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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는 되는데…"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올해도 금지

지난해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세종시 참샘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 허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세종시 참샘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 허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연합뉴스]

 다음 달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한모(35.서울 성동구)씨는 최근 학교에서 받은 방과후학교 신청 안내서를 보고 황당했다. 개설 과목에 중국어는 있는데 영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문의하니 “법 때문에 영어는 3학년부터 선택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씨는 “가장 필요한 언어인 영어를 접할 기회를 막으면서 다른 언어는 허용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학원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초등 1~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 금지 조치가 올해 1학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월 임시국회 개회가 불투명해지면서 ‘선행학습 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행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수업을 할 수 없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는 3학년부터 배우기 때문에 1~2학년 영어 수업은 불법이다. 그러나 중국어나 일본어 등은 초등 교육과정에 없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 아니다. 이 법은 2014년 통과했지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금지하는 규정은 2018년 2월 28일 이후 시행하기로 해 지난해 1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됐다.
초등 1~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 수업 금지 조치 시행을 앞둔 지난 2017년 12월, 방과후학교 교육 종사자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행학습금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스1]

초등 1~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 수업 금지 조치 시행을 앞둔 지난 2017년 12월, 방과후학교 교육 종사자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행학습금지법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스1]

 
 그러나 과도한 선행학습을 막겠다는 법 취지와 달리 사교육 부담만 커졌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 직후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회에서도 견해차가 크지 않은 사안이라 빠르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치원 3법’ 등으로 여야 갈등이 빚어지면서 논의 대상에서 밀리더니 결국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에 실패했다.
 
 교육부는 임시국회가 열려 2월 중순까지 개정안이 통과되면 3월부터 방과후 영어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김태우 폭로’와 손혜원 의원 투기 논란, 김경수 경남지사 실형 선고 등으로 정국이 얼어붙어 임시국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학교는 올해 1학기 방과후학교 신청을 마치고 반편성까지 진행한 상황이라 향후 개정안이 통과돼도 당장 영어 수업 개설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영어 수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던 학부모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조모(38.서울 중구)씨는 “유치원부터 해온 영어를 1~2학년에만 끊을 수 없지 않느냐”며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는 방과후학교가 없어 사교육비가 더 들었다”고 말했다. 학원들은 이를 광고에 활용하기도 한다. 한 어학원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 “방과후 영어 재개 불투명, 등록 문의 빗발쳐”라는 문구를 내걸었으며, 한 학습지 업체도 “갈팡질팡 방과후영어”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자사 학습 프로그램을 광고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방과후 영어 허용은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인데 정치적 갈등 때문에 통과되지 못해 유감"이라며 "조속히 처리해 학부모 불편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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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