정보]

2018년 기준 현대차그룹 오너의 계열사 지분 가치. [그래픽 심정보]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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