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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출동 기준 바꿨더니…동물구조 신고 절반으로 줄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지난해 구조 활동 분석해 보니
지난해 4월 오전 4시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 신고센터. 한 남성이 "현관문을 열어달라"며 신고 전화를 했다. 119대원은 "단순 문 개방은 출동 대상이 아니다. 열쇠업체로 연락하라"고 대답했다. 직접 열쇠업체로 전화 연결도 시켜줬다. 하지만 이 남성은 이후에도 10여 차례에 걸쳐 욕설 전화를 하며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1시간 뒤엔 "집 안에 조카들만 있다"고 거짓 신고까지 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은 이 남성이 거짓말을 한 것을 확인하고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1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현행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구조·구급활동이 필요한 위급상황을 거짓으로 알린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벌집을 제거하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 [사진 경기도]

벌집을 제거하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 [사진 경기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출동 기준을 바꾼 이후 변화가 생겼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활동을 위해 출동한 횟수는 20만1697건으로 이 중 15만46건을 처리하고 2만1599명을 구조했다. 하루 평균 2.6분마다 1회씩 출동해 3.5분마다 1건을 처리한 셈이다. 

 
동물 구조, 문 개방 등 단순 민원 대폭 줄어
구조 출동 유형별로 보면 벌집 제거가 3만4208건(2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통사고(1만8416건, 12.3%), 동물포획(1만5488건, 10.3%), 화재(1만4756건. 9.8%)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동물포획 요청이 3만3331건에서 1만5488건으로 크게 줄었다. "문을 열어달라"는 등 잠금장치 개방도 1만2894건에서 1만1813건으로 8.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교통사고 구조 건수는 1만5441건에서 1만8416건으로 19.3% 늘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조 출동 건 수 [자료 경기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조 출동 건 수 [자료 경기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2월부터 119에 접수된 신고내용을 긴급, 잠재적 긴급, 비긴급 등 3가지로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한다. 맹견이나 멧돼지, 뱀 등 위험 동물이 주택가에 나타나면 소방에서 출동하지만, 너구리나 고라니가 농수로에 빠지는 등 긴급하지 않은 상황은 의용소방대나 민간단체에 맡기는 식이다. 
 
출동기준 변경하니 '구조' 집중 가능  
단순 구조 출동으로 소방관의 인명구조 활동이 방해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구조대원들이 고드름 제거 작업을 다녀오느라 현장에 뒤늦게 출동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헬기를 이용해 산악 사고자를 구하는 모습 [사진 경기도]

헬기를 이용해 산악 사고자를 구하는 모습 [사진 경기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상고온 등으로 곤충의 활동 등이 늘어나면서 2017년의 경우 전체 구조 건수 중 동물(곤충)과 관련된 건이 46%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33.1%로 12.9%포인트 줄었다"며 "과태료 부과 등이 알려지면서 단순 문 개방 요구도 줄어드는 등 출동기준 변경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별로는 벌들이 기승을 부리는 7월~9월(합계 37%)이, 요일별로는 토요일과 일요일(합계 30%)에 소방 구조 출동이 많았다. 골든타임인 출동에서부터 현장 도착까지 5분 도착률은 3만7138회(21.6%)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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