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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김수환 추기경 철학, 사회를 민주주의로 이끈 원동력"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17일 "김수환 추기경님의 원칙과 철학은 한국 사회를 민주주의로 이끌어 간 원동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5시 50분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토크콘서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에 특별게스트로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김수환 추기경님과 '권양(권인숙) 성고문 사건'을 계기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양 성고문 사건'은 1985년 당시 운동권 학생이었던 권인숙이 부천의 한 공단에서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위장취업을 한 혐의로 경기 부천경찰서에 연행됐다 성고문이 발생한 일을 말한다. 당시 경찰은 권씨와 단둘이 남은 조사실 안에서 각종 변태적인 성고문을 자행했다. 이후 수년이 지나 고문 가해자들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박 시장은 "우리 역사에서 1970~80년대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다. 당시 군사독재 정권이 지배했고, 그 때문에 지식인이나 노동자, 할 것 없이 누구나 많은 고통을 받았던 시대였다"며 "당시 인권 사건 중 하나가 '권양(권인숙) 성고문 사건'이었는데, 공안당국에서는 (그 사건을) 이념운동권의 조작극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들도 공안당국의 일방 주장만 싣고 있었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김수환 추기경님이 한 말씀을 해주시면 이 사건이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추기경님을 찾아뵙고 사건을 설명드렸더니 (지지하는 내용의) 카드를 써주셨다. 이를 고문 피해자인 권양에게 보냈고, 이 내용을 언론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메시지가 적힌) 카드는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며 "5공화국이 붕괴되는 결정적 역할도 했고, 김 추기경님이 가진 도덕적 힘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민주화 운동 당시 명동성당은 어떤 의미였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 역사에 보면 고대에도 '소도(蘇塗)'라는 곳이 있다"며 "죄인이 죄를 짓고 쫒기더라도 소도에 들어가면 아무도 잡아갈 수 없는 곳을 말하는데, 명동성당이 80년대에는 소도의 역할을 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쫒기다) 성당에 들어와 있는 사람을 추기경님이 사법당국에 내놓는다는 것은 굴복하는 것 밖에 안되는 것이니, 추기경님이 (이들을) 지켜주신게 아닌가"라며 "이런 점에서 명동성당이 민주주의에 인권, 정의의 상징 같은 역할을 해낸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김수환 추기경님의 철학인 '공동체 정신'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수환 추기경님이 말씀하신 '밥 한끼'라는 것이 안녕과 행복을 함께하는 그런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서의 '밥'을 의미한다"며 "좀 더 확장되면 마을 공동체, 민족공동체, 사회공동체로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사회는 각자도생의 세상이다. 자기 문제를 자기 혼자 해결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공동체적 기반해서 사회적 우정의 시대로 열 것인지가 가장 큰 화두"라며 "예컨대 독거 어르신 많이 사시고, 고독사 하고 하는데 공동체정신으로 해결해야한다. 기후변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데 태양광 발전 장치를 카톨릭 시설에 설치하는 등 향후 이런 일들을 서울시와 함께하는 일이 굉장히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현재) 우리 시대가 워낙 갈등의 시대이지 않나. 남북평화 시대가 오고 있지만, 남남 갈등도 심각해지고, 지역갈등, 세대갈등까지 심각하다"며 "갈등이 심각할때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존재가 아쉽다. 김 추기경님이 가신지 10년이 됐지만, 그 빈자리를 우리가 느끼고 그리워하는 이유가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사회 공동체로서의 통합, 합의, 화해, 평화의 길에 김 추기경님은 우리한테 필요한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yoonseul@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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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