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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심사 완화하자 어학연수생 잠적 9배로

몰려드는 불법체류 보고서 <상> 
“불법 체류율 1% 미만 인증대학 제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이 제도를 악용해 한국에 온 어학연수생 상당수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잠적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담당하는 지방의 한 4년제 사립대 관계자의 말이다.
 

법무부 대학 인증제 ‘구멍’
유학원 등 심사 간소화 제도 악용
86개 인증대학서 작년 881명 잠적
“유학시장 교란 실태조사 필요”

‘불법 체류율 1% 미만 인증대학(이하 인증대학)’ 제도는 불법 체류율과 중도탈락률, 유학생 등록금 부담률, 의료보험 가입률 등을 기준으로 법무부 장관이 1년 단위로 지정한다. 올해 2월 현재 기준 지정 대학은 86개 대학이다.
 
인증대학 제도 시행 전 대학은 연수생의 학업능력 및 재정 능력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비자 심사 시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인증대학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증대학이 되면 비자 심사 시 표준입학허가서만 제출하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제출하던 입증 서류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검증하고 비자 심사 때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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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심사가 간소화되면서 대학은 더 많은 연수생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연수생들이 이를 악용해 한국에 들어온 뒤 제대로 연수를 받지 않고 학교에서 사라져 불법 취업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증대학에 다니던 중 갑자기 잠적한 외국인 어학연수생(유학생 포함) 수는 881명에 달한다. 인증대학 시행 첫해인 2015년 95명이 잠적한 것과 비교하면 9배나 늘었다. 2016년 192명, 2017년에는 218명이 사라졌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호남의 한 대학은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인증대학으로 지정됐다. 2016년 4월 60명에 불과했던 이 대학의 외국인 어학연수생은 1년 만인 2017년 초 1000여 명으로 17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80%가 넘는 838명이 베트남 학생이었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해 4월 어학연수생은 256명으로 크게 감소했고, 인증대학도 취소됐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정확히 얼마나 많은 학생이 잠적한 것인지는 공개할 수 없지만, 당시 어학연수생 상당수가 잠적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지난해 1년간 50여 명의 어학연수생이 잠적한 영남의 한 대학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해명 자료.

지난해 1년간 50여 명의 어학연수생이 잠적한 영남의 한 대학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해명 자료.

영남의 한 대학에서는 지난해 1년 동안 50여 명(베트남 48명)의 외국인 어학연수생이 사라졌다. 이 대학 관계자는 “사라진 학생 대부분은 인증대학 때(2016년 3월~지난해 2월) 어학연수를 온 학생”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사실상 이 제도 덕분에 돈만 내면 누구나 쉽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며 “베트남 유학원과 일부 대학 등이 이 제도를 악용해 비자 장사나 학생 유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한 유학상담원이 지난해 SNS에 올린 학생 모집공고 글에는 ‘1983~2000년생 가능, 베트남에서 한국어 수업 무료, 1년 학비와 보험료, 6개월 기숙사 혜택’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연수생이 이런 방식으로 한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통상 1만~1만2000달러(약 1100만~1300만원)를 상담원에게 내야 한다. 베트남 학생 유치 방안을 연구해 온 이경오 선문대 교수는 “모집 글을 보면 1983년생 35세에 학생 신분으로 유학을 온다는 건데, 이런 경우 유학이나 어학연수가 아니라 한국 입국이 목적인 일명 ‘비자장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증대학 외에도 일반대학에서 사라지는 유학생과 어학연수생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불법체류자는 1만3945명에 달한다. 2017년 8248명, 2016년 5652명, 2015년 5879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몇 년 새 두배 이상 급증했다.
 
이동은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장은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대단해 비자를 간소화하는 현재 (유학생 유치)시스템은 합리적이지만 악용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며 “유학 시장을 교란하고 혼탁하게 만드는 일부 대학 때문에 건강한 대학까지 오해받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위성욱·김민욱·박진호·최종권·김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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