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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달인'이 말하는 건강법 "하루세번 괄약근 조여라"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담당차장
 
13일 서울 종로5가의 보화당 한의원에서 제산(濟山) 손흥도(70) 원불교 교무를 만났다. 그는 40년 넘게 마음을 닦는 수도자이자, 40년째 몸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다. 원불교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 단원과 원광대 한의과대학장도 역임했다. 23년째 방학 때마다 인도ㆍ네팔ㆍ러시아ㆍ몽골ㆍ독일 등으로 의료 봉사도 다닌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의대에서는 그를 ‘신의 손’이라 부른다. 손 교무가 독일 의사들에게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갑작스런 제안이 들어왔다. 독일인 의사가 “제 환자를 좀 봐달라. 3년째 치료 중이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다”며 한 독일인 여성을 데리고 왔다. 손목 골절로 3년째 왼손이 마비된 주부였다. 독일 의사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손 교무는 마비된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손목에만 침을 다섯 개 꽂았다.  
 
원불교 손흥도 교무는 "몸의 기를 잘 돌게 하려면 우선 운동을 해야 한다.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선 기자

원불교 손흥도 교무는 "몸의 기를 잘 돌게 하려면 우선 운동을 해야 한다. 몸을 움직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선 기자

 
침에다 자극을 주며 5분이 지났다. 환자의 손가락이 ‘꿈틀’했다. 잠시 후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여성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이후 레겐스부르크 의대에서는 손 교무를 ‘신의 손’으로 부른다. 그만큼 침술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에게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의 이치를 물었다.  
 
서울 종로구 보화당한의원에서 만난 손흥도 교무는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간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서울 종로구 보화당한의원에서 만난 손흥도 교무는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간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한의학에서 보는 사람의 몸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생명체’다. 생명체는 정(精)ㆍ기(氣)ㆍ신(神) 세 가지로 돼 있다. ‘정(精)’은 몸뚱아리, ‘신(神)’은 마음(정신)이다.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생명체가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삼보(三寶)’라고 불렀다.”  
 
기(氣)가 정확하게 뭔가.  
“기는 에너지다. 우리 몸에서는 호흡이다. 숨 쉬는 거다. ‘기’가 나가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고, 정신은 귀신이 된다. 그래서 기의 작용이 무척 중요하다.”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에는 '영육쌍전'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에는 '영육쌍전'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고, 서로 온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는 느닷없이 성경 구절을 꺼냈다.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창세기 2장7절이었다. “성경에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정ㆍ기ㆍ신’이 있다. 흙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이 뭔가. 그게 ‘정(精)’이다. 또 코에다 생기를 불어넣지 않나. 그게 ‘기(氣)’다. 그래서 사람이 ‘생령(生靈)’이 된다.” ‘생령’은 히브리어로 ‘네페쉬 하야’다. ‘호흡하는 생명’ 혹은 ‘살아있는 존재’란 뜻이다.  
 
건강하다는 건 무엇을 뜻하나.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마음이 편안한가. 세 가지다. 첫째는 호흡이다.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 음식을 먹은 만큼 잘 배설해야 한다. 셋째 마음이 긴장한 만큼 다시 이완이 돼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긴장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 지나친 욕심, 심한 스트레스 등이 계속 이어지면 병이 된다. 이완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운동도 한 방법이다. 매사에 감사해야 한다. 절대 감사하면 심신이 건강해진다. 가장 높은 수준은 명상이나 참선이다.”
 
손흥도 교무가 감기 예방법을 하나 일러주고 있다. 목 뒤의 혈을 마사지 해주면 면역력이 증강돼 감기가 예방된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가 감기 예방법을 하나 일러주고 있다. 목 뒤의 혈을 마사지 해주면 면역력이 증강돼 감기가 예방된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긴장을 이완하면 어떤 점이 좋나.
“사람은 소우주다. 긴장한 채 나를 잡고 있으면 몸은 경직되고 기운이 막혀서 소우주인 인체에 병이 생긴다. 그런데 긴장을 풀면서 나를 놓으면 대우주와 합해진다. 그런 순간 저절로 충전이 된다. 그래서 긴장한 만큼 꼭 이완을 해줘야 한다.”  
 
손 교무는 “인체는 참 신비롭다. 비우면 채워지고, 채우면 비워진다”고 말했다. 사람 몸에는 오장육부가 있다고 했다. 오장(간ㆍ심장ㆍㆍ비ㆍ폐ㆍ신장)은 음(陰)의 장부인데 가득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 반면 육부(담낭ㆍ소장ㆍ위장ㆍ대장ㆍ방광ㆍ삼초)는 양(陽)의 장부로서 비워내야 편안하다고 했다. “육부가 채워져 있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 가령 위장이 차 있으면 식체가 되고, 대장에 멈춰있으면 변비가 되고, 담낭에 머무르면 담석증이 된다. 그래서 오장이 채워지면 육부가 비워지고, 육부를 비워내면 그 힘으로 오장이 채워진다.”
 
손흥도 교무는 "갈수록 머리를 많이 쓰는 시대가 된다. 그럴수록 몸이 부실해진다. 자신의 손발을 부지런히 잘 써주어야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는 "갈수록 머리를 많이 쓰는 시대가 된다. 그럴수록 몸이 부실해진다. 자신의 손발을 부지런히 잘 써주어야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비움과 채움을 통한 건강의 원리다. 그럼 몸이 막히는 건 어떻게 아나.
“몸이 나에게 말을 해준다. 그런 인체의 언어가 ‘통증’이다. ‘통즉불통(通卽不痛) 통즉불통(痛卽不通)’.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몸은 어딘가 막히면 통증으로 말한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마비가 온다. 마비도 몸의 언어다. 통증 다음은 마비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몸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똑같더라. 막히면 통증이 오고, 그래도 안 풀리면 마비가 온다.”
 
 -요즘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는 다이어트다. 거기에도 이치가 있나.  
“물론이다. 밤에 먹지 말아야 한다. 자연의 원리를 보라. 오전 5시부터 7시까지는 내 생명의 기운이 대장으로 간다. 이때는 일어나서 대변을 배설하면 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는 경맥의 순환이 위(胃)로 간다. 이때는 아침 식사를 잘하면 된다. 아침을 거르면 하루 종일 허하다. 그럼 간식을 더 찾게 되고 저녁을 많이 먹게 된다.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마쳐야 한다. 그리고 오후 9시 이후에는 일체 먹지 말아야 한다. 이때 먹으면 음식이 장내에 축적돼 아침까지 간다. 결국 살이 찌고 비만이 온다. 아침을 잘 먹어보라. 그럼 밤에 덜 먹는다.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은 아침을 잘 먹는 게 좋다.”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 책상의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원불교를 세운 소태산 대종사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의 진료실 책상의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원불교를 세운 소태산 대종사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원장의 진료실에 놓인 소품들. 원불교 일원상과 불상 등 마음공부를 향한 그의 나침반이 보인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원장의 진료실에 놓인 소품들. 원불교 일원상과 불상 등 마음공부를 향한 그의 나침반이 보인다. 김상선 기자

 
40년째 사람의 몸을 치료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건강법 하나를 소개한다면.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다가도 하루에 세 차례 항문을 조여주라. 바른 자세로 앉아서 괄약근을 수축하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그 자리가 ‘단전(丹田)’이다.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면 단전은 그 뿌리에 해당한다. 여자의 자궁도, 남자의 정(精)도 거기에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단전을 잘 지키고, 잘 키워야 한다.” 
 
단전은 별도의 호흡수련이나 기체조를 하는 사람들의 관심사 아닌가.  
“그렇지 않다. 세상의 모든 나무가 뿌리를 갖고 있다. 누구에게나 단전이 있다. 단전은 내 몸의 뿌리다.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손 쉽게 단전을 키울 수 있다.”
 
단전을 어떻게 키우나.  
“우선 괄약근을 수축하면 단전에 힘이 간다. 그 자리에 의식을 집중해 보라. 이게 잘 될 때는 입 안에 저절로 맑은 침이 고인다. 도가(道家)에서는 그 침을 ‘신수(神水)’라고 부른다. 삼키면 몸에도 좋다. 다들 바쁘게 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항문을 조이며 단전에 힘이 가게 하라. 그러다 보면 자리가 잡힌다. 단전이 잡히면 몸의 중심도 잡히게 된다. 나무의 뿌리, 내 몸의 뿌리가 깊어지는 이치다.”
 
손흥도 교무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좌선과 요가를 한다. 손 교무는 "이걸 안 한 날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손흥도 교무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좌선과 요가를 한다. 손 교무는 "이걸 안 한 날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단전이 생각이나 마음과도 연결되나.
“물론이다. 단(丹)은 마음이고, 전(田)은 몸이다. 단전은 뇌와 연결돼 있다. 화나 짜증을 내보라. 금방 단전이 막힌다. 빙긋이 웃어보라. 그럼 단전이 열린다. 어린 아이가 하루에 몇 번이나 웃는지 아나. 400번 이상이다. 단전이 열린 채 살아간다. 반면 나이든 사람은 얼마나 웃겠나. 하루에 고작 6번 정도다. 사람의 몸은 수승화강(水升火降)이 돼야 건강하다.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단전에 집중하면 머리로 올라갔던 화기(火氣)가 배꼽 밑으로 내려온다.”
 
손 교무는 “우리 몸 속에 문제와 답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내 몸이 먼저 말을 한다. 통증도 말이고, 피로함도 말이다. 배고픔도 말이고, 배부름도 말이다. 머리 아프고 배 아픈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몸이 하는 말에 내가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피로하면 쉬어 주고, 졸리면 자야 한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정상이 되고자 하는 항상성이 있다. 거기에 귀를 기울여라. 건강의 답도, 치료의 답도 모두 거기에 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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