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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관제'가 뭐길래…경찰이 늘리자 못마땅한 檢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영장심사관제' 확대 방침을 두고 영장 청구권을 독점해 온 검찰이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정부와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두 기관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강인철 전북경찰청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경찰은 영장 신청 전 대검찰청 가이드라인을 인용해 왔다"며 "영장심사관 도입 이후 (성과를 분석해) 영장 반려 및 기각 사유 등을 공유해 경찰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일선 경찰서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3월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영장심사관제를 도입했다. 수사팀이 신청하려는 영장의 타당성과 적법성을 심사하는 보직이다.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수사 경력 2년 이상) 또는 수사 경력 7년 이상 전문가(경감 이상)가 맡는다. 지난해 전국 23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하다 제도 도입 이후 영장 발부율이 오르자 올해 상반기 69개로 확대됐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8월 전주 완산경찰서에 도입됐다. 전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5개월간 완산서의 체포·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100%, 구속 영장 발부율은 84.2%를 기록했다"며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p, 7.3%p, 4.2%p 올랐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 당·정·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 당·정·청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전주지검은 "경찰의 통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 중 검찰의 기각률은 빠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외려 해당 기간 검찰의 영장 기각률(불청구율)은 높아져 전체 영장 발부율은 떨어졌다"고 밝혔다. 보통 영장 발부는 경찰이 검찰에 신청 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구조다. 
 
전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의 완산서 체포영장 기각률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17%로 늘었다. 압수수색 영장 기각 건수는 2017년 5건에서 지난해 17건으로 많아져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도 94%에서 91%로 떨어졌다. 
 
체포 영장의 경우 지난해 법원 기각률은 0%지만, 2017년에도 0%여서 영장심사관제 도입 전후가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은 자칫 검·경 간 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조직적 대응을 꺼리는 분위기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경찰의 잘못이라기보다 기관 간 의견 차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박영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박영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 [뉴스1]

일부이긴 하지만, 경찰과 검찰이 밝힌 영장 발부율 통계가 다른 까닭은 뭘까. 중앙일보 취재 결과 검찰은 완산서가 신청한 전체 영장을, 전북청은 영장심사관이 검토한 영장만 계산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통계 기준에 대한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인 셈.
 
경찰청은 "영장심사관 1명이 전체 영장을 보는 건 불가능해 경찰서마다 수사과나 형사과로 나눠 해당 부서 영장만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울과 지방의 경찰서 규모와 사건 분포가 달라 경찰서에 따라 운영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전년도 같은 기간, 같은 부서 영장만 비교해 영장 발부율 수치는 정확하다는 취지다. 완산서도 경제팀장을 겸직한 영장수사관이 수사과 영장만 다뤘다.
 
경찰은 "다만 현실적으로 영장심사관이 퇴근한 야간이나 휴무인 주말에 일어나는 사건의 영장은 검토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압수수색 영장도 수사관이 직접 사무실을 찾는 주요 사건만 검토 대상이다.   
 
경찰청 수사기획과 관계자는 "체포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기존에도 87~90%는 나왔지만, 구속 영장 발부율은 영장심사관이 검토한 이후 전보다 5~10%p 높아져 제도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경찰청 소속 8개 경찰서와 추가로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간 대구·광주·대전·울산 등 15개 경찰서에서 영장심사관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영장심사관이 검토한 구속 영장 발부율은 79.0%로 전년도 같은 기간(65.6%)보다 13.4%p 올랐다. 체포 영장은 87.4%에서 91.2%, 압수수색 영장은 88.5%에서 93.4%로 각각 3.8%p, 4.9%p 높아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두 기관의 절제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두 기관의 절제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검찰이 수사 지휘권이 대폭 축소될 상황에 놓이자 영장심사관제를 통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경찰을 견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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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