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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교통지옥, 밤 11시에도 다니는 셔틀버스가 해결해주마

 
엔씨소프트의 ‘업무용 셔틀버스’. 본사인 ‘판교R&D센터’를 비롯해 판교 테크노밸리 내 총 4곳의 근무지를 매 15분 간격으로 오간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엔씨소프트의 '판교 R&D센터'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업무용 셔틀버스’. 본사인 ‘판교R&D센터’를 비롯해 판교 테크노밸리 내 총 4곳의 근무지를 매 15분 간격으로 오간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엔씨소프트의 '판교 R&D센터'다. [사진 엔씨소프트]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하이테크 기업 셔틀버스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의 구글 버스. 짙은 선팅을 한 하얀색 외관 덕에 자본주의를 상징한다는 비난 섞인 평을 받았다. [중앙포토]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하이테크 기업 셔틀버스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의 구글 버스. 짙은 선팅을 한 하얀색 외관 덕에 자본주의를 상징한다는 비난 섞인 평을 받았다. [중앙포토]

 
 
카카오 개발자인 최승안(39)씨의 발은 회사 통근 버스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그는 4년째 매일 아침 2호선 당산역에서 출발하는 회사 통근 버스를 탄다. 전철로는 80분 이상 걸리지만, 경부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통근버스로는 40분이면 충분하다. 버스 안에선 음악을 듣거나 부족한 잠을 잔다. 그는 “환승 걱정 없이 편하게 앉아 올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통근 버스가 없었으면 어떻게 출ㆍ퇴근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판교밸리 셔틀버스는 요금도 앱으로 낸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구글 버스(Google Bus)’가 있다면, 판교에는 판교밸리 셔틀버스가 있다. 구글 버스는 구글뿐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소재 하이테크 기업의 출퇴근 버스 전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판교밸리 셔틀버스는 서울 도심보다 열악한 교통 여건을 만회하려는 노력의 일부다. 직원들이 출ㆍ퇴근에 들이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자는 목적도 있다. 
 
대중교통 버스 9007번 좌석이 유일
최근 10년새 판교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판교밸리의 교통상황은 이제 서울 도심 한복판에 버금갈 정도다. 오후 6시가 넘으면 길이 꽉 막혀 귀가 전쟁이 벌어진다. 기본적으로 서울 도심으로부터의 거리가 먼데다, 아직 판교밸리의 교통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서다. 한 예로 판교밸리의 중심이랄 수 있는 '판교역-NC소프트-안랩-SK케미칼’라인에서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는 사실상 9007번 직행 좌석버스가 유일하다. 
 
판교역에서 지하철 신분당선을 이용해 서울 강남역 등으로 갈 수도 있지만, 판교밸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업에서 판교역까지 가려면 일단 마을버스 등을 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판교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수서-분당 간 도로, 내곡터널, 경부고속도로 등은 이미 상습정체로 악명이 높다. 
 
 

카카오, 9개 노선ㆍ17대 통근버스 운행
카카오의 통근버스. 버스에 승차할 때 스마트폰 속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 받은 뒤 요금을 지불한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통근버스. 버스에 승차할 때 스마트폰 속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 받은 뒤 요금을 지불한다. [사진 카카오]

 
이런 상황에서 판교밸리 셔틀버스는 사실상 유일한 출퇴근 대안이다. 판교밸리 기업 중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이 입주 초인 2010년부터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판교밸리 기업이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직원 집 근처에서 회사 앞까지 운행하는 ‘통근버스’다. 말 그대로 회사까지 한 방에 도착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통근버스 운영에는 카카오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서울권역 3개 노선(서부ㆍ중부ㆍ동부), 수도권역 6개 노선(안양ㆍ동탄수원ㆍ의정부 등) 등 총 9개 노선에 17대의 통근버스(45인승)를 투입했다. 회당 승차 요금은 2500원. 하이테크 기업답게 ‘카카오 통근버스’ 앱으로 결제 QR코드를 내려받은 뒤 요금을 내면 된다.  
 
카카오 통근버스의 요금 결제 화면. [사진 카카오]

카카오 통근버스의 요금 결제 화면. [사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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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같은 ‘판교셔틀’도 다양
 
넥슨코리아가 운행하는 판교역~사옥 간 셔틀버스의 모습.ㅠ[사진 넥슨코리아]

넥슨코리아가 운행하는 판교역~사옥 간 셔틀버스의 모습.ㅠ[사진 넥슨코리아]

 
‘통근 버스’를 놓쳤을 경우, 거의 유일한 대안은 지하철 신분당선이다. 그래서 출ㆍ퇴근 시간이면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와 역 주변 버스 정류장은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역 부근을 연상케 할 정도로 붐빈다. 하지만 이들을 회사까지 실어나를 마을버스는 충분치 않다. 운행 노선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판교밸리 기업들은 판교역에서 각 회사까지 향하는 ‘판교 셔틀’을 운영한다. 
‘통근 버스’가 광역버스라면 판교 셔틀은 ‘마을버스’다. 대기업 계열인 SK C&C나 카카오, 넥슨코리아 등이 판교 셔틀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밤 11시에도 회사 셔틀이 다닌다
 
넥슨코리아는 최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뒤 직원 개개인의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감안, 셔틀 운행 시간을 오전 7시~오전 11시, 오후 4시~오후 11시로 확대했다. 
‘업무용 셔틀버스’도 판교를 오간다. 본사인 ‘판교 R&D 센터’를 비롯해 판교 테크노밸리 내 총 4곳의 근무지를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는 평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네 곳의 근무지를 잇는 순환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카카오는 점심시간 등에 서울을 찾는 직원들을 위해 광화문과 판교를 잇는 ‘외근용 셔틀’을 운행한다. 외근용 셔틀은 ‘통근 버스’와 달리 무료다.
  
SK C&C의 직원용 셔틀버스. [사진 SK C&C]

SK C&C의 직원용 셔틀버스. [사진 SK C&C]

 
미국선 ‘구글 버스’ 반대 시위 열리기도
 
기업들이 자체 운영하는 다양한 셔틀버스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직까진 지역 사회와 이렇다 할 갈등도 없다. 판교 자체의 교통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은 데다, 판교 기업에 호의적인 정서 등이 반영된 덕이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2013년 말부터 3년 가까이 하이테크 기업 셔틀버스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셔틀버스가 현지 주민과 기업 직원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도로나 정류장 같은 공공 인프라를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한다는 게 시위의 골자였다. 구글이나 애플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집값 등이 지나치게 올라 현지인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심화한 데 대한 반감이 바탕에 깔렸다. ‘짙은 선팅을 한 미끈한 대형버스들은 자본주의를 상징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버스로 인한 교통난도 심해졌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에 따르면 당시 약 6500여 명의 IT기업 종사자들이 자사의 셔틀버스로 출ㆍ퇴근하는 것으로 추산됐었다. 결국 구글 등은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과 정류장 한 곳당 일정 금액을 내기로 합의하면서 시위가 잦아들었다. 정광호 서울대 교수(개방형 혁신학회 부회장)는 “실리콘밸리 현지에선 구글 같은 하이테크 기업들로 인해 지역 내 물가와 주거비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었던 것이 이런 갈등의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판교밸리 입주 기업들 역시 직원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교=이수기ㆍ편광현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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